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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의 물방울, 용의 눈동자···日브랜드 쌀 우후죽순 생겨나는 이유
은하의 물방울, 용의 눈동자···日브랜드 쌀 우후죽순 생겨나는 이유
브랜드 쌀 춘추전국시대 일본···소비자들에게 정착은 ‘아직’
  • 도쿄=최지희 기자
  • 승인 2018.11.01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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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프레스맨) 최지희기자 = “막 수확한 쌀 향기가 날 겁니다. 정미 과정을 거치면 더욱 고소한 냄새를 풍기죠”

도쿄도 치요다(千代田)구 코지마치(麹町)에 위치한 ‘쌀 마이스터 코지마치’의 후쿠시 슈죠(福士修三) 사장은 최근 가장 잘 나간다는 이와테(岩手)현 브랜드 쌀 ‘긴가노시즈쿠(은하의 물방물)’를 가리키며 말했다. 

매장 내에는 ‘긴가노시즈쿠’ 이외에도 약 20여종의 쌀이 봉투에 담겨 진열되어 있다. 브랜드의 종류가 많을 때는 50종을 넘길 때도 있다. 이 가운데서도 시선을 끄는 것이 기후(岐阜)현 오쿠히다(奥飛騨)의 ‘류노히토미(용의 눈동자)’다. 1킬로그램에 1, 350엔으로 다른 브랜드 쌀보다 2배 가량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니가타(新潟)현 우오누마(魚沼)시가 산지인 ‘고시히카리’와 같은 가격이다. 

도야마(富山)현에서 새롭게 출시된 브랜드 쌀 ‘후후후’의 광고가 도쿄 도심 전철역 안에 걸려있다. (사진=최지희기자)
도야마(富山)현에서 새롭게 출시된 브랜드 쌀 ‘후후후’의 광고가 도쿄 도심 전철역 안에 걸려있다. (사진=최지희기자)

도쿄신문에 따르면 브랜드 쌀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2009년부터다. 홋카이도(北海道)의 ‘유메피리카(‘꿈’과 ‘아름답다’라는 뜻의 아이누어가 합쳐진 말)’와 야마가타(山形)현의 ‘츠야히메(‘윤기’와 ‘공주’가 합쳐진 말)’가 지금까지 없던 맛과 식감으로 인기를 끄는데 성공했다. 그러자 다른 쌀 생산지역에서도 앞다퉈 브랜드 쌀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쌀 마이스터 코지마치’를 찾는 손님들은 다양한 브랜드 쌀이 가진 각각의 특징 등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듣고서 쌀을 사간다. 7분 도미, 5분 도미와 같이 쌀의 도정 방법까지 주문 가능하다. 이곳 매장과 거래하고 있는 곳은 약 300곳으로, 일반 고객도 200여명 정도 된다. 

바다건너 홍콩에서 찾아와 쌀을 사가는 경우도 있다. 후쿠시 씨는 도쿄신문에 “비싸도 맛있는 쌀은 재구매율이 높다. 우리 가게를 찾는 손님들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쌀을 원하는 분들이다. 쌀 자체를 좋아하고 즐기는 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일본 여배우 ‘논’ 씨가 모델로 활동 중인 브랜드 쌀 ‘긴가노시즈쿠(은하의 물방울)’ (이미지: ‘논’ 공식 사이트)
일본 여배우 ‘논’ 씨가 모델로 활동 중인 브랜드 쌀 ‘긴가노시즈쿠(은하의 물방울)’ (이미지: ‘논’ 공식 사이트)

그러나 정작 일반 소비자들이 쌀의 품종과 도정 방법까지 따지면서 구매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가격면을 보더라도 보통의 마트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코시히카리’는 5킬로그램에 2,000엔도 하지 않는다. 이보다 비싸면서 생소한 브랜드 쌀을 선뜻 구입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더욱 그렇다. 

“매일 먹는 것인 만큼 맛있는 것을 찾아 먹으려 한다. 여러 종류가 있어서 고를 수 있는 것은 좋지만 선택에 실패한 경우도 있다. 아무래도 처음 듣는 이름의 쌀을 고르는데 거부감이 있다” 
도쿄 분쿄(文京)구에 거주하는 주부는 남편과 초등학교 2학년, 4학년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그는 결국엔 이전부터 먹어오던 ‘코시히카리’에 손이 가고 만다고 했다. 

남편과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6학년 아들과 함께 도쿄 오타(大田)구에 사는 또다른 여성은 “가격만큼 맛도 있을 거라 생각해서 너무 싼 쌀은 사지 않지만, 그렇다고 비싸고 이름도 잘 모르는 쌀도 사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브랜드 쌀 가운데 ‘유메피리카’를 구입한 적은 있다. TV광고에서 접하기도 했고 맛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다. 하지만 결국엔 다시 ‘코시히카리’로 돌아왔다. 

새로운 브랜드 쌀들이 소비자에게 정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후쿠시 씨는 “새로 나온 브랜드 쌀을 찾는 소비자들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수요에 비해 생산은 과잉 양상을 띄고 있다. 양판점에 진열해 놓고 팔아도 쌀의 특징이나 맛이 설명되어 있지 않으면 장점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해 팔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장에서 브랜드 쌀을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이유에 대해 “안심할 수 있고 맛도 좋은 쌀에 대해 알게 되면 소비로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라고 말하며 기대감을 버리지 않았다. 

한편 현재 일본에서는 브랜드 쌀 춘추전국시대라 불릴 만큼 다양한 브랜드의 쌀들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쌀 농가들이 고품질 고가격의 쌀을 표방하게 된 배경에는 그칠 줄 모르는 쌀값 하락이 자리하고 있다. 쌀의 수요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높은 값을 매기지 않으면 농가의 경영이 갈수록 심각해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쌀값이 이대로 계속 떨어지면 농가를 떠나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일본의 쌀 생산은 벼랑 끝 상황에 내몰려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7분도미:쌀눈이 70% 정도 남게 하는 것으로 현미에 대한 중량이 95% 정도가 되도록 쓿은 것 
*5분도미:쌀눈이 거의 전부 남게 도정한 것으로서 현미에 대한 중량이 97% 정도 되도록 쓿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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