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프레스맨) 윤이나기자 = 일본의 한 벤처기업이 올해 4월부터 월 4만엔만 내면 원하는 만큼 집을 바꿔가며 살 수 있는 신개념 거주 서비스의 출시를 예고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로 빈집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일본. 특히나 도시로의 인구유출 문제까지 떠안고 있는 지방에서, 빈집 활용 대책으로 동 서비스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각 지자체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거점(多拠点) Co-Living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는 벤처기업 “ADDress(アドレス)”는 월 4만엔의 정액제에 가입하면 집을 바꿔가며 살 수 있는 서비스를 올해 4월부터 전개한다고 발표했다. ADDress의 플랫폼 상에서 건물주와 사용자(입주자)를 매칭해 줌으로써 도시와 지방 간의 “인구 쉐어링(Sharing)”을 통해 지방 활성화를 꾀하고 빈 집 문제 해결에 공헌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일본의 벤처기업ADDress가 발표한 빈집 활용 새로운 주거 서비스. 회원들은 월 4만엔(연회원 기준)을 내고, ADDress와 계약된 집이라면 몇 번이고 바꿔가며 살 수 있다.  (이미지= TV Tokyo 뉴스화면 캡쳐)

ADDress의 사벳토 타카시(佐別当隆志) 사장은 신(新) 서비스에 대한 사업전략 발표회에서 “월 4만엔만 있으면 주거, 수도광열 등 유틸리티, Wi-Fi, 가구 등이 전부 갖춰진 집 어디에서든 살 수 있다”며 “누구나 세컨드 하우스를 가질 수 있다”고 역설했다. 

서비스 이용료는 가구, 가전, Wi-Fi, 수도광열비, 비품, 공동 스페이스의 청소비용 등을 모두 포함에서 연회비 48만 엔으로, 한 달에 4만엔(약 40만원) 꼴이다. 1개월 단위로 이용시에는 월 5만엔, 법인회원은 월 8만엔으로 조금 더 비싸지만 해당 기업의 사원이라면 하나의 어카운트로 집을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사벳토 사장은 “이용자의 90%이상이 연회원으로, 5년이나 10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시험삼아 이용하는 사람들은 월회원 제도를 활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단, 한 집에서 연속으로 지내는 최대일수는 일주일이라는 제한이 있기 때문에, IT업계, 예술계 종사자 등 이동이 자유롭고 창의성을 필요로 하는 직업을 가진 이용자가 환경을 바꿔가며 생활한다거나, 실질적인 주거 보다는 별장, 세컨드하우스 개념의 서비스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 고객의 경우에는, 일하는 방식 개혁(働き方改革) 트렌드에 발맞춰 여행지나 휴가지에서의 업무 또한 정상 근무한 것으로 인정하는 워케이션(Work + vacation) 등을 위한 장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ADDress는 기본적으로 빈집을 건물주로부터 매입 후, 리노베이션 등을 통해 서브리스 형태로 자산을 운용하게 된다. 또한 각 지역의 문화적 특색이 돋보이는 전통 주택 등의 물건을 우선적으로 리노베이션 한 후,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밝혀 지역 활성화에 공헌하고자 하는 뜻을 내비쳤다. 향후에는 주택 뿐만 아니라, 호텔, 여관, 민박, 게스트하우스 등과도 제휴해 회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주거형태를 다양화하고, 여행자들의 지역문화체험, 교류회 등의 체험형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해당 서비스는 올해 4월부터 일본 11개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다. 향후 삿포로시(札幌市), 닛코시(日光市) 등 관광자원이 풍부한 지자체에서도 서비스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미지= TV Tokyo 뉴스화면 캡쳐)

ADDress사는 4월 부터 도쿄도(東京都) 시부야구(渋谷区)와 시나가와구(品川区), 치바현(千葉県) 미나미보소시(南房総市)와 이치노미야시(一宮市),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神奈川県鎌倉市), 시즈오카현 미나미이즈시(静岡県南伊豆市) 군마현 아가츠마군(群馬県吾妻郡) 등 11개 지역에서 해당 서비스를 개시할 방침이다. 이들 지역 외 삿포로시(札幌市), 도치기현 닛코시(栃木県日光市) 등 관광자원이 풍부한 지자체들도 차례차례 서비스에 참가하기로 하는 등 지역활성화와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한 지자체의 관심도 뜨겁다.

2033년엔 전체 주택 중 빈 집의 비율이 30.4%에 이르러 3채중 1채가 빈 집일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노무라종합연구소(NRI )
2033년엔 전체 주택 중 빈 집의 비율이 30.4%에 이르러 3채중 1채가 빈 집일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노무라종합연구소(NRI )

한편, 노무라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빈집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2033년에는 전체 주택 중 빈집의 비율이 30.4%에 이르러 3채중 1채가 빈집으로 전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4년 정부가 빈집대책특별조치법을 제정하고, 2015년엔 마을·사람·일자리 재생 종합전략을 개정하는 등 단계적으로 대책마련을 하고 있지만 빈집 문제 해결이 요원한 가운데, 한 벤처기업의 아이디어와 지자체의 협력을 통한 새로운 시도가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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