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신문위원회 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
“당신의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가고 싶은 곳은 어디입니까?”
“당신의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가고 싶은 곳은 어디입니까?”
인생의 마지막 여행소원 들어주는 ‘소원 자동차(願いの車)’
  • 도쿄=윤이나 기자
  • 승인 2019.04.01 15: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미지 출처=願いの車 홈페이지)

(도쿄=프레스맨) 윤이나기자 = 췌장암 말기 환자인 M씨(67세, 여성). 20대에 결혼도 했었지만, 불임(不妊)으로 불거진 부부관계 악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혼 2년만에 이혼 후 쭉 혼자 살아왔다. 혼자서 여행가는 것이 인생의 낙이었던 M씨는 60대 아직 젊은 나이에 췌장암 선고를 받았고, 이후 급격하게 건강이 악화됐다. 산소호흡기를 달고 살아야 하는 처지로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은 꿈도 못꾼다. M씨가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요양센터 직원뿐이고, 먹을 수 있는 식사도 인스턴트 죽이 전부다. 그저 집 안의 좁은 공간을 휠체어로 돌아다니며 마지막 날을 기다릴 뿐이다.

이런 M씨에게 ‘소원 자동차(願いの車, 네가이노 쿠루마)’가 찾아왔다. ‘소원 자동차’는 삶의 질(QOL : Quality Of Life)의 향상에 공헌하는 것을 목적으로 생겨난 일본의 첫 “종활(終活)지원 서비스”로, 터미널 케어(※)를 받고 있는 환자를 의료용 차량에 태워 원하는 장소에 데려다 주는 자원봉사활동이다. ‘종활(終活)’이란 문자 그대로, 죽음을 앞두고 삶을 마감하기 위한 여러가지 준비 활동을 총괄하여 가리키는 말로, 특히 75세 이상 후기고령자 인구가 급증하면서 등장한 신조어다. 

(※터미널 케어(terminal care): 말기암, 난치병 등으로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에게 실시하는 의료적 케어로, 병환으로 인한 고통을 최대한 줄이면서 환자에게 정신적으로 지탱이 되어주고, 인간다운 삶을 지내도록 도와주는 삶의 질(QOL) 유지에 초점을 둔 의료나 간호법)

소원 자동차는 현재 차로 당일에 다녀올 수 있는 간토(関東)지역(도쿄도 및 도쿄 근방 6개현)에 한정해 운영중이다. 물론 사전에 주치의와 가족의 동의를 얻어 진행하게 된다.

소원 자동차 담당자가 사전에 환자의 집에 방문해 어디에 가고 싶은지, 무엇을 먹고 싶은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꼼꼼하게 청취한 후, 필요한 경우 만일에 대비해 사전답사까지도 진행해서 여행계획을 짠다. 앞서 소개한 M씨의 마지막 소원은 매화나무로 유명한 이바라키현(茨城県)의 가이라쿠엔(偕楽園)공원에 가는 것. 해마다 혼자서 찾아가 매화 내음을 맡으며 봄이 오는 것을 느끼곤 했다고 한다.

희망했던 여행 당일, 산소가스통, 호흡기, AED(자동심장충격기), 링겔 등이 구비된 민간 의료차량에 M씨를 태우고,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간호사와 자원봉사자 등도 함께 여행을 떠난다. 수 년만의 외출에 기분이 좋은 M씨는 좋아했던 소바에 튀김, 샐러드까지 건강한 성인 한 명이 먹어도 배부를 정도 양의 식사도 거뜬히 소화했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내내 예전에 갔던 스페인 여행담을 쉴 새 없이 늘어놓기도 했다.

이윽고 희망했던 가이라쿠엔에 도착. 만발한 매화를 마주한 M씨는 연신 탄성을 자아내며 매화 꽃 내음을 즐겼다. 그리고 다가오는 인생의 마지막에 대한 각오도 다졌다. 소원 자동차를 타고 마지막 여행을 즐긴 M씨는, 여전히 병세는 깊지만 조금이나마 생활의 활기를 되찾았다. 늘 인스턴트 흰 죽만 먹었지만 식욕을 되찾아 간단한 요리를 만들어 먹기도 했다.

M씨 이외에도 소원자동차를 찾는 사람들은 연령도 사연도 다양하다. ‘아들이 단장을 맡고있는 연주회를 보러 가고 싶다(84세, 女)’, ‘모교이면서 교사로서도 재직중이었던 고등학교 농구부의 농구시합을 보고싶다(26세, 남)’, ‘돌고래와 수영하고 싶다(23세, 女)’ 등 가슴이 먹먹해지는 사연들이 소원 자동차 홈페이지에 소개되어 있다.

소원 자동차 홈페이지에 소개된 “모교이면서 교사로서도 재직중이었던 고등학교 농구부의 농구시합을 보고싶다”는 20대 남성의 마지막 소원 (출처: 願いの車 홈페이지)

소원자동차는 사고나 재해등으로 파손된 차량의 매입 및 판매, 수출 사업을 전개하는 ‘주식회사 타우’가 전개하고 있는 사회공헌활동의 하나다. 미야모토(宮本) 타우 사장은 작년 1월, 소원자동차 서비스를 발표하면서 "1996년 창업 때부터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꼭 그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싶었다"는 뜻을 밝혔다. 사내공모를 통해 소원자동차 프로젝트 멤버를 발탁하는 그는 "사회공헌활동을 통한 사원의 인간적 성장 또한 가능하다"고도 피력했다.   

소원자동차가 운행된 지 이제 막 1년이 지났다. 타우는 소원자동차를 앞으로도 오랫동안 지속하기 위해, 같은 뜻을 가지고 활동하는 각종 자원봉사 단체들과도 연계하기 시작했다. 앞으로도 소원 자동차의 존재를 널리 알리고 기업과 개인, 단체와의 협력을 강화해 보다 많은 사람들의 인생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힘차게 달리길 바란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