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우 회장 측의 비자금 조성 의혹 vs 장병수 측, 문서 위조한 기업사냥꾼으로

누리플랜의 기존 경영진이 전격 교체되면서 적대적 인수ㆍ합병(M&A)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기존의 경영진들은 가짜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권을 박탈당했다며 관련자들을 경찰에 고소하고 나섰다.

내막은 기존의 이상우 회장 측이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개인비리를 덮으려 한다며 나서고 있지만, 이에 반해 경영이 불안한 회사들을 상대로 기업 사냥을 하고 있다며 격렬히 서로를 비방하면서 난타전을 벌이고 있는 등 황당한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누리플랜은 1994년 3월 설립된 경관조명과 시설설치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로, 관계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관계사(누리서울타워)의 장병수 대표가 지난 24일 오전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도 모르게 대표이사로 취임, 이사 4인을 교체한 것.

이에 누리플랜에서는 26일 서울 방배동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가짜 주주총회'로 회사와 투자자를 속인 장 대표에 대해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업무방해죄로 형사고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누리플랜은 지난 24일 정기주총을 열고 정헌덕, 이규홍 누리플랜 상무를 포함해 4명을 신규 이사로 선임하고 이강우 누리플랜 전무는 이사진으로 재선임했다.

이에 따라 누리플랜은 한국거래소를 통해 정기주총의 결과를 공시, 기존의 이상우 회장을 포함해 총 6명의 이사진이 이사회를 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회사의 등기현황과 다르다. 누리플랜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지난 24일 장 대표가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전재석 정낙환 김영삼 김원태 등이 사내이사로 하는 주총 결과를 등기소에 등기한 것이다.

장 대표는 누리플랜이 2010년 5월 계열사로 포함한 누리서울타워(옛 누리플랜시스템)의 대표이사로 작년 4월 취임했다.

누리서울타워는 누리플랜의 지분 100% 자회사였지만 장 대표 측의 증자를 통해 장 대표 측이 91%, 누리플랜이 9% 지분을 가지게 되면서 장 대표가 회사를 인수가게 된 것.

이에 따라 누리플랜 측은 26일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와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 방배경찰서에 장 대표 등을 고소키로 했다.

또한 서울중앙지법에 새 이사진의 집무정지 가처분 신청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27일 누리플랜 전 경영진 측은 경영권을 확보한 장병수 씨가 법원 등기소에 제출한 주주총회 주주명부를 확인한 결과 의결권 주식수를 의도적으로 부풀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누리플랜의 의결권 주식 총 442만7,679주 중 장 씨가 제시한 출석 주식수는 156만3,937주(35.72%)지만 의결권이 없는 주식을 제외하면 138만5,613주(31.29%)가 돼 특별결의를 할 수 있는 요건에 충족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로 선임된 장 대표 측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이사진이 교체됐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소액주주의 의결권을 모아 특별결의를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인감을 도용했다는 의혹은 새로운 경영진이 쓰기 위해 등기소에 신청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법정에서 시시비비가 가려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누리플랜 측은 "문제 서류를 공증한 법무법인에게도 '기존 주주에 대한 확인 없이 공증해줬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이 서류에는 현재 대표이사인 이상우 회장이 해당 주주총회의 사회를 맡아 진행했음에도 '일신상의 이유로 불출석'했다고 명시되는 등 완벽한 허위문건"이라고 주장했다.

누리플랜 측은 이같은 일의 배경으로 장 대표와 이일재 전 대표를 지목하고 있다. 누리플랜의 공동대표였던 이 전 대표가 사임했지만 이번에 제출된 등기서류에 이사로서 주총의장이라고 기록됐다.

누리플랜은 지난 2월 28일 "이일재 전 공동 대표이사가 일신상의 사유로 대표이사직을 사임해 이상우•이일재 공동대표 체제에서 이상우 단독대표 체제로 변경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장 대표 측은 "이상우 전 대표가 비자금 조성 등 개인비리를 덮기 위한 연극을 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자세한 사실 자료를 첨부해 추가로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누리플랜은 코스닥시장서 1.11%(110원) 내린 9,800원으로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444억 원이다.

한편, 누리플랜은 직원 60%가 디자인 및 연구개발 인력으로 구성돼 있으며, 국회의사당, 남산서울타워, 세종문화회관, 서울역사박물관, 반포대교 등 전국 자치단체 랜드마크 약 700여 곳의 프로젝트를 수행한 업계의 절대강자로 지난 2010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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