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폰 보급으로 ‘손에 안 묻는 과자’ 원해···제과업체 ‘원 핸드 스낵’ 개발

50여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생산 종료가 결정된 모리나가 제과의 ‘초코 후레이크’ (이미지=모리나가제과 홈페이지)

(도쿄=프레스맨) 최지희기자 = 일본을 대표하는 제과업체 모리나가(森永) 제과가 약 50여년간 판매해 온 ‘초코 후레이크’의 생산 종료를 결정했다. ‘초코 후레이크’는 콘플레이크에 초콜릿이 코팅된 과자로 심플하면서도 중독성 강한 맛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일본 국민 과자로 꼽히던 ‘초코 후레이크’의 생산 종료 소식이 알려지자 팬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몇 십년을 먹어왔지만 초콜릿이 손에 묻어 불편함을 느낀 적이 없다”

“초코 후레이크는 우유에 타서 먹는게 정석! 손에 묻는다고 없애다니 말도 안된다”

SNS상에서는 반 세기 동안 일본 국민들의 입을 즐겁게 해주던 과자를 더이상 맛볼 수 없게 됨을 아쉬워하는 글들이 줄줄이 올라와 있다. 일부 팬들은 사재기를 하기도 하고, 일본의 중고나라로 불리는 ‘메루카리(Mercari)’에는 두 배 이상의 가격으로 거래되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기도 하다.

특히 모리나가 제과 측이 ‘초코 후레이크’ 매출액 감소의 이유 중 하나로 제품을 먹으며 스마트 폰을 조작하기가 불편한 점을 이유로 들자 생산종료를 아쉬워 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모리나가 제과는 지난 달 28일 ‘초코 후레이크’ 등을 만드는 자회사 ‘모리나가 스낵 식품 공장’을 내년 12월 폐쇄하기로 하는 방침 등을 담은 생산 거점 재편안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초코 후레이크’의 생산이 내년 여름에 종료될 것임을 알렸다. 

모리나가 제과에 따르면 ‘초코 후레이크’는 원래 텔레비전 등을 보면서 먹는 ‘나가라 타베(ながら食べ・먹으면서 동시에 다른 일을 하는 것)’를 컨셉으로 1967년 등장했다. 홍보 담당자는 최근 판매 부진에 대해 아사히신문에 “스마트 폰을 보면서 먹는 사람들이 늘면서 손에 잘 묻는 초콜릿 제품을 피하게 된 것도 원인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담당자는 “초콜릿 품질을 개량해 잘 녹지 않는 점을 어필하거나 스틱형 상품을 출시한 적도 있지만 정착에 실패했다. 공장의 노후화 문제도 있어 생산 종료를 결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작년 메이지(明治)의 스낵 과자 ‘카루’가 전국에서 판매 종료를 알릴 때에도 ‘스마트폰 설’이 떠돈 바 있다. 

스낵 업체 ‘고이케야’에서 새롭게 출시한 ‘원 핸드 스낵’ 시리즈 (이미지=고이케야 홈페이지)

실제로 최근 제과 업체들은 ‘손에 묻지 않는 과자’를 잇따라 출시 중이다. 감자 스낵 업계의 강자 고이케야(湖池屋)는 올해부터 과자 봉지의 좁은 구멍을 통해 직접 입에 털어 넣을 수 있도록 감자 스낵을 스틱형으로 만든 ‘원 핸드(one hand) 스낵’ 시리즈를 발매했다. 

고이케야가 독자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소비자 여론조사에서도 “사보고 싶은 스낵 과자”를 묻는 질문에 “손에 묻지 않는 스낵”이라는 답변이 계속해서 상위에 올랐다. 홍보 담당자는 아사히에 “손이 지저분해지면 휴지가 필요해지고 그렇게 되면 먹을 수 있는 장소가 집 등으로 한정되고 만다. ‘원 핸드 스낵’의 개발은 게임과 스마트폰이 보급된 현 시대의 흐름이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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