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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온천 딸린 별장이 단돈 '100엔'에 매물로 나온 사연
일본에서 온천 딸린 별장이 단돈 '100엔'에 매물로 나온 사연
  • 도쿄=윤이나 기자
  • 승인 2018.10.2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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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프레스맨) 윤이나기자 = 일본의 한 부동산 정보 사이트에 온천이 딸린 2층 짜리 별장의 가격이 단돈 '100엔'이라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다.

온천으로 유명한 시즈오카현(静岡県)의 별장 밀집 지역인 히가시이즈쵸(東伊豆町)에 위치한 이 건물은, 일본의 대형 부동산 정보사이트인 at home에서 0.01만엔, 즉 100엔에 공시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건물의 면적은 약 74㎡로, 주변 토지 (335㎡)까지 합하면 전체 넓이가 약 100평에 이른다. 지어진 지 44년이 되어 전체적으로 낡은 감은 있지만, 1, 2층에 각각 넓은 화실(和室)이 한 개씩 있고, 다이닝·키친과 온천시설까지 겸비하고 있다. 더군다나 온천시설에서는 시즈오카현의 앞바다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오션뷰까지 갖추고 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건물의 실제 거래가격은 100엔이 아니라 1엔이라는 것이다. 부동산 정보 사이트의 시스템상 최저 가격이 100엔으로 설정되어있어 그렇게 입력했을 뿐이라고 한다. 이처럼 별장으로서 손색없는 주변환경과 시설을 갖춘 물건을 1엔에 내놓은 이유는 무엇일까.

(좌)“사실 100엔이 아니라 1엔입니다”라고 인터뷰하는 부동산회사 관계자 / 출처=니혼테레비 뉴스화면 캡쳐 / (우)일본 부동산 정보 사이트 ‘at home’에 게재된 0.01만엔(100엔) 짜리 주택. 시스템 상 100엔으로 게재되었지만 실제 가격은 1엔이다 / 출처=at home 홈페이지 
(좌)“사실 100엔이 아니라 1엔입니다”라고 인터뷰하는 부동산회사 관계자 / 출처=니혼테레비 뉴스화면 캡쳐 / (우)일본 부동산 정보 사이트 ‘at home’에 게재된 0.01만엔(100엔) 짜리 주택. 시스템 상 100엔으로 게재되었지만 실제 가격은 1엔이다 / 출처=at home 홈페이지 

별장 소유자인 고이즈미 료(小泉 亮)씨는 파격적인 가격에 물건을 내놓은 이유에 대해 “건물의 유지·관리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이라고 말한다. 원래 이 별장은 고이즈미씨의 부모님이 구입한 것으로, 양친이 돌아가신 후 10여년 전에 고이즈미씨가 상속받았다. 고이즈미씨도 어린 시절의 많은 시간을 이 곳에서 지내 가능하면 계속 소유하고 싶었지만, 현재 살고있는 자기집을 관리하기도 벅찬 와중에 별장의 유지 관리비와 관련 세금 등으로 매월 약 2만 2천엔씩(한화로 약 20만원) 나가는 고정비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다고 한다. 

1엔 별장의 외관과 내부 모습 / 출처=at home 홈페이지
100엔 별장의 외관과 내부 모습 / 출처=at home 홈페이지
1엔 별장의 외관과 내부 모습 / 출처=at home 홈페이지
100엔 별장의 외관과 내부 모습 / 출처=at home 홈페이지
1엔 별장의 외관과 내부 모습 / 출처=at home 홈페이지
100엔 별장의 외관과 내부 모습 / 출처=at home 홈페이지

당초 200만엔(약 2000만원)에 집을 내놨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1엔까지 가격을 내린 상태. 그러나 수도, 온천 이용료, 리모델링비 등을 포함하면 결국 별장 매입 초기비용은 수 천만원 대에 이르러 아직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물건을 내놨지만 좀처럼 팔리지 않아 빈집이 늘어나는 사례는 특히 별장지가 밀집한 지역이나, 부모세대에게 물려받은 지은지 오래된 노후아파트와 맨션 등에서 두드러진다. 고이즈미씨처럼 집주인이 관리라도 하고 있는 경우는 그나마 나은 편으로, 관리조차 안 되어 흉가(凶家)처럼 변해가는 집도 많다. 이 같은 애물단지 부동산은, 업계에서 ‘패배자’라는 뜻의 ‘마케구미(負け組)’의 ‘負(부)’를 따, 부동산(不動産)이 아니라 ‘마케동산(負動産)’이라고 부른다.

2033년엔 전체 주택 중 빈 집의 비율이 30.4%에 이르러 3채중 1채가 빈 집일 것으로 예상된다. /  출처=노무라종합연구소
2033년엔 전체 주택 중 빈집의 비율이 30.4%에 이르러 3채중 1채가 빈 집일 것으로 예상된다. /  출처=노무라종합연구소

저출산 고령화로 빈 집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빈집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2033년엔 전체 주택 중 빈집의 비율이 30.4%에 이르러 3채중 1채가 빈 집일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정부가 빈집대책특별조치법을 제정하고, 2015년엔 마을·사람·일자리 재생 종합전략을 개정하는 등 단계적으로 대책마련을 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효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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