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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추억의 무선 호출기 ‘삐삐’가 주목받는 이유
일본에서 추억의 무선 호출기 ‘삐삐’가 주목받는 이유
폭우 등 재해 발생시 맹활약···전국 30여개 지자체에서 도입 중
  • 도쿄=최지희 기자
  • 승인 2018.09.05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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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프레스맨) 최지희기자 = 제21호 태풍 ‘제비’가 일본에 상륙하면서 또 다시 열도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일본은 올 여름 들어 서일본 호우로 인한 막대한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태풍과 폭우로 인해 기록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특히 대피 안내 방송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안전 지역으로의 피난이 늦어 다수의 인명이 희생되면서 폭우 발생 시 방재행정무선(방재 정보 공유를 위해 구축한 무선망) 방송만으로는 정보 전달이 어렵다는 점이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1990년대 간편한 통신 수단으로 시대를 풍미한 무선 호출기 ‘포켓벨(삐삐)’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고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포켓벨파’라고 불리는 특유의 전파가 건물 안까지 전달되기 쉬운 특성을 갖고 있어, 일본의 각 지역 지자체들은 재해 발생 시 포켓벨을 이용한 원활한 정보 전달에 기대를 걸고 있다. 

1990년대 무선 통신수단으로 널리 보급되던 일본의 포켓벨(삐삐) (출처: 도쿄 텔레메시지 홈페이지)
1990년대 무선 통신수단으로 널리 보급되던 일본의 포켓벨(삐삐) (출처: 도쿄 텔레메시지 홈페이지)

“피난하십시오!”

오카야마(岡山) 현 다카하시(高梁) 시 빗츄(備中) 마을의 어느 민가. 방 안에 놓인 단말기의 램프에 빨간 불이 들어오더니 긴급 방송이 큰 소리로 흘러나왔다. 마을 안팎을 달리며 방송하는 홍보 차량의 피난 안내 메시지는 폭우 소리에 묻혀 전혀 들리지 않았다. 

다카하시 시는 2017년부터 포켓벨파 호별 수신기 대여를 시작해오고 있다. 시의 담당자에 따르면 올해 7월 서일본 호우 발생 시 주민들로부터 재해 정보 방송이 수신되지 않았다는 지적은 없었으며, “피난에 큰 도움이 됐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

2017년 규슈(九州) 북부 호우 당시 피해를 입은 오이타(大分) 현 히타(日田) 시도 “실외 스피커 방송은 잘 들리지 않는다”는 의견을 다수 접수하고 포켓벨파 수신기 활용을 검토 중이다.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지 않은 고령자들도 다수 있어 방재 알림 메일만으로는 불충분한 점 역시 포켓벨파 수신기 도입의 배경이 되고 있다. 

일본 국내에서 유일하게 포켓벨파를 이용한 방재 무선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도쿄 텔레메시지’에 따르면 포켓벨파의 경우 방재행정무선 보다 파장이 짧아 건물 안으로 쉽게 전달된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수신기가 문자 정보를 전달받는 다는 점에서 과거 사용되던 포켓벨과 원리가 같지만, 음성으로 변환되어 메시지를 읽어 주는 기능을 장착하고 있다. 

‘포켓벨파’를 이용한 라디오 기능 탑재 호별 수신기 (출처: 도쿄 텔레메시지 홈페이지)

방재행정무선은 인접한 지자체와의 전파 간섭을 피하기 위해 출력에 제한을 둘 수 밖에 없는 반면, 포켓벨파는 제한없이 높은 출력으로 송신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로 인해 적은 수의 송신 설비로도 넓은 지역을 커버할 수 있게 된다. 

‘도쿄 텔레메시지’의 방재 무선 시스템은 5년 전부터 확산되기 시작해 약 30여개의 지자체에서 채용하고 있다. 현재까지 수주한 호별 수신기 수는 약 17만대에 이른다. 세이노 히데토시(清野英俊) 사장은 한 때 140만대에 달하던 점유율을 자랑하던 포켓벨 전성기 시대를 넘어설 지도 모른다는 예상을 내놨다.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에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일본 전역에 걸쳐 확산시키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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