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차 타피오카 붐··· 도심 중심매장 급속히 증가

도쿄 시부야 대로변에 있는 대만발 타피오카 음료 매장.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긴 줄이 늘어서 있다.(사진촬영=최지희 기자)
도쿄 시부야 대로변에 있는 대만발 타피오카 음료 매장.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긴 줄이 늘어서 있다.(사진촬영=최지희 기자)

(도쿄=프레스맨) 최지희기자 = 수 년 전부터 일본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타피오카 음료. 2018년 후반을 기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현재는 그 인기가 절정에 달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잔에 500엔(한화 약 5,440원)을 넘는 결코 싼 가격이 아니지만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뜨거운 지지를 받으며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편의점, 패밀리 레스토랑, 스시 전문점의 디저트 메뉴에서도 타피오카 음료를 쉽게 접할 수 있다.

각종 패션 브랜드가 즐비해 일본의 유행을 선도하는 시부야(渋谷) 오모테산도(表参道) 골목에 들어서면 두 집 건너 한 집 꼴로 만나는 가게가 타피오카 밀크티 매장이다. 친구들과 약속이 있는 날은 반드시 타피오카 음료를 마시러 온다는 여대생 A양은 “주말에는 한 시간 가까이 기다려서 마신 적도 있다. 가격은 좀 비싸지만 그만큼 맛있다”며 “오이시이(맛있다)”를 연발했다. 그는 “커피만 마시기에는 좀 허전하지 않나. 타피오카를 마시러 가자고 하면 모두가 찬성한다”고 덧붙였다.

타피오카 음료 매장은 최근 1∼2년 사이에 도심을 중심으로 매장이 급속히 증가해, 수도권에만 수백 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쿄(東京)를 비롯해 나고야(名古屋), 오사카(大阪), 후쿠오카(福岡) 등 전국에서 38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공차 재팬’의 구즈메 료스케(葛目良輔)사장은 “카페에 가는 것은 좋아하지만 커피는 즐기지 않는 여성층들까지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사히신문에 2020년 말까지 매장을 약 100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타피오카 매장에 줄을 선 사람들 가운데는 와이셔츠에 넥타이 차림의 남성들도 종종 눈에 띈다. 점심 식사 대용으로 가끔씩 타피오카 밀크티를 마신다는 회사원 B씨는 “우유에 탄수화물까지 동시에 섭취할 수 있으니 한 끼 식사로도 손색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트랜드 평론가 우시쿠보 메구미(牛窪恵)씨는 “씹는 맛이 있는 데다 허기를 달래주는 타피오카와, 건강에 좋은 차의 조합이 젊은 세대의 마음을 사로 잡고 있다”고 짚었다.

공차의 타피오카 밀크티 (이미지:공차 재팬 홈페이지)
공차의 타피오카 밀크티 (이미지:공차 재팬 홈페이지)

일본에서 타피오카 음료가 주목받게 된 것은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에도 타피오카 음료 붐이 있었다. 물론 이번에는 규모 자체가 다르다. 휘핑크림, 젤리 등 각종 토핑의 등장에다 사용하는 차의 종류도 다양하다. 인스타그램 등 인터넷 공간에 사진을 올렸을 때 충분히 시선을 끌 만큼 화려한 비쥬얼을 자랑하기도 한다.

한편 과거 두 차례의 타피오카 붐과 달리 ‘제 3차 타피오카 붐’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타피오카 밀크티의 본고장 대만의 인기가 배경에 있다는 점이다. 대만 관광국에 따르면 2018년 대만을 여행한 일본인은 197만명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여행업협회의 설문조사에서도 대만은 최근 하와이를 제치고 인기 해외 여행지 1위를 차지했다. 저가항공사들의 노선 확대로 싼 가격에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큰 이유로 작용했다.

한 잔에 500엔 이상하는 가격이 인기 비결의 하나라는 분석도 나온다. 500엔 전후의 비교적 비싼 음료가 많음에도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와 같이 ‘브랜드’로서 소비자에게 인식되기 위해서는 품질에 맞는 고단가의 가격 책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후지게이자이(富士経済)에 따르면 음료 시장의 연간 매출은 1조 4천억엔(한화 약 15조2,360억원)으로 매년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한 잔에 400엔(한화 약 4,350원) 이상의 비교적 단가가 높은 음료가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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