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전문가 모임, 지난해 최악의 성차별 발언 정치인 선정 인터넷 투표 실시

(도쿄=프레스맨) 최지희기자 = 일본 정계에서 정치인들의 성차별적 언동이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학자 등의 전문가를 중심으로 2018년 한 해 동안 특별히 문제가 심각했던 12개의 발언을 선정해 인터넷 투표를 실시한 결과가 나왔다. 가장 최악의 발언을 한 정치인에는 ‘망언 제조기’로 잘 알려진 ‘아소 다로(麻生太郎)’ 재무상이 이름을 올렸다. 

아소 재무상은 지난해 4월 발각된 재무차관의 여기자 성희롱 사건에 대해 “(성희롱 발언을 듣는 것이) 싫으면 그 자리를 떠나면 될 것”이라고 발언하는 등 성차별 문제에 대해 안이한 현실 인식을 드러내며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해당 인터넷 투표를 주최한 곳은 학자와 변호사 등 8명으로 이루어진 ‘공적 발언에 있어서의 젠더 차별을 용서하지 않는 모임’이다. 모임은 “2018년에도 반복된 ‘젠더 문제와 관련한 공적 발언, 기업의 선전 및 광고, 대학 입시에 있어서의 여성 차별 문제 등으로 일본 사회에서 인권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공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특히 이러한 발언이 정치인들로부터 나온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투표를 실시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2018년 한해 동안 성차별 문제와 관련해 가장 최악의 발언을 한 정치가로 이름을 올린 아소다로 재무상. 각종 일본 언론이 이를 보도한 가운데 공적 발언에 있어서의 젠더 차별을 용서하지 않는 모임’이 페이스북에 해당 기사를 링크했다. (이미지: 공적 발언에 있어서의 젠더 차별을 용서하지 않는 모임’ 페이스북)
2018년 한해 동안 성차별 문제와 관련해 가장 최악의 발언을 한 정치인으로 이름을 올린 아소다로 재무상. 각종 일본 언론이 이를 보도한 가운데 공적 발언에 있어서의 젠더 차별을 용서하지 않는 모임’이 페이스북에 해당 기사를 링크했다. (이미지: 공적 발언에 있어서의 젠더 차별을 용서하지 않는 모임’ 페이스북)

인터넷 투표에는 작년 말부터 올해 1월 6일까지 2,026명(여성 1,281명, 남성 663명, 무응답 82명)이 참가했다. 한 사람당 두 명의 망언 정치인에게 투표할 수 있어 투표 총 수는 3,933표를 기록했다.

“싫으면 떠나면 될 것”이라는 발언으로 1,208표를 얻어 1위에 오른 아소 재무상은 이외에도 “(성희롱 피해를 입은 여기자) 본인이 나서서 문제제기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 “재무성 담당을 전부 남자로 하면 될 것” 등의 발언도 내뱉은 바 있다. 아소 재무상에 투표한 이유에 대해서는 “정계에서도 높은 지위에 있는 인물이 차별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반복한 데 대한 사회적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왼쪽부터) 가장 최악의 성차별 발언을 한 정치가로 꼽힌 아소 다로 재무상과 2위 스기타 미오 자민당 의원, 3위 가토 간지 자민당 의원 (이미지: 자민당 홈페이지)
(왼쪽부터) 가장 최악의 성차별 발언을 한 정치인으로 꼽힌 아소 다로 재무상과 2위 스기타 미오 자민당 의원, 3위 가토 간지 자민당 의원 (이미지: 자민당 홈페이지)

2위에는 자민당의 스기타 미오(杉田水脈) 중의원 의원이 월간지 ‘신조45’ 8월호에 기고한 글이 1,405표를 받아 이름을 올렸다. 스기다 의원은 ‘LGBT 커플을 위해 세금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찬성을 얻을 수 있을까. 그들은 자식을 만들 수 없는, 말하자면 ‘생산성’이 없는 사람들이다”라는 발언으로 존재감을 과시(?)한 바 있다. 

3위에 오른 정치인은 자민당의 가토 간지(加藤寛治) 중의원 의원으로 지난해 5월 자민당 내 파벌인 호소다(細田) 파 모임에서 발언한 “반드시 3명 이상의 아이들을 낳아 키워야 한다”라는 망언이 366표를 받았다. 

전문가 “양성 평등에 대한 일본 사회의 인식 낮아” 

이처럼 일본 정치인들 사이에서 조차 성차별 발언이 끊이지 않는 문제에 대해 일본의 젠더 평등을 위한 활동을 해오고 있는 변호사 A씨는 프레스맨에 “근본적으로 양성이 평등하다는 인식 자체가 낮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A씨는 “여성을 대등한 존재로서 보지 않는 것이 문제라는 자각 조차 없는 경우가 많은 것이 더욱 문제”라고 강조했다. 

단 최근 일본에서도 인터넷을 중심으로 젠더 평등 운동이 예전보다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A씨는 “SNS의 보급으로 인해 개인의 의견이 불특정 다수에게 널리 발신되는 환경이 ‘성차별의 가시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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