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보은행 서비스' 내년부터 개시

(도쿄=프레스맨) 윤이나기자 = 내년부터 일본에선 개인정보를 기업에 제공하는 댓가로 돈을 벌 수 있는 이른바 ‘정보은행’ 서비스가 시작된다. 개인정보의 유출 등 정보관리가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요즘, 정보은행의 비지니스 모델이 하나의 해결책으로 자리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일본 최대 금융그룹인 미쓰비시UFJ 파이낸셜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미쓰비시UFJ 신탁은행은, 내년 실시를 목표로 ‘DPRIME’이라 이름붙인 정보은행 서비스를 오늘(19일)부터 시범운영키로 했다. 앞선 16일 도쿄해상 본사에서 열린 설명회에는 약 50명의 서비스 체험자가 참가해, DPRIME이용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체험자들 앞에 놓여진 것은 한 켤레의 운동화. 보기엔 평범한 운동화이지만, 안에는 특수한 장치가 내장되어 있다. 이 장치는 미쓰비시UFJ신탁은행이 개발한 어플리케이션과 연동되어 사람의 걸음걸이나 이동 거리, 이동 장소 등 다양한 데이터가 어플리케이션상에 저장된다. 즉 이용자들이 이 운동화를 신고 걷기만 하면 자동으로 개인정보가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은행으로 송신되는 것이다. 또한 가계부 어플리케이션과도 연동되어 개인의 구매이력이나 자산데이터 등도 저장된다. 

특수한 장치가 내장된 운동화를 신고 걸어다니면, 걸음걸이와 이동거리, 장소 등의 정보가 스마트폰의 어플리케이션과 연동돼 정보은행으로 정보가 송신된다. (출처=TV도쿄 ‘WBS’ 방영화면 캡쳐)
특수한 장치가 내장된 운동화를 신고 걸어다니면, 걸음걸이와 이동거리, 장소 등의 정보가 스마트폰의 어플리케이션과 연동돼 정보은행으로 정보가 송신된다. (출처=TV도쿄 ‘WBS’ 방영화면 캡쳐)

현재 개인정보의 대부분은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인터넷 기업을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름이나 주소 등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제외한 익명 데이터들이 본인도 모르는 새에 제 3자에게 제공돼 매매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이번에 미쓰비시UFJ신탁은행이 시도하는 정보은행 서비스의 특징은 은행이 이용자의 동의를 얻은 후 개인정보를 일괄적으로 관리한다는 점이다. 은행이 수집된 개인정보를 필요 기업에 제공하고 그에 따른 댓가를 수취한 후 개인들에게 되돌려주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은행은 일정 수수료를 취하게 된다. 개인의 수익률을 어느 정도 할당할지에 대해선 아직 미정이다.

이러한 정보은행 서비스의 장점은, 개인정보를 은행이 관리함으로써 개인정보 유출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는 보안상의 잇점이외에도 정보를 제공한 댓가로 얻은 수익을 은행에 예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보은행 서비스 DPRIME의 비지니스 모델 (출처=미쓰비시UFJ신탁은행 홈페이지)
정보은행 서비스 DPRIME의 비지니스 모델 (출처=미쓰비시UFJ신탁은행 홈페이지)

정보를 제공받는 기업 또한 정보은행 서비스에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미쓰비시UFJ신탁은행의 DPRIME 서비스 시범운영에 참가한 도쿄해상은 정보은행으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활용해 보다 다양하고 효율적인 상품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정부가 내년 4월 시행을 목표로 올해 말부터 사업자 인증 신청을 받기 시작한 정보은행 서비스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상품이나 플랜 제안을 통해 도쿄해상 등 보험회사 뿐만 아니라 여행사나 헬스클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보은행 서비스의 성공 여부는 '개인정보를 얼마나 철저하게 관리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와관련하여 개인정보 관리분야에 정통한 노무라종합연구소의 고미야시 신타로(小林慎太郎)씨는, ‘정보은행 서비스는 결국 이용자가 내 정보를 넘겨도 악용하거나 부당하게 처리하지 않을 것이라 신뢰할 수 있는 사업자만이 살아남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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