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 신차 시장 1990년 780만 대에서 520만 대로 급락
판매중심 사업모델 한계···카셰어링 등 신규 판매방식 도입

(도쿄=프레스맨) 최지희기자 = 도요타 자동차가 일본에서의 판매 모델을 크게 바꾼다. 약 5천개의 기존 매장의 개혁 추진과 함께 정액제 및 카셰어링 서비스 등 새로운 판매 방식을 모색하고 나섰다. 변화의 배경에는 젊은이들의 자동차 이탈 현상인 ‘구루마 바나레(車離れ)’와 같은 소비자 의식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자율주행 등 기술 혁신에 따른 산업 구조의 변혁 역시 중요한 이유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와 관련해 자동차 업계에서 ‘만들어 파는 것’을 넘어 지속적인 데이터 수집을 통한 ‘부가 가치 창출’이 열쇠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스피드를 중시해서 고객이 원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해 나가겠습니다” 1일 기자회견에서 도요타 사토 야스히코(佐藤康彦) 전무는 5천개 판매점에서의 개혁을 강조했다. 일본자동차공업회에 따르면 독신자 가운데 차를 구입할 의향이 있는 사람은 불과 12%로 젊은 세대의 차에 대한 관심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다. 가계 조사에서는 자동차 관련 지출비가 2017년 약 20만 엔으로 지난 10년간 6천 엔 정도 줄어들었다. 반면 휴대전화 통신비는 35% 늘어난 약 10만엔으로 나타났다.

도쿄도내를 주행중인 도요타 자동차들 (사진=최지희기자)

일반 가정의 경우 자동차는 하루의 95%가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상태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IT 및 전자 결제의 보급으로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차를 사용하는 카 셰어링 서비스와 라이드 셰어링(승차 공유 서비스)이 가능해지면서 최근 소비자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이들 분야는 일본 뿐 아니라 공유 경제 활성화 및 차량 공유 문화 확산으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1990년에 780만 대였던 일본 내 신차 시장이 520만 대로 급락하면서 도요타는 새로운 수익원으로 서비스 사업의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카 셰어링과 관련해서는 2019년 안에 매장에서 결제 및 예약이 가능하도록 정비할 방침이다. 카 셰어 대표 기업인 파크 24의 차량 대수(약 2만 3천대)를 웃도는 최대 4만대의 자동차를 활용할 계획이다. 도요타는 파크24와 손잡고 주행 데이터를 통한 새로운 이동 서비스 개발을 검토 중이다.  

카 셰어링과 같은 새로운 서비스의 이용 증가로 인해 차를 구입하는 소비자가 줄어드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그럼에도 “기존 사업 만으로는 미래가 없다. 셰어를 통해 가동률이 올라가면 신차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 도요타 측의 판단이다. 

도쿄도내의 렉서스 전문 판매장. 도요타는 앞으로 전국 5천여 개 매장에서 특정 차종만이 아닌 다양한 차종을 함께 판매하는 등의 개혁 조치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사진=최지희기자)

한편 인공지능을 포함한 기술 혁신의 급성장으로 자율주행 자동차를 이용한 셰어 서비스도 가까운 미래로 다가왔다. 미국 구글계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회사 웨이모(Waymo)는 올해 안에 미국에서 일반 이용객을 대상으로 자율주행 자동차의 시험 셰어링 실시를 공언하기도 했다. 

이처럼 자동차가 ‘소유물’에서 ‘이용물’로 변화하게 되면 신차 시장에 의존해 온 자동차 업계의 사업 모델은 위협받을 수 밖에 없다. 첨단 기술로 무장한 구글 및 우버 등에 제품만을 제공하는 하청 형태로 전락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리스크도 존재한다. 

이러한 위험들이 등을 떠밀면서 세계 유수의 자동차 기업들 사이에서는 합종연횡이 가속화되고 있다. 혼다는 미국 제네럴 모터스 산하 자율주행 자회사와 자본 제휴를 맺었다. 10월 31일에는 미국 포드 모터와 독일의 폭스바겐이 전기 자동차와 자율주행 자동차 공동 개발을 교섭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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