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상대적으로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해 더 강한 의지 보여…‘반대로 가고 있는 한국과 일본’

한국 동아시아연구원과 일본 ‘겐론(言論)NPO’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와 관련해, 11일 ‘한일미래대화’의 좌장인 오구라 카즈오(小倉和夫) 전 주한대사와 일본의 언론인들이 대담을 나누고 있다 (이미지: 겐론NPO 홈페이지)
한국 동아시아연구원과 일본 ‘겐론(言論)NPO’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와 관련해, 11일 ‘한일미래대화’의 좌장인 오구라 카즈오(小倉和夫) 전 주한대사와 일본의 언론인들이 대담을 나누고 있다 (이미지: 겐론NPO 홈페이지)

(도쿄=프레스맨) 최지희기자 = 일본인이 한국에 대해 가지는 ‘좋은 인상’이 2013년 여론 조사 이래 최저로 나타난 반면, 한국인이 일본에 대해 갖는 ‘좋은 인상’은 역대 최고로 나타났다.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안 좋은 인상’은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한국의 민간 싱크탱크 동아시아연구원(EAI)과 일본의 비영리조직 ‘겐론(言論)NPO’가 한일 양국 국민을 대상으로 올해 5월부터 6월에 걸쳐 실시한 공동여론조사를 통한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 일본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고 답한 한국인은 31.7%로 작년 28.3%보다 3.4% 포인트 증가했다. ‘안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는 의견은 49.9%로 작년 50.6% 보다 내려가면서 여론 조사 실시 후 처음으로 50% 이하의 수치를 보였다. 반면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고 답한 일본인은 20.0%로 작년 22.9%보다 감소했으며, ‘안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는 의견은 49.9%로 작년 46.3%보다 많아졌다.

한국인이 일본에 대해 갖는 인상이 개선된 데는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고 있는 방일여행객수와 젊은층의 인식 변화를 꼽을 수 있다. 특히 20대 미만 한국인 층에서는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나쁜 인상’을 넘어서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일본인의 경우에도 한국인 만큼 현저한 차이는 보이지 않았지만 40대 이하에서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비교적 높았다. 

이러한 추세는 지난 2013년 첫 조사 이후 줄곧 이어지고 있다.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2013년 12.2%에서 올해 31.7%까지 19.5% 포인트나 상승했다. 반면 일본인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는 2013년 31.1%에서 출발해 올해는 20.0%로 11.1% 포인트 감소했다. 

여론조사가 처음으로 실시된 2013년 이후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상승 추세인 반면, 일본인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는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자료 : 겐론NPO 홈페이지)
여론조사가 처음으로 실시된 2013년 이후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상승 추세인 반면, 일본인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는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자료 : 겐론NPO 홈페이지)

현재의 한일 관계에 대해서 ‘나쁘다’고 느끼는 국민은 한일 양국 모두 작년보다 크게 늘었다. 특히 일본인들은 작년보다 23% 포인트 더 한일 관계가 나빠졌다고 답했다. 

앞으로의 한일 관계에 대해서도 ‘나빠질 것’이라고 보는 비율은 일본에서는 33.8%(작년 13.5%), 한국에서도 18.7%(작년 13.5%)로 양국 모두 작년보다 부정적인 전망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일본의 경우 작년 보다 두 배 이상 부정적인 의견이 늘면서 한국을 바라보는 일본 사회의 비관적 시선이 여실히 드러났다. 

일본인 가운데서 한국대통령에게 ‘나쁜 인상’을 갖고 있는 비율은 작년 보다 배 이상 증가한 50.8%를 나타냈다. 한국인들도 일본의 아베 총리에 대해 ‘나쁜 인상’을 갖는 비율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80%에 가까운 수치를 보였다. 문재인 정권의 일본에 대한 대응에 대해서는 일본인의 60% 가까이가 ‘평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국인 가운데서도 대일 정책을 평가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30%를 넘어서, 평가한다는 답변을 크게 웃돌았다. 

악화되고 있는 한일관계에 대해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한다’는 답변이 일본인은 40.2%, 한국인은 70.8%로 한일 모두 관개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일본인 중에는 한일 관계에 부정적인 견해도 상당수 존재했다. 한일관계가 ‘중요하다’고 답한 한국인이 80%를 넘어선 반면, 일본인은 50% 정도로 조사 시작 후 최저 수준을 보인 것에서도 양국의 인식 차이가 드러났다. 

한일 양국 국민들은 특히 역사문제에 관련한 구체적인 현안에서 명확한 입장차를 보였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한국인의 77.5%가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일본인의 58.7%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해 동아시아연구원은 “한국이 상대적으로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해 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반대로 가고 있는 한국과 일본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짚었다. 

이번 조사는 한국에서는 5월 15일에서 27일에 걸쳐 1천 8명을 대상으로, 일본에서는 5월 18일에서 6월 2일에 걸쳐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한국에서는 대면 면접 조사로, 일본에서는 방문 유치회수 방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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