‘관용’의 시선 어디까지···스티커 배부 놓고 찬반 의견 대립

도쿄 세타가야구에서 배부하기 시작해 전국 지자체에 확산 중인 “울어도 괜찮아” 스티커 (이미지: ‘We러브아카짱프로젝트’ 트위터)

(도쿄=프레스맨) 최지희기자 = 공공 장소에서 울려 퍼지는 아기 울음소리에 사회는 얼마나 ‘관용’의 시선을 보낼 수 있을까. 일본의 한 지자체에서 시작한 “울어도 괜찮아” 스티커 배부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화제다.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심리적 부담을 줄여 ‘아이 키우기’ 쉬운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사업의 취지다. 

도쿄(東京) 세타가야(世田谷)구에서는 6월부터 “울어도 괜찮아”라는 문구와 함께 아기 그림이 일러스트로 그려진 스티커를 구청과 구민회관에서 배부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등 늘 휴대하는 소지품에 스티커를 붙여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우는 아이의 보호자에게 심리적 안정을 줄 수 있다는 게 구의 설명이다. 

세타가야구에 따르면 이같은 사업은 도쿄 23구 가운데 처음 이뤄지는 시도다. 이후 일본 전국에서 현재 14개 현이 도입하고 있을 만큼 빠른 속도로 확산 중이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만큼 스티커 배부 사업에 참가하는 지자체들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도쿄 이외 지역에서 가장 먼저 같은 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미에(三重)현에서는 사투리를 사용해 “울어도 괜찮아” 스티커를 만들어 뜨거운 반응을 얻기도 했다. 미에현 어린이・복지부 담당자는 도쿄신문에 “스티커는 벌써 동이 나고 없다. 지금은 재고도 바닥난 상태”라고 상황을 전했다. 

스마트폰 뒷면에 부착된 “울어도 괜찮아” 스티커 (이미지: ‘파파마마페스타’ 트위터)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트위터에서는 “멋진 정책이다”, “취지에는 찬성” 등과 같이 어린 자녀를 키우는 세대를 중심으로 환영하는 의견이 우선 눈에 띄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우는 건 좋지만 부모가 방치하지 말고 잘 달래는게 중요하다”, “아이가 우는 데는 이유가 있어서 일 텐데, ‘울어도 된다’는 문구는 좀 안 맞는 것 같다”, “어디까지 관용해달라는 얘기인지” 등과 같이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는 사람들도 다수 발견할 수 있다. 

세타가야구의 담당자 역시 “‘우리가 아이를 키울 땐 이런 게 없어도 됐다.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라는 의견을 전화로 전해오는 시니어 세대도 있었다”고 밝혔다. 

공공장소에서의 아기 울음 소리를 둘러싼 ‘관용’ 문제에 대해, 호세이(法政)대학 사회학부 츠다 쇼타로(津田正太郎) 교수는 도쿄신문에 “저출산으로 인해 아이들의 존재가 눈에 띄게 되면서 트러블이 생기기 쉬워진 면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직접 당사자로서 목소리를 내기 힘든 문제라는 점에서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정책을 취하는 것에 대해 평가하는 의견이 많은 가운데, 사회적 ‘관용’의 선을 어디까지 인정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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