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성’위해 맞춤 양복점 사장이 직접 도전…“양복도 편하다는 것 알리고파”

양복을 입은 채 가파른 암벽을 오르고 바다 낚시를 즐기는 일본 남성의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화제다. 등장 인물은 4대째 도쿄 간다(神田)에서 맞춤 양복 전문점 ‘사다(佐田)’를 경영하고 있는 사다 노부타카(佐田展隆) 사장이다. 사다 씨는 암벽 등반과 바다 낚시 외에도 매장에서 만든 양복을 입고 스키 점프에 도전하거나 도쿄 마라톤 대회에도 출전했다. 그가 이처럼 ‘튀는’ 영상을 제작하는 이유는 뭘까. 

‘사다’ 양복점은 인터넷 상에 지금까지 모두 8개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깔끔한 쓰리 피스 양복에 넥타이, 가죽 구두, 비즈니스 가방까지 풀로 장착한 그가 향한 곳은 도야마(富山) 현 북알프스 북단에 우뚝 솟은 츠루기다케(剣岳·2,999m). 양복 차림에 가파른 산을 타는 모습은 시선을 끌기 충분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어 진지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

스키 점프대 위에서 점프를 위해 준비하는 사다 씨(이미지: 유튜브 동영상)

사다 씨가 이러한 작업을 시작한 이유는 ‘인지도와 신용도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어떻게 하면 인지도를 높여 소비자가 맞춤 양복을 가깝게 느끼게 할지 고민하던 중에 ‘이제는 동영상 마케팅 시대’라는 광고 대리점의 조언이 계기가 됐다.

“사장님, 요즘 후지(富士)산이 ‘핫’하대요”

사원으로부터 제안이 들어온 것은 후지산이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한창 주목받던 시기였다. 사다 씨는 대학 시절 스키부에 소속해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인이 되고 난 후에도 취미삼아 눈 덮인 산을 등반하곤 했다. “후지산 정도야 슬리퍼를 신고도 오를 수 있다”며 사원들에게 호언장담해왔던 터라 거절할 수도 없었다.

사다 씨는 지금까지 맞춤 양복을 입고 후지산 정상에서 스키를 타고 내려오거나, 츠루기다케와 야마나시(山梨) 현에 있는 기타다케(北岳)를 정복했다. 스키점프, 마라톤 완주 등에 도전해왔다. 

맞춤 양복에 비지니스 가방, 가죽 구두를 신고 산을 오르는 사다 씨(이미지: 유튜브 동영상)
양복 차림에 스키를 신고 눈 덮인 산을 오르는 사다 씨(이미지: 유튜브 동영상)

사다 씨의 이같은 활동은 단지 ‘화제성’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양복이 불편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몸에 잘 맞게 입으면 이렇게도 편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바람도 크다.  

스키 점프대에서 뛰어 내리다 착지에 실패해 양복의 옷감이 쓸린 적은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입고 있던 양복 차림 그대로 이후 업무 일정을 소화해도 문제다는 것이 사다 씨의 말이다. 

사다 씨의 인생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부친이 사장으로 있던 2000년, 매출의 반을 차지하던 백화점이 도산하고 말았다. 25억 엔이라는 부채와 함께 회사 경영을 떠안게 된 후에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11년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해 거래처였던 도호쿠(東北) 지방의 맞춤 양복점들이 대량 폐업했다. 벼랑 끝에 내몰린 상황에서 사다 씨는 지금까지 해오던 제조·도매업이 아닌 자신의 매장을 마련해 공장 직판하는 소매업으로 전환했다. 

사다 씨가 마지막까지 포기할 수 없는 것은 “일본인의 양복차림을 더욱 멋있게 만드는 일”이다. 몸에 잘 맞아 활동하기에도 편하고 보기에도 스마트한 맞춤 양복을 보통의 회사원들도 즐겨 입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그는 도쿄 신문에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아야만 의미가 있는 시대다. 흥미로운 도전을 계속 이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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