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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는 없지만 이것은 있다?···日폐교 수족관 한달에 만명 찾는 까닭
돌고래는 없지만 이것은 있다?···日폐교 수족관 한달에 만명 찾는 까닭
12년 전 폐교한 고치현 시골 마을 초등학교, 인기 수족관으로 탈바꿈
  • 도쿄=최지희 기자
  • 승인 2018.08.1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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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관의 스타 돌고래가 없어도 한 달에 입장자 수 만명을 넘긴 수족관이 있다. 12년 전 문을 닫은 초등학교 건물을 활용해 올 봄 고치 현 무로토 시 (高知県室戸市)에 오픈한 ‘무로토 폐교 수족관’이 그 주인공이다. 산케이신문은 시골 마을의 작은 수족관인 이곳에 연일 견학 예약과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무로토 폐교 수족관이 위치한 곳은 태평양을 마주보며 남국의 햇살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다만 인근에 드문드문 남은 민가 몇 채가 폐교의 이유를 짐작케 한다. 과거 시립 초등학교였던 이곳은 12년 전 학생 수 감소로 폐교됐다. 그런데 무로토시가 지역활성화 차원에서 이곳을 수족관으로 활용하기로 결정했고, 올 봄 학교 외관을 살려 새롭게 단장한 수족관은 다시금 활기에 차 있다. 

12년전 폐교한 초등학교가 올해 4월 ‘무로토 폐교 수족관’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출처: 무로토 폐교 수족관 트위터)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왼편에 자리한 신발장에는 신발대신 이과 실험에 사용되는 기구들이 놓여져 있다. 교과 내용으로 채워졌던 칠판에는 수족관 일정이 단정히 적혀 있고, 직원실은 관장실로 사용되고 있다. 초등학교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리기 위해 비품들은 인근 학교에서 직접 구해왔다. 

건물 2층에는 교실로 쓰였던 공간에 직경 3미터가 넘는 원형 수조가 세 개가 놓여있다. 복도를 따라 늘어선 수조들 역시 관람객들을 반긴다. 수조 안을 활기차게 헤엄치는 약 50여종 천 마리 가량의 바다 생물들은 대부분 무로토 시 인근에서 잡은 물고기와 바다거북들이다. 

무로토 폐교 수족관에는 돌고래는 없다. 대신 수족관 직원들이 직접 땀 흘려 잡은 수백 마리의 고등어 무리와 인근 어부들이 잡아준 4종류의 바다 거북 등 무로토 지역의 생물들을 마음껏 가까이서 즐길 수 있다. (출처: 무로토 폐교 수족관 트위터)
무로토 폐교 수족관의 최대 규모 수조는 야외 수영장을 활용한 폭 25미터 대형 수조다. 이곳에서는 유유히 헤엄쳐 다니는 바다거북을 만날 수 있다. (출처: 무로토 폐교 수족관 트위터)

무로토 폐교 수족관의 물고기들은 주민들과 수족관 직원들이 직접 바다에서 잡아 올린 것들로 이뤄져 있다. 돌고래나 고래상어와 같은 인기 스타는 없지만, 고등어와 줄무늬 전갱이들이 힘차게 헤엄치는 박력있는 모습에 아이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건물 밖의 25미터짜리 수영장에서는 바다거북들이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을 즐길 수 있다.

도서실로 쓰였던 3층에는 바다와 물고기에 관한 책들과 마을 선어점(鮮魚店)이 제공한 밍크고래 뼈를 직원들이 직접 조립해 표본으로 전시해뒀다. 물고기에 대해 학습할 수 있는 곳으로 활용하고도 남는 공간에는 시력검사와 신체측정 기구를 두어 학교의 느낌을 구석구석 살렸다. 

도서실로 쓰였던 3층에는 바다와 물고기에 관한 책들과 마을 선어점(鮮魚店)이 제공한 밍크고래 뼈를 직원들이 직접 조립해 표본으로 전시해뒀다. (출처: 무로토 폐교 수족관 트위터)

무로토 폐교 수족관의 관장은 “얼마나 사람들이 찾을지 불안했지만 골든위크를 정점으로 방문객들이 늘었다”고 밝혔다. 관장은 “돌고래와 같은 스타는 없지만 여기에선 (인기 수족관이라면 그냥 지나치기 마련인) 조연 물고기들과 한껏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또한 어르신들의 경우 학교를 찾아 추억에 잠길 수 있어 다양한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돌고래는 없지만 폐교가 가진 향수와 마을 수족관의 친근한 매력이 인기 수족관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함을 선사하는 셈이다. 

한편 일본에서는 최근 저출산 고령화의 가속화에 따라 지방에서 빈집과 폐교가 속출하면서 정부가 나서 이들의 용도 변경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지역 활성화를 위한 자원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주요 관광지에 숙박 시설이 부족한 부분을 폐교 재단장을 통해 일부 해결하고 있기도 하다. 이밖에도 시간의 흐름을 눈으로 느낄 수 있도록 오래된 외관을 살린 카페와 아트 갤러리 등도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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