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의식 높은 2030 세대 및 유럽 관광객에게 인기

(도쿄=프레스맨) 최지희기자 = 일본에서는 최근 친환경 숙박 시설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 및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이른바 ‘에코 호텔’이 새로운 숙박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에코 호텔’은 수건이나 침대 시트 교환 빈도를 줄이는 등의 기존의 한정된 방식에서 벗어나 호텔 인테리어에 재활용 가구를 사용하거나 폐플라스틱을 이용한 전력 생산에도 동참 중이다. 세계 곳곳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에 제한을 두는 등 환경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에코 호텔의 등장은 일본 숙박 업계에도 친환경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도쿄의 에코 호텔을 검색하다 이곳을 알게 됐다”  
독일에서 온 20대 남성 관광객 세 명은 도쿄역에서 멀지 않으면서 친환경 컨셉을 내세운 호텔 ‘키카(KIKKA)’에 머물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독일 국내 여행은 물론 해외 여행 시에도 숙소를 정할 때면 가능한 환경을 배려한 호텔을 우선 순위에 둔다고 했다. “같은 값이면 친환경 호텔이 좋지 않냐”며 주변 지인들에게도 도쿄의 에코 호텔을 추천해 줄 생각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도쿄도 치요다구에 올해 8월 오픈한 호텔 ‘키카’. (사진=최지희기자ⓒ프레스맨)

올해 8월에 도쿄 치요다(千代田) 구에 문을 연 호텔 ‘키카’는 콘크리트 건물들 사이에 위치해 있지만 내부 인테리어의 대부분에 목재를 사용해 도심 속 갑갑함을 최대한 줄이려고 애썼다. 반면 외부 벽면은 이전 건물의 느낌을 그대로 보존해 자연스러움을 살렸다. 객실에 비치된 침대는 오래된 일본 가옥에서 쓰던 자재를 재활용해 만들었다. 

호텔에서 제공되는 식사의 식단은 음식물을 최대한 남기지 않는 방법으로 짰다. 또한 이곳에서 주먹밥을 사먹으며 지불한 돈의 일부는 아프리카 지역 어린이들에게 기부금으로 쓰이기도 한다. 호텔 관계자는 “주말이면 객실이 꽉 찰 만큼 20대에서 30대 젊은 층 숙박객들에게 인기”라고 설명했다.

객실 침대 모습. 오래된 일본 가옥에서 쓰던 자재를 재활용해 만들었다. (출처= ‘키카’ 홈페이지)
호텔 ‘키카’의 식당 겸 카페의 모습. 요리에 사용되는 식재료는 최대한 버려지는 것이 없도록 식단을 짜서 운영하고 있다. (출처= ‘키카’ 홈페이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사용 후 휴지통으로 향하는 칫솔로 전기를 생산하는데 이용하는 호텔도 등장했다. 도큐 호텔이 6월 가와사키(川崎) 시에 개업한 ‘가와사키 킹 스카이 프론트 도큐 REI 호텔’에서는 칫솔 등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을 인근 공장에 제공하고 있다. 공장에서는 이러한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하여 제조한 수소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해당 호텔의 경우 전체 소비전력 가운데 30%를 이러한 방법으로 조달하고 있다. 

도쿄 시부야(渋谷)에 위치한 트렁크(TRUNK) 호텔은 못쓰게 된 자전거 부품을 이용해 새롭게 탄생한 자전거를 숙박객들에게 빌려주는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호텔 바에서는 플라스틱 빨대 대신 파스타로 만든 빨대를 제공하는 한편, 실내용 슬리퍼는 한번 쓰고 버리지 않도록 비치 샌들을 구비해 숙박객들이 집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이러한 비치 샌들 역시 재활용 제품이다. 트렁크 호텔의 이같은 시도는 친환경 의식이 강한 유럽 관광객들로부터 특히 지지를 받고 있다. 

조사회사 ‘인테지 리서치(intage research)에 따르면 최근에는 에코백 사용과 같이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기존의 환경 대책에서 나아가 외출 시에도 친환경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숙박 업계를 비롯해 환경을 생각하는 상품 및 서비스는 일본 내에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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