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신문위원회 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
다섯명 중 1명은 70세 이상···폭발하는 日개호식품 시장
다섯명 중 1명은 70세 이상···폭발하는 日개호식품 시장
  • 도쿄=윤이나 기자
  • 승인 2018.10.01 11: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쿄=프레스맨) 윤이나기자 = 서(西)일본 폭우, 홋카이도 지진 등 잇따른 자연재해로 일본에선 뜻밖의 상품이 주목을 받고 있다. 아사히신문(朝日新聞)은 이 지난달 29일, 최근 일본에 대규모 자연재해가 잇따르면서 비상식량으로 일본농업협동조합(이하 JA: Japan Agricultural Cooperatives)의 ‘마시는 밥(飲めるご飯)’을 찾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농협이 개발한 ‘마시는 밥’ / 이미지출처=일본농업협동조합(Japan Agricultural Cooperatives)
일본 농협이 개발한 ‘마시는 밥’ / 이미지출처=일본농업협동조합(Japan Agricultural Cooperatives)

‘마시는 밥’은 JA북오사카(北大阪)의 주도로 개발돼, 열을 가하거나 물을 넣을 필요없이 간단히 영양섭취를 할 수 있는 곡물 캔 음료로 지난 8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쌀, 콩, 율무 등이 들어간 ‘마시는 밥’은 우리나라의 생식이나 미숫가루 음료와 비슷하지만 좀 더 걸쭉하다. JA북오사카는 ‘마시는 밥’과 같이 식사에 버금가는 칼로리를 함유한 마시는 타입의 영양음료는 음식물을 씹어 삼키는 능력이 부족한 고령자를 위한 개호식품으로서도 안성마춤이라며 판매 증가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일본은 전체 인구의 20%가 70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이다. 고령자가 될수록 씹거나 삼키는 능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개호식품 시장 규모는 점점 커지는 추세다. 야노경제연구소(矢野経済研究所)의 조사에 따르면, 거의 삼키는 음료나 마찬가지인 연하식(嚥下食), 음식물을 씹는 저작(咀嚼)능력이 약한 사람을 위한 부드러운 식사인 저작곤란자식(咀嚼困難者食), 그리고 개호예방식(介護予防食)으로 구성된 일본의 개호식품 시장은, 2017년 기준 전년대비 7.3% 증가한 668억엔 규모로, 2022년에는  831억엔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3년 507억엔에서 10년 만인 2022년엔 시장규모가 약 1.6배 커지는 셈이다.

그래픽출처=야노경제연구소 <br>注1: 메이커 출하기준<br>注2: 2017년도는 전망치, 2018년도이후는 예측치<br>注3: 연하식, 저작곤란자식, 개호예방식 모두 가공식품대상, 고령자시설이나 병원에 입소·입원자에게 제공되는 급식, 택배급식서비스에서 제공되는 도시락등의 조리품은 포함되지 않음.<br>
그래픽출처=야노경제연구소 
注1: 메이커 출하기준
注2: 2017년도는 전망치, 2018년도이후는 예측치
注3: 연하식, 저작곤란자식, 개호예방식 모두 가공식품대상, 고령자시설이나 병원에 입소·입원자에게 제공되는 급식, 택배급식서비스에서 제공되는 도시락등의 조리품은 포함되지 않음.

일본의 개호식은 1990년대부터 가공식품으로서 시중에 판매되기 시작했으나, 본격적으로 시장규모가 커지기 시작한것은 2000년 개호보험제도(우리나라의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 해당)의 실시로 민간기업들이 다수 시장에 참가한 이후부터다. 2002년에는 일본개호식품협의회가 발족하면서 각양각색이었던 개호식품의 통일규격인 ‘유니버셜 디자인 푸드 자주규격(UDF)’를 마련하게 된다. 이에 식품 제조사들은 규격에 따라, 식재료의 모양을 최대한 유지하되 고령자가 씹고 삼키는데 무리가 가지않도록 부드럽게 제조하는 기술력을 높이고, 저염식이 대부분인 개호식품으로 소비자의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는 맛의 개발에도 힘쓰게 된다. 

일본개호식품협의회의 개호식품 통일규격 UDF. 출처=일본개호식품협의회 홈페이지<br>
일본개호식품협의회의 개호식품 통일규격 UDF. 출처=일본개호식품협의회 홈페이지

2014년엔 농림수산성이 개호식품을 “스마일케어식(スマイルケア食)”이라는 별칭으로 명명해 식품 선택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개호식품은 이미 일상생활속에 깊숙히 침투한 상태다. 스마일케어식이라는 명칭은 고령화 사회에서 개호식품에 대한 어두운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가이드라인을 통해 음식섭취나 소화기능에 문제가 있는 경우 어떠한 식사가 적절한지를 정확히 알리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식품제조회사 ‘큐피’ 개호식품 종류. 겉보기엔 일반 레토르트 식품과 비슷하다. 출처: 큐피 홈페이지<br>
식품제조회사 ‘큐피’ 개호식품 종류. 겉보기엔 일반 레토르트 식품과 비슷하다. 출처: 큐피 홈페이지

이렇듯 고령자 선진국 일본이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마트나 편의점 등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유통체인에서는 아직 개호식품을 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개호식품은 개호보험을 적용받는 고령자(요개호인정자 要介護認定者)의 재택개호(재가서비스)시 배달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호보험 대상외인 일반 고령자들이 씹고 삼키기 부드러운 개호식품을 사려고 해도 시중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가 없다. 

때문에 개호식품의 소비확산을 위해선 질높고 맛좋은 개호식품을 만드는 식품제조회사의 노력 뿐 아니라, 제품을 판매할 유통사, 인허가를 담당하는 지자체 등과의 협업이 필수불가결하다. 아직은 개호보험 적용대상이 주 소비층이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개호식품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판매망이 넓어진다면, 일본 개호식품 시장은 기존 예상보다 한층 더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