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기업의 오프라인 점포 활용 사례↑···온·오프 융합 진화

도쿄 메트로 오모테산도 역 구내의 의류 수선 전문 매장 ‘Echika 오모테산도점’. 온라인에서 주문한 의류의 배송지를 이곳으로 설정해 출퇴근길에 직접 입어본 후 구매를 결정하면 된다. (이미지: ‘Fitting스테이션’ 서비스 사이트)

(도쿄=프레스맨) 최지희기자 = 산요(三陽)상회 등 일본의 대표 의류 대기업이 거대 물류 회사 야마토 홀딩스와 손잡고 온라인 상에서 판매중인 상품을 역 건물 안에서 입어볼 수 있게 하는 서비스에 나섰다. 백화점에서의 판매 부진에 고심하는 의류 회사들로서는 온라인 판로 확장이 급선무인 상황이지만 사이즈 문제 등으로 선뜻 구매에 나서지 못하는 소비자가 많아 시착 (試着)문제가 과제로 지적되어 왔다. 

산요상회 및 월드 등 의류 회사 4곳은 3월 하순부터 야마토 홀딩스 산하의 야마토시스템개발이 수도권에서 시작하는 서비스에 참여를 결정했다. 다이마루(大丸) 도쿄점과 도쿄 오모테산도(表参道)역 구내에 있는 의류 수선 매장(피팅 스테이션) 18곳을 온라인 판매 배송지로 지정했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마음에 드는 옷을 주문해 역에 있는 의류 수선 매장에서 입어본 다음 구입을 결정하면 된다. 상품을 살 마음이 없으면 반품은 물론 수선 매장에서 사이즈를 수선할 수도 있다. 상품 배송에 드는 비용은 의류 회사 별로 다르지만 집으로 배송 받을 때와 비슷한 수준의 요금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온라인 샵에서 상품을 구입한 후 희망하는 피팅 스테이션에 배송을 요청한다. 피팅 스테이션에서 시착 및 사이즈를 수선해 집으로 가져가면 된다. (이미지: ‘Fitting스테이션’ 서비스 사이트)

백화점 납품에 주력하던 의류 대기업들 입장에서는 온라인 판로를 넓히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산요 상회는 2018년 12월기 결산에서 3기 연속 최종 적자를 냈다. 해당 시기의 온라인 판매 매출액은 53억 엔(543억8,171만원)으로 이전 시기에 비해 6% 증가했지만 전체 매상의 9% 정도에 그치는 수준이다. 일본에서 온라인 의류 판매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이유는 직접 입어보고 사이즈를 확인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니즈가 높은 것이 꼽혀왔다.

이미 인터넷을 통한 의류 판매의 선두주자인 ZOZO가 집에서 자신의 사이즈를 재어볼 수 있는 ‘조조 슈트’를 배포해 반향을 일으키는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시착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캐쥬얼 의류 브랜드 가운데서는 퍼스트리테일링 산하 유니클로가 일부 점포에서 임시로 신체 사이즈를 측정하는 실험을 시작했다. 

도쿄도 이외에도 가나가와(神奈川)현, 치바(千葉)현에도 각각 두 곳의 피팅 스테이션을 마련해놓고 있다. 사진은 가나가와현 요코하마(横浜)의 피팅 스테이션의 모습 (이미지: ‘Fitting스테이션’ 서비스 사이트)

의류 대기업의 경우 슈트 등 단가가 높은 상품이 많아 직접 입어본 후 사이즈 및 착용감을 확인하고자 하는 니즈가 높다. 반면 오프라인 점포에서는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와 원하는 색상의 제품이 일찍 품절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고안해낸 것이 바로 ‘인터넷으로 주문 후 역에서 시착’하는 서비스다. 소비자가 인터넷 상에서 원하는 옷을 지정한 후 통근 혹은 쇼핑을 위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역 등에서 입어 볼 수 있게 해 구입을 유도하는 것이다. 

역 건물에서 시착하는 움직임이 확산되면 야마토 등 택배 회사들로서도 이점이 커진다. 의류 제품의 경우 사이즈가 다르거나 생각했던 이미지와 달라 반품을 요하는 경우가 많아 배송 현장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배달지를 역 건물로 집약시켜 반품분을 한번에 배송할 수 있게 되면 배송 회사들의 부담도 덜 수 있게 된다. 

도쿄도 내 지유가오카(自由が丘)의 피팅스테이션 모습 (이미지: ‘Fitting스테이션’ 서비스 사이트)

야마토 홀딩스는 역과 의류 회사 사이의 배송은 야마토 운송 이외의 물류 회사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시착실 이용을 다른 의류 회사들에게도 타진하고 있다. 의류 기업들로부터 사용료로 2020년에 3억 엔(30억7,821만원)의 매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 온라인 기업 아마존닷컴도 2017년 매수한 고급 수퍼 ‘올푸드마켓’을 신선식품의 택배 거점으로 활용하는 등 온라인 기업이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하는 전략은 진화 중에 있다. 

한편 이와는 반대로 오프라인 점포를 주력 판로로 삼고 있는 기업들 중에서도 인터넷 판매를 통해 소비자를 불러들이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융합이 진전되면서 업계를 뛰어넘는 경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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