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중심으로 도산 급증···경영 환경 악화일로
[프레스맨] ‘초코렛 케이크, 애플파이, 소고기 덮밥, 햄버거 스테이크, 라면…’
식사류부터 디저트까지 갖가지 음식들이 망라된 메뉴만 보면 패밀리 레스토랑에 온 듯한 착각이 든다. 요즘 일본의 회전초밥집에는 ‘없는 메뉴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년 전부터 시작된 회전초밥집의 ‘패밀리 레스토랑화’는 지금은 트렌드라 불릴 만큼 대부분의 대형 스시 체인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반면 저렴한 가격과 함께 다양한 메뉴들을 앞세운 대형 체인의 공세에 회전초밥 업계의 경쟁은 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도쿄상공리서치(TSR)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7월까지 회전초밥집을 경영하는 회사의 도산 건수는 모두 6건(전년동기 1건) 발생했다. 이러한 추세로 볼 때 과거 10년 동안 연간 최다 도산이 발생했던 2016년의 7건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회전초밥집은 일본의 경기 침체 장기화 속에서 100엔(한화 약 1,010원) 스시 등이 성공을 거두면서 급속히 확대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어획량 감소로 인한 원가 급등, 일손 부족, 소비자의 실질 임금 침체와 같은 요인이 겹치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경영 환경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도쿄상공리서치는 회전초밥집 도산 증가 요인으로 우선 타 음식업에 비해 벨트 컨베이어와 주문용 터치 판넬 설치 등 초기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점을 꼽았다. 선행투자형 산업의 특성상 고객 회전율을 계속해서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대형 스시 체인들이 점포 수를 잇달아 늘리면서 동종업계간 경쟁이 심해졌다.
또한 음식업 가운데서도 원가율이 높은 비지니스 모델인 탓에 최근 어획량 감소에 따른 가격 급등이 치명타가 되고 있다. 여기에 일손 부족에 따른 직원 임금 상승이 더해졌지만 비용 상승분을 흡수할 만큼의 가격 책정이 어려운 상태다. 식재료 가운데는 수입해 들어오는 것이 많아 환율 변동의 영향도 큰 편이다. 엔저(円低) 기조 장기화가 기업의 기초 체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가세했다.
그간 외식산업 전체의 실적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와중에서도 회전초밥 업계는 꾸준한 성장을 이어온 음식업으로 손꼽혀왔다. 하지만 시장 확대를 견인해온 대형 체인들의 출점 공세로 대기업의 과점 현상이 심화하면서, 결국 경쟁력이 약한 중소 회전초밥집이 계속해서 문을 닫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관계자는 “업계 재편이 더욱 가속화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원가 상승과 일손 부족 등의 경영 과제를 해소하기 위한 출구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지방 및 중소 회전초밥집의 향방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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