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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입양과 아동 유기 문제…'입양특례법' 때문?
2014.05.12 | 최종 업데이트 0000.00.00 00:00 | 이혜주 기자

입양특례법이 당초 '아동 복리를 중심으로 입양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취지와는 달리 국내ㆍ외 입양을 가로막는 골칫덩이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입양특례법은 2012년 8월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양질의 취지와는 달리 한마디로 현실을 고려하지 못한 ‘빛 좋은 개살구’식 법안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현실을 무시한 입양특례법의 재ㆍ개정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 국내외 입양아동 추이 - 지난 10년 간 국ㆍ내외 입양 건수 ©보건복지부(입양관련 통계)
지난 11일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ㆍ외 입양된 아이는 922명. 국내입양은 686명, 국외입양은 236명이다.

이는 2012년 전체 입양 규모(1,880명)와 국내입양 규모(1,125명) 등과 비교하면 반 이상 줄어든 수준이다.

복지부는 이처럼 입양 규모가 줄어든 데는 요보호아동(입양이 의뢰된 아이)과 입양을 희망하는 양부모 숫자가 모두 감소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5년 간 요보호아동 수는 꾸준히 줄었다. 복지부 통계에 의하면 2009년 9,028명이었던 요보호아동은 지난해 6,010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유기로 발생한 요보호아동 숫자는 2010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해, 입양특례법이 제정된 2012년 이후 가장 큰 폭(50여 명)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입양특례법을 꼽았다. 2012년 당시 개정된 법안에는 입양을 의뢰하기 위해선 아이의 출생신고를 의무적으로 하도록 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우리나라 국내ㆍ외 입양에서 미혼모 자녀가 차지하는 비중(국내 입양 아동의 93.4%, 국외 입양 아동의 96.6%)은 절대적이다.

하지만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OECD 국가 중 복지부문이 최하위인 우리나라에서 그들이 자신의 호적에 아이를 올리는 것은 선뜻 내키는 일이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혼모들은 이후 생활에 문제가 생길까 부담을 느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아동 유기나 불법 입양으로 눈을 돌리는 것.

실제로 베이비박스에서 발견된 많은 편지(41%)에는 “입양특례법 때문에…”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요보호아동 수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입양을 원하는 양부모 숫자도 점점 줄어든다는 데 있다.

이 역시 입양특례법에 ‘양부모가 가정법원에서 허가를 받아야만 입양을 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가정법원 허가제 이후 예비 양부모는 입양 서류를 법원에 접수하고 관련 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등 입양을 위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국내 입양에만 6개월 가량이 소요된다.

입양특례법은 입양된 아동이 향후 자신의 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하고, 양부모 자격을 사전에 엄격하게 관리함으로써 불미스런 일을 예방할 제도를 만들었다.

이런 내용과 취지에 대한 의의가 크지만 까다로운 입양 절차가 오히려 예비 양부모의 심적 부담만 늘려 인터넷 매매와 같은 불법 거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사회복지회 입양 전문가는 “입양기관을 통한 입양 신청 숫자가 입양특례법 개정 후 30~40% 줄었다”며 “그만큼 입양기관을 통한 입양 진행이 아닌 음성적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아동의 권익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이상적인 법 취지가 오히려 합법적인 입양을 저해하는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는 것.

이에 입양기관 관계자들은 “입양 요건이 엄격해진 것은 긍정적이지만 도입 시기가 이른 감이 있다”며 “가정법원 허가제 같은 경우 요보호아동이 드물고, 입양을 원하는 양부모가 많은 곳에나 적합한 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아직 입양 가족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아 갑자기 입양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로워질 경우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혜주 기자  mtm@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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