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과 패션 고려한 아이템 속속 출시
차별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패션 붐
(도쿄=프레스맨) 최지희기자 = ‘장애인’. 몸이나 마음에 장애나 결함이 있어 일상 생활이나 사회 생활에 제약을 받는 사람. 장애인의 사전적 의미다. 최근 한 유명인의 작품에서 장애인을 비하한 표현이 등장해 물의를 일으킨 가운데, 노골적 차별은 아니더라도 이들의 활동에 있어 선택의 폭이 좁은 현실에 대해 대부분 둔감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일본에서 기존의 편견을 깨고 장애인이 즐길 수 있는 패션이 유행하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옷들은 대부분 입고 벗기 편한 기능성에 중점을 맞추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에 대항해 유명 편집숍들이 디자인에도 공을 들인 옷을 출시해 시선을 끌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편집숍 ‘유나이티드 애로우즈(UNITEDARROWS)’는 2018년 4월, 휠체어에 앉았을 때 예쁘게 보이는 스커트와 코트의 아랫부분이 탈부착 가능한 옷을 출시했다. 올해 2월부터는 색상을 추가해 바지와 어린이용 턱받이치마를 포함한 4가지 아이템을 온라인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니혼TV와 덴츠(電通) 등이 참여하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그룹 ‘소셜 위노베이터즈(Social WEnnovators)’가 개발을 의뢰했다. 그룹의 사와다 도모히로(沢田智洋) 씨는 “장애인 친구와 이야기를 하던 중에 즐기며 입을 만한 옷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기존의 옷들은 바람에 의해 뒤집히거나 말려 올라갈 경우 이를 바로 잡는 것이 어려운 점 등 기능적인 면에서도 문제가 있었다.
상품화된 스커트는 척수신경 손상으로 가슴 아래로 마비가 와 휠체어 생활을 하고 있는 한 여성의 희망으로 제작됐다. 옷의 앞부분에 허리부터 밑단까지 5개의 지퍼가 달린 태그가 있어 지퍼의 위치로 앞뒤 구분이 가능하고, 휠체어에 앉은 후 지퍼를 열어 태그를 펼치면 플레어 스커트로도 즐길 수 있다.
지퍼의 무게 덕분에 밑단이 말려 올라갈 일도 없다. 여기에다 앉아 있을 때에 가장 보기 좋은 길이가 되도록 뒷면보다 앞면의 길이를 길게 했다. 이같은 세심하고 개성 있는 디자인은 장애를 갖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유나이티드 애로우즈’ 구리노 히로후미(栗野宏文) 고문은 “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구분 없이 누구나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드는데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브랜드 ‘하하(ha ha)’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입을 수 있는 옷을 전문으로 만들고 있다. 3월에 열린 도쿄 컬렉션에서도 선보인 검은 라이더 자켓의 경우 뒷부분에 면 재질의 접착 테이프가 달려있어 손쉽게 옷을 펼칠 수 있는데, 어깨의 운동 범위가 좁은 장애인들도 팔을 넣거나 빼기 편하도록 배려해 제작한 것이다. 어깨 부분의 폭은 보통 옷보다 1.5배 정도 크게 디자인했다. 이같은 디자인은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트렌드이기도 해서 누구나 위화감 없이 즐길 수 있기도 하다.
문화학원의 연구기관 ‘문화복장형태 기능연구소’는 2014년, 장애인 21명을 대상으로 의복에 대한 앙케이트를 실시했다. 옷을 입고 벗을 때를 생각해서 “조금 큰 옷을 고른다”거나 “헐렁한 옷을 택하는 편”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간병인 및 간호사들이 옷을 벗기거나 입히기 쉽게 하기 위함이다. 연구소의 다카미자와 후미 (高見沢ふみ) 부소장은 “장애인은 옷을 고르는데 있어 제약이 많은데, 이들도 패션을 즐길 수 있도록 연구를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