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의지 강조, 한국에 대한 강경 자세 당분간 지속될 듯

참의원 선거 투개표 다음날인 22일,아베 신조 총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이미지: 유튜브 동영상 캡쳐)
참의원 선거 투개표 다음날인 22일,아베 신조 총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이미지: 유튜브 동영상 캡쳐)

(도쿄=프레스맨) 최지희기자 = “(개정 헌법 시행을) 2020년에 한다는 목표는 지금도 변함없다. 다만 스케쥴이 정해진 것은 아니고 우선 헌법심사회에서 각 당, 각 회파가 제대로 논의했으면 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변함 없는 개헌 의지는 21일 투개표가 이뤄진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공명 연립 여당과 일본유신회 등 개헌에 적극적인 야당을 합친 이른바 ‘개헌 세력’이 의석의 3분의 2를 유지하는 데 실패한 다음 날에도 어김없이 강조됐다.

아베 총리는 22일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20년 헌법 개정’에 제동이 걸림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개헌 추진 의욕을 표시하면서 “이번 선거에선 개헌도 큰 쟁점으로 논의 돼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심판”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중·참의원에서 논의가 깊어지는 가운데 여야를 넘어 3분의 2 동의를 얻을 수 있도록 개정안을 다듬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연설 때마다 헌법 개정 주장을 본격적으로 펼쳐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발언을 두고 2020년까지 “신헌법 시행이라는 깃발은 내리지 않았지만, 고집 하지도 않는다는 자세를 선명히 했다”고 평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21일 저녁에는 니혼TV에 출연해 개헌 시비를 묻는 국민 투표에 대해 “기간을 정한 것은 아니지만 나의(총재로서의)임기 안에 실현시키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사실상 개헌 목표를 9개월 뒤로 미룬 발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베 총리는 개헌 세력이 3분의 2를 유지하게 되면 가을 임시 국회에서 개헌 세력 만으로 개헌 원안을 제출하는 등 개헌을 밀어 부칠 생각이었다. 기자회견에서는 국민민주당 뿐 아니라 “새롭게 등장한 정당”과 “(참의원 선거에서)뽑힌 무소속 의원”도 합쳐 “3분의 2 형성을 위해 노력을 거듭하겠다”고 표명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우선 당분간은 개헌 기한을 연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22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아베 총리 (이미지: 유튜브 캡쳐)
22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아베 총리 (이미지: 유튜브 캡쳐)

한편 강제징용 판결과 수출 규제 강화 조치 등을 둘러싼 한일 갈등에 대해 “최대 문제는 국가 간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며 “(한국이)우선 약속을 지켰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일청구권협정을 위반하는 행위를 한국이 일방적으로 하고, 국교정상화의 기초가 된 국제 조약을 지키지 않는다”면서 “위안부 합의를 비롯해 양국 간 국제약속을 한국이 일방적으로 깨고 있다”고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다.

수출 규제 강화 조치에 대해서도 “대항 조치가 아니다”라면서 “수출 관리 당국 간에도 3년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등 수출 관리의 토대가 되는 신뢰 관계를 잃어 온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에게 있어 이번 참의원 선거가 2012년 2차 집권 이후 개헌을 전면에 내세워 치른 첫 선거인 만큼 개헌에 대한 강한 의지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한국에 강경한 세력들로부터 협력을 얻기 위해서라도 한국에 대한 강경 자세 역시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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