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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치고도 몰랐다"···日, 75세이상 고령운전자 급증에 골머리 
"사람치고도 몰랐다"···日, 75세이상 고령운전자 급증에 골머리 
면허자주반납률 증가에도 후기고령운전자 10년새 2배 증가
고령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 사망자수 전체의 약 55% 차지
면허자주반납, 고령운전자표식 의무부착 등 대책마련분주
  • 도쿄=윤이나 기자
  • 승인 2018.09.24 0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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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프레스맨) 윤이나기자 = #1 지난 5월 가나가와현(神奈川県) 지가사키시(茅ヶ崎市)의 1호 국도에서 90세 여성이 운전하는 승용차가 교차로에서 보행자 4명을 치고 그 중 1명이 사망했다. 목격자에 의하면 사고 승용차는 이미 적색신호로 바뀐 교차로에 진입하면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통과하려 했다. 가해 운전자는 ‘적색 신호인줄은 알고 있었지만 보행자가 아직 길을 건너지 않고 있어서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2 지난 7월 가나가와현(神奈川県) 요코스가시(横須賀市)의 자동차전용도로인 인터체인지에서, 70세 남성이 운전하는 승용차가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차선 약 10km를 15분 동안이나 역주행해 마주오는 차량 7대와 충돌, 6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남성의 차량은 마주오는 차량과 충돌해 차 바퀴가 빠져 승용차가 주행불능 상태가 될 때까지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운전자 남성은 치매를 앓고 있었다고 한다. 

지난 17일 경로(敬老)의 날을 맞아 총무성이 조사한 인구추계에 따르면, 70세 이상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전체 인구의 20%를 넘었다. 즉 일본의 인구 5명 중 1명은 70세 이상인 셈이다. 인구구조상 고령 운전자가 늘 수 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고령자가 아닌 운전자나 일반 시민 입장에서는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고령운전자의 판단미스로 인한 교통사고 보도가 이어질 때마다 고령자의 운전 허가에 대한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 통계는 어떠할까. 일본 경찰청의 교통사망사고 통계에 의하면, 작년 65세 이상 고령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사망자 수는 2,020명으로 전체 교통사고사망자 수(3,694명)의 약 55%를 차지한다. 연간 추이로 보면 미미하게 감소하는 추세긴 하지만, 인구 10만명당 사망자수는 전연령층에 의한 교통사고 사망자 수의 2배나 된다. 특히 75세 이상의 후기고령자(後期高齢者)에 의한 교통사고사망자는 평균 7.7명으로, 75세 미만 운전자 평균 3.7명에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다. 

2017년 12월말의 운전면허보유자수로 산출 / 출처=일본 경찰청 교통국

문제는 일본의 인구구조상 75세 이상의 후기고령자의 운전면허 보유는 앞으로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75세 이상의 운전면허 보유자수는 10년 전 381만명에서 2017년 말엔 761만명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나 이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기준 일본의 7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인구의 약 13%인 1748만명이지만, 1946년~1950년 베이비 붐 시기에 태어난 이른바 ‘단카이(団塊) 세대’가 2030년경에 후기고령자가 되면서 75세 이상 인구는 2288만명까지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196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일본 고도성장기에 ‘마이카 붐’이 불면서 자가용 구입이 크게 늘었고, 사회분위기 또한 운전면허 취득을 적극 장려했기에, 특히나 단카이 세대는 그 전 세대에 비해 운전면허 보유율이 높은 편이다.

해당년 12월말 기준 운전면허보유자수 기준 / 출처=일본 경찰청 교통국

이러한 상황 속에 일본 당국은 고령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 발생을 줄이기 위해 각종 대책을 마련하는데 고심하고 있다. 일단 70세 이상 운전자는 차에 고령운전자 표식인 ‘단풍 마크’를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한다. 단풍 마크를 부착한 자동차를 추월하거나 차간거리를 좁혀 위협적으로 운전할 시 5만엔 이하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그리고 70세이상 운전자는 면허 갱신시, 3시간짜리 ‘고령자강습’을 따로 수강해야 하며, 75세 이상의 경우 먼저 ‘인지기능검사’에서 인지기능저하의 위험이 없다고 진단을 받아야 비로소 고령자강습을 수강할 수 있다.

70세 이상의 고령운전자는 승용차의 앞 뒤에 단풍 마크를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한다. / 이미지 출처=일본 경찰청 교통국 

또한 1998년 도입된 자신의 의사로 운전면허를 반납하는 ‘자주반납제도’를 활성화 시키기 위한 각종 혜택도 늘리고 있다. 운전면허를 반납한 고령자에게는 지자체의 레져시설이나 숙박업소, 음식점 이용시의 할인이나, 택시 이용요금 할인, 마트 배송료 무료 등의 혜택을 제공해 면허를 자주반납하도록 촉진하고 있다. 이에 75세 이상 고령운전자의 면허반납률은 2016년에 전년비 30.6% 증가, 2017년엔 56.1% 증가하는 등 일정 효과를 보고있다.

하지만 전체 고령운전자 수에 비하면 면허를 반납하는 고령자는 단 5%에 그치고 있다. 고령자들은 그 이유에 대해 ‘아직 운전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건강하다’, ‘혜택이 그다지 크지 않다’등이 있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차가 없으면 생활이 불편’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자가용이 없으면 편의점이나 마트, 병원, 관공서 등에 갈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각 지자체는 자가용을 대신할 마을의 ‘커뮤니티 버스’, 우리나라로 치면 소형 마을버스의 추가 운행과 노선을 늘리는 등, ‘사고위험이 높은 고령자가 운전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는’ 마을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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