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에도 현역으로 일하는 고소득 시니어층에 주목···고급 라운지, 럭셔리 투어 인기

(도쿄=프레스맨) 최지희기자 = 일본에서 고령화 진전에 따른 시니어 시장 확대가 날로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 경영인 및 임원, 의사, 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 시니어’ 시장이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60대 후반, 때로는 70대를 넘어서도 현역으로 일하는 시니어가 늘면서 기존의 시니어 상(象)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시니어 시장에 정통한 ‘일본 SP센터’ 시니어마케팅 연구실장 무라이 나오야(村井直也) 씨는 “기업에서 임원으로, 혹은 전문직에서 일하는 시니어의 경우 금전적 여유가 있어도 이를 쓸 시간이 없어 문제”라며 “이들은 고액이라도 신뢰할 수 있는 프로에게 맡겨서 효율적이고 수준 높은 서비스를 누리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 예방 의료 및 럭셔리 투어, 고액 헬스케어 서비스 같은 사업이 전망이 있다”고 내다봤다. 

도쿄 주오쿠(中央区)에 1월 문을 연 ‘휴릭프리미엄클럽 니혼바시(日本橋)’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회원제 고급 라운지다. 개인 회원(입회비 30만 엔/매월 회비 5만 엔)은 60세 이상부터 가입이 가능하다. 800명 한정으로 회원을 모집하기 시작했지만 입소문이 퍼져 이미 500명 이상이 가입한 상태다. 

도쿄 주오쿠에 위치한 회원제 고급 라운지인 휴릭프리미엄클럽 니혼바시 내부 모습(이미지: 휴릭프리미엄클럽 니혼바시 홈페이지)
휴릭프리미엄클럽 니혼바시는 60세 이상의 고소득 전문직 시니어들이 일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럭셔리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이미지: 휴릭프리미엄클럽 니혼바시 홈페이지)

프리미엄 클럽을 운영하는 대형 부동산 업체 ‘휴릭’의 이토 신(伊藤伸) 홍보・인사부장은 산케이신문에 “고객들과 소통하면서 시니어층이 머물 만한 고급 라운지의 필요성에 주목하게 됐다. 아직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고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객실승무원 출신의 접객 담당인의 안내로 라운지에 발을 내딛는 순간 번잡한 도쿄 니혼바시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조용하고 고급스러운 공간이 펼쳐진다. 신문과 서적이 구비된 라이브러리, 책상과 컴퓨터가 갖춰진 워크 스페이스를 지나면 피트니스 센터, 골프 시뮬레이터, 샤워실, 산소 캡슐 등이 마련된 헬스 케어 스페이스로 이어진다. 가벼운 식사와 음료도 항시 구비되어 있어 간단히 한 끼 해결하며 조용히 일을 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 회원도 많다는 것이 라운지측 설명이다. 

한편 상류층 시니어들이 즐기는 여가 중 가장 선호하는 것이 바로 ‘여행’이다. ‘로열로드 긴자’는 럭셔리 여행 전문 업체다. 여행 코스의 일부를 프라이빗 제트기로 이동해 시간을 단축하거나 비행하며 절경을 감상하기도 하고, 축제나 문화 행사 등을 보다 각별한 장소에서 접하는 등 ‘특별함’을 선사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럭셔리 여행 전문 업체 로열로드 긴자(좌)의 모습과 일본내 버스 투어 시 제공되는 럭셔리 투어 버스(우) (이미지: 로열로드 긴자 홈페이지)

다지마 히로요시(田島弘良) 부장은 “이용객의 대부분이 시니어 세대로 대기업 임원이나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인 투어 상품보다 세세한 니즈들을 전문적으로 응대함은 물론,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소규모의 인원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즐거움이 있다”고 했다. 그는 “상류층 시니어 고객들 중에는 시간적 여유에 한계가 있는 경우가 많아 여행을 하더라도 분명한 목적을 설정해두고 이를 이루고자 하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프레스맨의 취재에 “과거에 비해 고연령대에 접어들어서도 일을 하면서 고수입을 유지하는 시니어층이 늘어 이들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관계자는 “한 편에서는 노후 파산 문제가 심각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고소득 전문직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는 것이 현재 일본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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