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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게 늙는 법’을 외워서 시험까지 치르는 곳, 도쿄 다마시
‘행복하게 늙는 법’을 외워서 시험까지 치르는 곳, 도쿄 다마시
70년대 개발된 다마뉴타운, 심각한 고령화 문제 해결위해 거주민 응원책 발매 
  • 도쿄=최지희 기자
  • 승인 2019.03.1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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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도 다마시가 자체 제작해 판매하고 있는 ‘당신의 “사는 법, 늙는 법” 응원책’. 다마시 서점에서 500엔에 유료 판매되고 있다. (이미지: 도쿄도 다마시 홈페이지)

(도쿄=프레스맨) 최지희기자 = 행복하게 늙을 수 있는 법을 공부하고 외워서 검정 시험을 치르는 사람들이 있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인생 건강 검정 시험’을 실시하는 곳은 심각한 고령화 문제를 안고 있는 일본 도쿄 다마(多摩)시다. 

다마시는 ‘당신의 “사는 법, 늙는 법” 응원책’이라는 이름으로 2017년 연말부터 책을 제작해 판매해오고 있다. 응원책은 누구에게나 인생 후반에 찾아오는 노년기를 긍정적이고 즐겁게 지내기 위한 방법을 학습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책이다. 건강과 체력관리의 중요성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시가 자체적으로 만든 ‘인생 건강 검정 시험’의 참고서이기도 하다.  

다마시는 70년대에 개발된 대표 신도시 ‘다마뉴타운’이 들어선 곳이지만 현재는 일본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역 중 하나이기도 하다. 다마뉴타운은 심각한 주택난 해소를 위해 1960년대 초반 일본 당국이 야심차게 건설을 계획해 1971년 첫 입주가 시작됐다. 광활한 다마 구릉에 개발된 대단지 아파트는 당시 자녀를 둔 가정의 이상적인 보금자리 그 자체로 여겨졌다.

다마시 다마뉴타운의 가이도리(貝取)지구 전경 (사진=최지희기자)
70년대 일본의 주택난 해결을 위해 도쿄 도심 외곽의 다마 구릉 일대에 건설된 신도시 다마뉴타운은 현재 고령화율이 28%까지 진행된 일본의 대표적 고령화 지역이다. (사진=최지희기자)  

하지만 한창 일에 매진했던 부모 세대가 퇴직을 맞이하고 자녀들이 성장해 독립하면서 인구가 급속도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게다가 일본 사회 전체의 초고령화 및 저출산 문제가 맞물리면서 주민 평균 연령이 60세를 훌쩍 넘어서 신도시 고령화 문제의 상징이 되고 말았다.  

반면 다마시에 따르면 일상에 지장 없이 생활할 수 있는 건강 연령을 조사한 결과 남성은 83.84세(도쿄도 평균 82.62세) 여성은 86.53세(도쿄도 평균 85.69세)로 비교적 건강한 고령자 많은 곳이기도 하다. 구릉지대에 위치해 몸에 근육이 붙기 쉬워 낙상 사고 등의 발생이 타 지역에 비해 적은 사실 등이 이유로 꼽히고 있다. 

시는 이러한 특징을 살려 노년층이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2017년 3월 ‘건행(건강하고 행복한) 도시’를 선언했다. 응원책은 이러한 사업의 일환으로 기본적인 건강 지식부터 ‘인생을 끝까지 만끽할 수 있는 비법’ 등을 담은 71페이지 분량의 책을 2017년 12월 1천부 가량 발매했다.

응원책은 2018년 2월 말에 처음 실시된 ‘인생 건강 검정 시험’의 참고서로 지정되면서 검정 시험 전 2천부를 증쇄하기도 했다. 다마시의 서점에서 한 권에 500엔(약 5,090원)으로 유료 판매됐지만 증쇄분마저 모두 동이 날 만큼 인기를 끌었다. 

다마시가 독자적으로 시행중인 ‘인생 건강 검정 시험’에 응시중인 주민들 (이미지: 도쿄도 다마시 홈페이지)

일본의 전후 경제 발전의 주역 세대들이 다수 옮겨와 터전을 이뤘던 다마뉴타운에는 지식 습득에 대한 의욕이 왕성한 주민들이 많다. 다마시의 담당자는 “주민들의 이러한 학습 의욕을 자극할 수 있는 검정 시험과 참고서를 판매하면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밝고 즐겁게 늙어가는 법을 모두가 배울 수 있으면 하는 바람에서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응원책을 기반으로 출제되는 ‘인생 건강 검정 시험’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2월 23일에 두 번째로 실시됐다. 시의 주민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응시할 수 있으며 시험을 치른 후에는 문제 해설 및 강연 등의 시간도 제공됐다. 

1989년 5%대에 불과했던 고령화율이 지난해 28%까지 진행된 다마뉴타운은 현재 약 22만 4천명이 거주하고 있다.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책적 기반 못지않게 정서적 뒷받침 역시 중요하다. 한국의 분당, 일산 등 신도시의 모델이었던 다마뉴타운의 이같은 재생 노력은 앞으로도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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