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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틈새사업⑦] 빙수로 억대 매상, ‘히미쓰도(ひみつ堂)'
[일본의 틈새사업⑦] 빙수로 억대 매상, ‘히미쓰도(ひみつ堂)'
한 그릇 1000엔, 하루 평균 500그릇 판매 
여름철 5시간, 겨울에도 2-3시간 기다려야
  • 도쿄=김민정 기자
  • 승인 2018.12.10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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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프레스맨) 김민정기자 = 닛포리역(日暮里駅)에서 도보 5분 거리의 ‘히미쓰도(ひみつ堂)’(한국어로 ‘비밀의 집’이란 의미). 밖에서 봐도 실제로 내부에 들어가 봐도 마치 흔한 라면 가게 같다. 좌석은 총 21석. 이 21석을 걸고 매일 치열한 사투가 벌어진다. 아침 8시면 벌써 긴 줄이 생긴다. 대체 무엇을 파는 곳일까? 

총 21석의 좁은 공간에서 매달 1000만엔 이상의 매상을 올리고 있는 기적적인 가게다. 빙수의 특성상 빠른 회전율이 가게 매상에 큰 메리트가 되고 있다. (사진=김민정 기자)

‘히미쓰도’는 작은 포장마차에서 시작해, 2011년 이곳에 자리를 잡은 빙수전문점이다. 한 여름철엔 대 여섯 시간을 기다려야만 간신히 그 맛을 볼 수 있다. 겨울에도 대기 시간이 두 세 시간이나 된다. 한 그릇에 1000엔이 넘는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지만, 하루 500그릇이 나가는 이 가게의 매상은 단순 계산만 해봐도 한 달에 천 만엔이 넘는다.

점주 모리니시 고지 씨는 1969년에 도쿄에서 태어났다. 신문배달, 이탈리안 레스토랑 점장, 스쿠버 다이빙 강사, 디자이너, 일본 전통 연극인 가부키 배우까지 20가지가 넘는 직종을 경험했다. “좋게 말하면 ‘다양한 경험’이지만, 사실 한 가지 일을 진득하게 오래 하지 못한 것”이라며 “질리지 않고 즐겁게 한 일이 빙수를 만드는 일이었을 뿐”이라고 한다.

가게 내부에 화려한 인테리어는 없다. 심플한 분위기가 라면집 같기도 하고, 분식집 같기도 하다. (사진=김민정기자)
가게 내부에 화려한 인테리어는 없다. 심플한 분위기가 라면집 같기도 하고, 분식집 같기도 하다. (사진=김민정기자)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다가 그는 우연히 수동 빙수 기계를 하나 구입하게 된다.  바베큐 파티에 가져가기도 했는데, 주위에 소문이 나면서 어느날 동네 상공회의소로부터 여름 축제에서 빙수 가게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그게 빙수 전문점의 시작이었다. 그는 시판하는 시럽대신 손수 생딸기 시럽을 만들어 가져가 빙수를 팔았고, 그 인기에 힘입어 가게까지 열게 된 것이다. “당시 회사원이었는데, 빙수 일이 재미있어지고, 시럽도 만들어야 해서 조퇴를 하는 일도 있었다. 회사에 폐를 끼치는 게 미안해서,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빙수 전문점을 시작했다.”는 것이 빙수전문점 ‘히미쓰도’의 유래다.

‘히미쓰도’에선 얼음은 닛코의 천연산 얼음만 사용한다. 단단하고 유리처럼 투명하며 녹는 속도가 더디다. 이 천연산 얼음을 수동 빙수 기계로 갈아서 사용한다. 한 입 베어물면 입 안에서 보드랍게 녹는다. 이 얼음 위에 총 200종의 시럽중 하나를 뿌려서 먹는데, 미야코지마(宮古島)산 망고, 니시오모테지마(西表島)산 파인애플 등 각지의 신선한 재료를 사용한다. 

계약 농가의 딸기를 듬뿍 사용한, 딸기 시럽 빙수. 시럽이 흘러내려 쟁반 위에 가득하다. (사진=김민정기자)

풋콩, 호박 등 빙수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재료들을 빙수에 잘 어울리게 조합하는 솜씨도 훌륭하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일했던 경험이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치즈가 듬뿍 담겨 있을 때 식욕을 돋구듯, 빙수에도 시럽을 가득 담아준다. 시럽이 뚝뚝 떨어져 쟁반 위로 넘쳐 흐를 정도다. 설탕을 거의 쓰지 않고 과일의 맛을 생생하게 살린 시럽은 액체라기보다 고체에 가깝다. 이 특제 오리지널 시럽은 매일 12시간에 걸쳐 제조하고 있다. 딸기 시럽는 딸기 농장과 계약을 맺고 빙수에 잘 어울리는 딸기로 개량을 거듭하고 있다. 

얼음도 시럽도 엄청난 비밀을 품고 있지는 않다, 심플하지만, 최상의 품질이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 잡고 있는 것이다. 모리니시 점주에 따르면 올 여름은 폭염으로 인해 하루에 1000그릇이나 나가는 날도 있었다. 하루 종일 얼음을 갈다보면 어깨가 점점 한쪽으로 기우는 느낌도 들지만, 손님들이 기다린다는 생각에 손을 멈출 수 없다고 한다.

닛포리역에서 걸어서 5분. 빨간 문이 '히미쓰도'의 상징이다. (사진=김민정기자)

요즘 같은 날씨에도 손님들이 끊임없이 찾아왔다. 특히나 여성 고객이 80%이상이다. 근처에 산다는 미유키 씨는 “줄이 좀 적다 싶으면 꼭 들어와 한 그릇 먹고 간다. 뭘 시켜도 맛있다. 겨울인데도 또 이렇게 들어와 혼자 빙수를 먹게 된다. 워낙 여자 손님이 많아, 다른 가게에 혼자 가는 것보다 여기 오는 게 마음이 편하다.”고 말한다. 혼자 살며시 들어와 빙수를 주문하고, 사진을 찍고 한 그릇을 싹싹 비우고 사라지는 일본의 여성들. ‘히미쓰도’는 그 맛은 물론이거니와, 여성들의 보금자리로 자리매김한 것도 그 어마어마한 인기의 비결이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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