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포기하지 마세요”, 혼다 방문에 학생들 감격

일본 축구 국가대표 선수이자 지난 러시아 월드컵에서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맹활약한 혼다 게이스케(本田圭佑) 선수가 소신 있는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9일, 혼다 선수가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하마(橫浜)시의 조선학교를 깜짝 방문해 학생들을 응원한 것이다. 한일 양국 네티즌들은 “정치적 이념을 넘어선 그의 결단이 멋지다”, “축구만 잘하는 게 아니라 생각도 바르다”며 극찬을 이어가고 있다.

7월 19일, 혼다 선수가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의 조선학교를 깜짝 방문해 학생들을 응원했다. (출처=가나가와 조선중고급학교 공식 페이스북)
혼다 선수와 기념 촬영을 하는 학생들 (출처=가나가와 조선중고급학교 공식 페이스북)

20일 가나가와 조선중고급학교는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특별한 하루’라는 멘트를 시작으로 혼다가 전날 요코하마시에 위치한 조선중고급학교와 조선초급학교를 찾아 학생들과 함께 한 소식을 알렸다. 조선학교 측에 따르면 혼다 선수의 조선학교 방문은 한국 K리그에서 활약한 바 있는 재일동포 축구선수 안영학과의 인연으로 성사됐다. 혼다는 2005년 J리그 나고야 그램퍼스에서 ‘형님’이라고 부르며 따르던 안영학과 함께 한솥밥을 먹은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체육관에 모여 있던 학생들은 혼다 선수가 등장하기 전까지 그가 찾아오리라는 사실을 예상도 하지 못했다. 혼다가 체육관으로 발을 내딛자 눈을 동그랗게 뜬 학생들의 박수와 함성이 끊이질 않았다. 곧이어 안영학과 함께 가진 학생들과의 대화 시간에 혼다는 “꿈을 가질 것. 꿈을 잊지 않을 것. 꿈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용기의 말을 전했다. 학생들은 혼다의 한마디 한마디에 환호성으로 답하며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방명록에는 안영학 선수가 “꿈은 이루어진다”, 혼다 선수가 “친구”라고 적고 사인을 했다.

혼다 선수의 조선학교 방문은 한국 K리그에서 활약한 바 있는 재일동포 축구선수 안영학과의 인연으로 성사됐다. 안영학과 함께 학생들과의 대담 시간을 갖고 있는 혼다  (출처=가나가와 조선중고급학교 공식 페이스북)
혼다 선수의 말에 귀 기울이는 학생들 (출처=가나가와 조선중고급학교 공식 페이스북)

혼다는 올해 4월 27일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자 5월 5일 트위터에 회담 사진과 함께 “조금 늦었지만 훌륭하고 역사적인 첫걸음. 많은 한국인과 북한 친구들이여, 정말 축하합니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북미정상회담 실현이 불투명했던 5월 25일에는 회담 중지를 보도한 기사를 리트윗하기도 하는 등 남북 및 북미관계 개선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보여왔다. 

특히 이번 방문은 고베(神戸)에 위치한 조선학교 학생이 북한으로 수학여행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산 기념품 등을 일본 세관에 몰수당한 사건이 발생한 직후였던 터라 일본에서 더욱 주목 받았다. 7월 4일에는 북한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이 이에 대해 ‘적대 행위’라며 비난하는 논평을 싣기도 했다.  

한편 이들 조선학교 및 조선학교 학생들에 대한 차별 문제는 끊이지 않고 이어져오고 있다. 조선학교에 대한 보조금은 1970년대부터 각 지자체의 판단에 의해 이뤄져오고 있는데, 문부과학성의 2017년 조사에 따르면 조선학교가 있는 28개 광역지자체 중 조선학교에 보조금을 지급한 곳은 14곳뿐이다. 일본 정부와 자민당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일본인 납치문제를 배경으로 지자체에 보조금 지급을 중단할 것을 압박한 데 따른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루어진 혼다 선수의 ‘소신 있는 행보’는 따뜻한 울림이 되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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