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오사카 북부 지진, 7월 서일본 호우, 9월 홋카이도 지진

(도쿄=프레스맨) 김민정기자 = 올 한해 일본 열도는 호우, 태풍, 지진 등 자연재해가 끊이지 않고 발생한 한해였다. 니혼게이자이 신문(日本経済新聞)은 30일, ‘재해 대국 일본에 살고 있다는 현실을 다시금 깨닫게 한 해’였다고 올 한해를 회고했다. 

6월에 덮친 오사카(大阪) 북부 지진은 6명의 사망자와 1.2조엔의 피해액을 남겼다.

오사카 북부 지진으로 전철에서 내려 걸어서 통근 중인 시민들 (출처:니혼게이자이 신문 인터넷판)

6월 18일 오전 7시 58분경, 오사카 북부를 진원으로 하는 최대 진도 6약의 지진이 발생했다. 평일 통근 시간대에 일어난 지진으로 도로와 철도 등 공공교통망이 광역적으로 마비되어, 이용자들은 장시간 이동하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수도와 도시 가스가 끊기고, 엘리베이터가 정지한 고층 빌딩과 아파트도 눈에 띄는 가운데,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귀가 난민’도 다수 발생했다. 

한편 이 지진으로 인해 초등학교 담벼락이 무너져 통학 도중의 여아(당시 9세)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도 발생했다. 건물의 내진 설계에는 민감한 대책을 마련해 왔으나, 담벼락 내진 설계에 대해선 소홀해왔던 탓에 일어난 인재였다. 다카츠키시(高槻市)는 제3자 위원회의 조사를 통해 담벼락 붕괴 원인을 설계·세공 불량 및 침식으로 인한 내구력 부족이라고 결론짓고, 정부는 12월 재해 시 대피로 확보를 위한 담벼락 보수에 관한 법령을 국무회의를 통해 채택했다. 내년부터는 담벼락을 소유한 집들은 담벼락의 내진성을 반드시 검증받아야 한다.

이 지진에 이어, 7월에는 광역 집중 오후가 서일본(西日本)을 덮쳤다. 서일본 전역에 걸쳐 내린 비로 강이 범람하고 산사태가 잇달아 200여명이 사망하는 큰 피해를 남긴 것. 언론들은 이 호우 피해를 ‘헤이세이 최악의 호우’라고 불렀다. 특히 오카야마(岡山)에서는 강 수위가 높아져 강물이 역류하는 ‘백 워터 현상’이 일어나 제방이 붕괴되면서 집안에 대피해 있던 사람들을 덮쳤다. 서일본 호우로 인해 11개 광역 지자체에서 최대 860만명이 대피 지시와 권고를 받았지만, 실제로 대피소에 간 사람은 3만명에 지나지 않았던 것도 사망자 수를 증가시키는 원인이 됐다. 기상청은 “대피 특별 경보는 최종 통보”라며, “경보가 내려진 단계에서 이미 산사태 피해와 침수 피해의 위험이 크니, 피해 발생 위험 지도를 보고 지역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태풍 제비로 인해 활주로가 물에 잠긴 간사이 국제 공항 (출처:FNN뉴스)

지진, 호우에 이어 9월 4일에는 태풍 제비가 간사이(関西)지방을 덮쳤다. 이 불청객으로 인해 간사이 국제 공항은 활주로가 물에 잠겨 기능이 완전히 정지됐는가 하면, 이용객과 근로자 약 8만명이 고립되는 오픈 이래 최악의 사태를 맞았다. 간사이 국제 공항은 3일 후에야 일부 여객기 운항이 재개 됐다. 간사이 국제 공항은 해수면 높이 2.93미터를 상정하고 지어졌는데, 태풍 제비로 인해 해수면 높이는 3.29미터에 달했고 결국 활주로가 잠기는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서일본 지역은 집중호우로 인해 산사태가 일어났다. 피해를 입은 히로시마현 구레시의 주택가의 모습. (출처:니혼게이자이 신문 인터넷판)

태풍 피해가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지진이 홋카이도(北海道)를 덮쳤다. 9월 6일 규모 6.7의 강진이 발생해 41명이 사망했으며, 295만채가 정전이 되는 초유의 ‘블랙 아웃’ 현상까지 초래했다. 홋카이도의 경우, 하나의 화력발전소에만 의존하다 보니, 지진으로 인해 발전소가 멈춰서자 도시 전역에 전기 공급이 중단된 것. 홋카이도에 따르면 정전으로 인한 영업 정지로 일대 업계는 약 1300억엔의 손실을 입었다.

일본은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지적했 듯 자연재해 대국이다. 30년 이내에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서부의 난카이 대지진, 이미 지진 주기를 넘어 언제라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수도직하형 지진 등 자연재해의 불안은 일본에 사는 이들의 피할 수 없는 화두다. 이에 대비해 일본 정부는 각종 취약 인프라 재점검을 실시중이다. 그러나, 개개인의 준비 태세와 대책도 빠뜨릴 수는 없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정부의 취약 인프라 재정비는 물론이고, 지역 사회에서의 연대와 개개인의 연대가 재해 시 목숨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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