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숙박취소객만 30만명···숙박 할인 캠페인 등 지자체 대책마련 고심

지난달 초 서일본 지역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우로 일본의 관광산업이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피해가 컸던 오카야마현(岡山県), 히로시마현(広島県), 에히메현(愛媛県) 세 지역은 폭우 이후 관광객의 숙박 취소 요청이 30만건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사히신문(朝日新聞)에 따르면 7월에 발생한 관광객의 숙박 취소 요청은 히로시마현이 18만 건, 오카야마현 11만 건, 아이치현 7만 건으로, 이로 인한 관광산업 피해액은 약 55억엔 이상 발생할 것으로 보고있다. 폭우로 인한 피해가 수습되려면 장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8, 9월에도 숙박 취소 요청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많은 숙박 취소객이 발생한 히로시마현은 지난 46년간 개최해왔던 미야지마(宮島)의 수중불꽃놀이를 사상 처음으로 중지하기로 했다. 세계유산 이쓰쿠시마신사(厳島神社)가 자리한 미야지마는 매년 여름이면 국내외에서 30만 여명의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당장 이 달 25일 개최 예정이었던 불꽃놀이가 취소됨에 따라 이미 제작된 5,000여개의 불꽃이 폐기될 처지인데다 제작비용까지 고스란히 지자체가 떠안게 됐다. 이외에도 미야지마행 페리 탑승객이 예년에 비해 30% 감소하고, 미야지마내 호텔 예약 취소건수도 급증하는 등 관련 피해가 줄을 잇고 있다.

히로시마현의 관광명소로,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미야지마(宮島)의 이쓰쿠시마(厳島)신사(사진=히로시마관광나비)
히로시마현의 관광명소로,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미야지마(宮島)의 이쓰쿠시마(厳島)신사(사진=히로시마관광나비)

폭우로 인한 관광피해는 주변의 유명 관광지까지 확산되고 있다. 오카야마현에 따르면, 운하로 유명한 구라시키미관지구(倉敷美観地区)의 관광버스 이용객이 전년대비 55% 감소했고, 일본 3대 정원중 하나인 고라쿠엔(後楽園) 입장객수가 37% 감소하는 등 최근 들어 예년처럼 손님들로 북적대던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폭우로 인한 관광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히로시마현, 오카야마현, 에히메현 등 3개 현은 합동으로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되돌리기 위해 정부를 상대로 지원대책을 요청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때 규슈지역 숙박이나 투어상품을 최대 70% 할인해줬던 '규슈 부흥할인(九州ふっこう割)' 캠페인에 정부가 지원금을 제공했던 것과 같은 형태의 대책을 요청할 예정이다.

정부의 지원대책 요청외에도 지자체별로 독자적인 숙박 할인 캠페인을 벌이는 등 여름 휴가 성수기 시즌의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한창이다. 오카야마현은 현내의 료칸이나 호텔 숙박요금을 5,000엔 할인해 주는 서비스를 8월 3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숙박 예약 사이트인 ‘라쿠텐 트래블(楽天トラベル)’과 ‘쟈란넷(じゃらんnet)’을 통해 예약을 진행할 경우 할인 쿠폰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며, 사용조건은 성인 2명 이상, 숙박 요금 1만엔 이상이다. 이 서비스는 9월 29일까지 시행한다.

오카야마현 이바라기 류타(伊原木隆太) 지사는 “폭우 피해지역을 찾아 관광하는 것이 폐가 되지 않을까 염려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오히려 이들 지역에 와주는 것이 넓은 의미로 피해복구에 도움이 된다”며 관광객들이 다시 찾아와 줄 것을 호소했다.

오카야마의 관광명소인 고라쿠엔(後楽園). 일본의 3대 정원 중 하나로 1687년 착공하여 1700년에 완공되었다. 총면적은 133,000m²으로, 도쿄돔의 약 3.5배 (사진=오카야마현 홈페이지)
오카야마의 관광명소인 고라쿠엔(後楽園). 일본의 3대 정원 중 하나로 1687년 착공하여 1700년에 완공되었다. 총면적은 133,000m²으로, 도쿄돔의 약 3.5배 (사진=오카야마현 홈페이지)

한편 일본에서는 지난 7월 초, 여름 한 달 평균강수량의 두 배 이상에 해당하는 1,800mm의 비가 불과 3, 4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걸쳐 서일본지역에 집중적으로 쏟아지면서 침수, 산사태, 하천범람 등 각종 자연재해가 발생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사망자 220명, 실종자 9명 등 305명의 인명피해와  2만 8백여명의 이재민, 2천억엔 이상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그 외에도 도로와 철도, 전력 등 기반시설 붕괴와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까지 감안하면 피해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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