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도 견주도 고령화···트레이닝에 간병까지 '노견' 서비스 급증

(도쿄=프레스맨) 최지희기자 = "근육 트레이닝에 리조트 산책, 간병 서비스까지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얼핏 보면 노인 요양 시설 홍보 문구처럼 보이지만, 실은 반려견을 대상으로 한 일본의 ‘노견홈’ 광고다. 일본에서는 최근 나이 든 반려견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 업체들이 가파르게 증가 중이다. 

반려견의 노후를 대비해 어릴 적부터 근육 트레이닝을 시키는가 하면, 대자연에 둘러싸인 리조트에서 산책하며 개의 기분 전환을 유도하기도 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반려견의 평균 수명이 과거보다 늘면서 이들을 돌봐 주는 ‘노견홈’의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각종검사기구를 갖춘 시설에 의료 스텝이 24시간 상주해 노견들을 돌봐 준다. (이미지: 왕콧 홈페이지) 

“뛰는 데 문제가 있었지만 트레이닝 덕분에 개선됐죠”

요코하마(横浜) 시에서 치와와를 키우는 주부 미야케 씨. ‘왕콧(wancott)’이라는 이름으로 2017년 4월 문을 연 회원제 반려견 전용시설에 매일같이 다니고 있다. 이곳에서는 반려견 재활 및 피트니스 시설 이용 이외에도 간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미야케 씨의 반려견은 태어날 때부터 무릎 관절이 약해 산책을 나가도 제대로 뛰어다니기 힘들었다. 시설의 런닝머신과 밸런스볼 등을 이용해 관절 주변 근육 강화 훈련을 거듭한 결과 “마음껏 뛰놀 수 있게 됐다”는 것이 미야케 씨의 말이다. 

재활 피트니스실의 모습. 반려견 전용 런닝머신과 밸런스볼 등을 갖추고 있다. (이미지: 왕콧 홈페이지)
관절이 약해져 산책을 하기 힘든 반려견들을 위한 수중 근육 강화 훈련 설비 모습 (이미지: 왕콧 홈페이지)

시설 담당자는 반려견이 노후에 몸이 약해져 온종일 누워만 있는 상태가 되지 않도록 “새끼 때부터 트레이닝을 시키는 주인들이 많다”고 밝혔다. 피트니스 이외의 다양한 서비스를 갖추고 있는 ‘왕콧’의 경우 1만 마리의 반려견이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현재도 계속해서 증가 중이다. 

반려견 노후 문제가 떠오르게 된 것은 개의 평균 수명은 늘고 있는 반면 관절 약화 등으로 거동이 힘들어지거나 대소변을 가릴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수요가 나날이 늘자 의료 전문 직원이 상주해 간병하는 ‘노견홈’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더이상 집에서 키우기 어려워진 노견을 돌보는 시설인 ‘도쿄펫홈’의 경우, 누운 상태에서 좀처럼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개의 자세를 수시로 바꿔주거나 스스로 밥을 먹지 못하는 개의 식사를 일일이 챙겨주는 등 섬세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노견홈’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견주의 고령화 문제다. 반려견을 키우는 노년층 인구가 많아지면서 이들의 노인홈 입소와 함께 더이상 돌봐 줄 사람이 없게 되는 상황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견주의 고령화와 함께 노견을 대신 돌봐주는 서비스의 수요는 꾸준히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목각 인형 제작을 통해 떠나보낸 반려견을 추억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펫로스 목각 테라피’가 주목받고 있다. (이미지: ‘기보리스토 사토 츠토무’ 블로그)

한편 사이타마(埼玉)의 한 공방에서는 반려견을 떠나 보낸 견주들의 슬픔을 치유하기 위한 ‘펫로스 목각 테라피’를 시작해 화제다. 생전의 추억을 담아 반려견 형상을 나무에다 조각하면서 기분 전환을 유도하는 테라피다. 목각 테라피를 통해 후유증을 극복한 이들의 체험이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람과 반려견의 거리가 점차 가까워지고 있는 가운데 애견에 대해 사람과 같은 서비스를 원하거나 애견의 사후를 대비하는 견주들이 계속해서 증가하면서 관련 산업은 앞으로도 활기를 띌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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