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흥청, 동북 6현에 성소수자 여행객 대상 상품 개발 독려

일본 부흥청이 동북 6현의 방일 외국인 관광객 유치 일환으로 성소수자(LGBT) 여행객을 위한 여행 상품 개발에 발벗고 나섰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방일 여행객이 늘고 있는 일본은 성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LGBT 투어리즘’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으로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북 6현은 LGBT 투어리즘을 통해 반전을 꾀할 생각이다.

LGBT 투어리즘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7천만명 이상으로, 액수로 환산하면 약 2,020억 달러(약 230조원) 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동북 6현이 이들을 위한 관광지로 평가받게 되면 성소수자 커뮤니티 등에서 입소문을 타고 정보가 확산되기 쉽다는 점에 착목했다. 현재는 숙박 사업자 및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성소수자 여행객을 받아들이기 위한 세미나 및 모니터링 등을 실시중이다.

동북 6현에서 열린 LGBT투어리즘 세미나에는 120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사진은 후쿠시마현 고오리야마(郡山) 시에서 열린 세미나 모습(출처: 주식회사 아웃 재팬 홈페이지)

지지통신에 따르면 지난 해 전국 외국인 숙박자수는 약 7,190만명으로 동일본대지진 이전인 2010년에 비해 3배 넘게 증가했다. 이에 반해 동북 6현에서는2배 정도 늘어나는데 그쳤다. 부흥청은 동북 6현의 방일객을 늘리기 위한 사업을 2016년부터 전개해오고 있는데, 2018년 들어 테마별로 선정한 10건 가운데 하나가 바로 성소수자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사업이다. 

부흥청은 성소수자들이 여행지에서 불편함없이 지낼 수 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들을 ‘부정적 시선으로 맞이하지 않는 것’을 중요하게 봤다. 이를 위해 세미나를 열어 성소수자들에 대한 기본 지식 및 시장 규모 등에 대한 정보 제공과 함께, ‘동성 커플의 호텔 결혼식’ 등 구체적인 마케팅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일본의 한 호텔에서 실시한 성소수자 여행객들만을 대상으로 한 스키 투어.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아 재방문객을 비롯해 해마다 여행객이 증가중이다. (출처: 주식회사 아웃 재팬 홈페이지)

이 밖에도 동북 지역 관광지를 ‘모니터 투어’하거나 성소수자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숙박 시설 체험에 나설 계획이다. 전용 홈페이지 개설 및 성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잡지에도 광고를 내어 동북 지역의 매력을 홍보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부흥청 관계자는 “LGBT 투어리즘이 동북 지역에 정착해 비즈니스 모델로서 전개될 수 있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ITB 베를린이 2014년 발표한 조사(LGBT Tourism & Hospitality ITB Academy 2014)에 따르면 성소수자 여행객들이 여행지 선정 시 고려하는 요소 1위가 온화한 기후이며, 그 뒤를 미술관 및 유적 답사 등의 체험 활동이나 식사 등이 잇고 있어 일반 여행객들의 선호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성소수자들은 자신들에 대한 차별적 시선이 없는 안전한 곳을 여행지 선정의 중요 고려 사항으로 꼽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들을 여행지에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LGBT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가진 여행지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동북6현: 아오모리(青森), 아키타(秋田), 이와테(岩手), 미야기(宮城), 후쿠시마(福島), 야마가타(山形)
*부흥청: 동일본 대지진의 부흥을 목적으로 기간을 정하여 설치된 일본 정부 기관. 지진 10주년인 2021년까지 한정적으로 활동한 후 해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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