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프레스맨) 윤이나기자 = 세계 최대의 호텔 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Marriott International)이 일본 건축회사 세키스이하우스(積水ハウス)와 손잡고 일본의 국도변 휴게소 '미치노에키(道の駅)' 15곳에 호텔을 개업하기로 해 여행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본의 지방을 돌아다니다 보면 만날 수 있는 국도변 휴게소 '미치노에키'는 1993년 처음 등장해 현재는 일본 전역에서 약 1100여 곳이 운영 중이다. 미치노에키에는 일반 휴게소처럼 주차장, 식음료시설, 관광 안내소가 있을 뿐 아니라 농수산물을 파는 직매장도 운영해 지역 농산물과 향토음식 등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거점 역할을 한다. 

또한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지역 거점으로서의 역할도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호텔체인 메리어트와 일본최대의 건설업체 세키스이하우스가 손을 잡고 미치노에키 근린 개발에 뛰어든 것이다.

(세키스이하우스와 메리어트가 손잡고, 일본의 지방곳곳에 위치한 미치노에키(道の駅)에 인접하여 건설될 ‘페어필드 호텔’ 완성 이미지, 출처: 세키스이하우스 홈페이지)

메리어트과 세키스이하우스는 일본 국내의 각 지자체와 연계해 미치노에키를 허브로 하는 지방활성화사업 ’Trip Base 미치노에키 프로젝트’를 전개하기로 했다. 

이 프로젝트는 '미지(未知)의 일본 탐구'를 컨셉으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태의 체험형 여행스타일을 추구한다. 여행객들이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 등을 이용해 지방의 문화, 풍습, 생활, 음식 등 지역 특색이 가미된 관광자원을 즐기며 지방의 매력에 빠져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미치노에키는 이 프로젝트의 ‘허브(Hub)’로서 기능하고, 새로 들어서는 호텔은 미치노에키를 서포트하는 인프라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메리어트와 세키스이하우스는2020년 가을에 미치노에키 호텔 개업을 목표로 먼저 도치기현(栃木県), 기후현(岐阜県), 미에현(三重県), 교토후(京都府), 와카야마현(和歌山県) 등 5 개지역 15개 장소에 호텔을 세우기로 했다. 호텔의 브랜드네임은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Fairfield by Marriott)’로, 숙박요금은 1박당 1만~1만5천엔 정도로 책정될 전망이다. 페어필드는 미국에서 주로 교외의 도로변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메리어트 계열 호텔로 ‘심플하지만 쾌적한 실내환경’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에는 서울, 부산에 진출해 있으며, 일본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호텔 스탠다드룸 이미지. 심플하지만 깔끔하고 쾌적한 실내환경이 특징이다 (출처: 페어필드바이메리어트서울 홈페이지)

일본 미치노에키 근방에 세워지는 페어필드 호텔은 조식, 석식 등을 포함하지 않은 숙박 플랜만 제공하고 호텔 내에 따로 레스토랑을 설치하지 않는 등, 철저히 숙박에만 특화된 시설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광객들이 지역의 식문화를 더 많이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가 담겨있는 셈이다.

세키스의하우스의 나카이 요시히로(中井義弘) 사장은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나 국내 여행객이 미치노에키에 인접한 호텔을 허브 삼아, 지방의 관광자원을 만끽할 수 있는 여행스타일을 제안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차로 10여 분을 가야 겨우 편의점이 하나 나올 정도로 음식점이나 쇼핑몰 등 관광인프라가 충분치 않은 지역도 있어, 오히려 관광객의 불편을 야기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2천6백만 명으로 첫 3천만 명 돌파가 예상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에는 외국인 관광객 4천만 명, 2030년 6천만 명 달성을 목표로 내거는 등 ‘관광 대국’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도쿄나 오사카 등 대도심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들의 수용 가능 범위를 넘어서면서 소음과 쓰레기 처리 문제 등 '관광공해'로 인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일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대도심의 관광공해 문제를 해결하면서 관광대국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방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분산시킬 수 있는 지역의 관광자원개발이 일본 정부의 당면 과제인 셈이다. 미치노에키 프로젝트가 외국인 관광객의 지연분산과 지방경제 활성화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더욱 더 주목 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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