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사 등 대거 퇴직 앞둔 JR히가시니혼, “2027년 자동 운전 실현”

(도쿄=프레스맨) 최지희기자 = 일본의 철도회사 JR히가시니혼(東日本)이7일, 도쿄 도심을 순환하는 야마노테(山手)선에서 자동 주행 실험을 실시했다. JR히가시니혼이 동종 업계 가운데 선제적으로 자동 운전에 나서게 된 데에는 전체 사원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55세 이상 사원이 맞이하게 될 대거 퇴직 문제 등 심각한 인력난이 자리하고 있다. 

자동 운전 시스템이 적용된 JR히가시니혼의 E235계 차량 (이미지: JR히가시니혼 홈페이지)

JR히가시니혼은 베테랑 전철 운전사와 차장 등의 퇴직을 염두에 둔 ‘자동 운전’을 위해 일찍이 별도 프로젝트팀을 설치해 도입을 검토해왔다. 국철 민영화로부터 40년이 되는 2027년까지 자동 운전 실현을 구상하고 있어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JR히가시니혼은 지난 해 7월 경영 비전을 발표해 장래 예상되는 운전사 부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2027년까지 운전사가 승차하지 않는 ‘드라이버리스 운전’ 실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자동 운전을 언론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7일 새벽 최신형 E235계 차량으로 시험 운행을 실시했다. 운전사가 엑셀 등의 조작 레버가 아닌 발차용 버튼을 누르자 운전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장치인 ‘ATO(자동열차운전장치)’를 탑재한 전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음 역에 정차하자 정지 위치에 자동으로 멈춰 섰고, 승무원이 역과 역 사이의 소요 시간을 계측해 정시에 도착했는지 여부를 확인했다. 

사실 일본 철도 회사의 자동 운행 기술은 약 반세기의 역사를 갖고 있다. 고가(高架)를 달리는 신교통 시스템인 도쿄(東京) ‘유리카모메’와 고베(神戸)의 ‘포트라이너’, 아이치(愛知)현의 ‘리니모’ 등 이미 무인 운전화한 노선도 있다. 다만 도쿄 도심 순환 노선인 야마노테선의 경우 전체 34.5킬로미터 가운데 지상을 달리는 구간을 포함해 철도 건널목이 한 군데 위치해 있다. 자동 운행을 이미 시행하고 있는 노선의 경우 철도 건널목이 없거나 승차 인원수가 JR히가시니혼에 비해 훨씬 적다.  

이용객으로 붐비는 야마노테선 JR신주쿠(新宿) 역 (사진=최지희기자)

JR히가시니혼이 자동 운전 실현에 서두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약 1만 1천명의 운전사와 차장이 대거 정년 퇴직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체 사원 수 5만 5천명 가운데 55세 이상이 24%로 다른 연령층과 비교해도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소속 별 연령 구성을 공개하고 있진 않지만 정년인 60세를 앞둔 사원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철도 회사 역시 상황은 비슷하지만, 사원 5만명을 넘는 JR히가시니혼으로서는 더욱 절박할 수 밖에 없다. 

11량으로 편성된 차량의 정원은 약 1,700명 정도다. JR히가시니혼의 간부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이상 발생시를 상정한 예방책을 얼마나 마련할 수 있을지가 중요해 질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 운전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하더라도 이상 발생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서 당분간 승무원을 차량에 탑승 시킨 채 운행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완전한 자동 운행 실현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진로 상의 장애물 탐지가 가능한 정밀도 높은 센서 개발은 물론 사람의 오감으로 판단해오던 소리나 냄새 등도 기계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운행 중 철도 건널목 등에서 이상이 발생한 경우 안전하게 멈추거나, 피난 상황이 발생해 원활하게 유도해야 하는 경우 등의 돌발 상황 대응 문제 역시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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