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48' 포스터 (이미지=프로듀스48 공식홈페이지)
'프로듀스48' 포스터 (이미지=프로듀스48 공식홈페이지)

요즘 방영되고 있는 ‘프로듀스 48’은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한국의 엠넷과 일본의 위성방송 BS 스카파를 통해 매주 금요일 밤 11시에 동시 방영되는 ‘프로듀스 48’는 4회가 방송된 지난 6일 일본 TV 정보지 ‘THE TELEVISION’이 발표하는 시청열(視聽熱)지수에서 일간 버라이어트 부문 1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몰이가 한창이다.

2018년 ‘프로듀스 48’은 국민이 직접 아이돌 데뷔멤버를 선발하는 한국 ‘프로듀스 101 시스템’과 일본 최고의 프로듀서 아키모토 야스시의 ‘만나러 갈 수 있는 아이돌’ 컨셉 'AKB 48 시스템'이 결합된 프로젝트 프로그램이다.

‘한일 양국의 시청자와 음악 팬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 꿈을 향해 도전하는 이들에게 글로벌 무대로의 발판을 만들어주기 위해’ 기획된 이 프로그램은 기존 방식에서 한층 업그레이드 되어 볼거리가 풍성하다는 점에서 시선을 끄는데 일단 성공했다.

문제는 한국과 일본의 아이돌 데뷔시스템 자체가 달라 평가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한국 아이돌은 국내 음반시장이 작아 애초에 수출형 위주의 아이돌을 뽑아 데뷔시키는 만큼 연습생 시절을 충분히 거치면서 기본기(보컬, 댄스, 언어 등)가 충분히 다져진 상태로 ‘프로듀스 48’에 지원한 상태이지만, 일본의 경우는 내수시장이 크고 활성화되어 있어 가능성만으로 데뷔시킨 후 그 성장과정을 함께 지켜보는 시스템으로 이미 데뷔한 아이돌인데도 불구하고 한국 연습생보다 실력이 월등히 떨어지는 참가자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한일 양국 사람들이 가진 아이돌 이미지에 대한 환상이 다르다는 점도 평가기준을 모호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한국은 만능엔터테이너인데 비해 일본은 귀여움을 추구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평가기준이 다른 만큼 1회부터 각 분야 트레이너들이 참가자들의 개인기를 보고 A에서 F까지 평가하는 레벨테스트에서 몇몇 참가자들 제외한 대다수 일본 참가자들이 D,F 등급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모순을 보였다.

물론 시청자들(국민 프로듀서)의 선택으로 결정되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전문가의 평가와 대중적 관심의 차이점로 인해 실력적인 면이 월등한데도 선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던 만큼 매력만 어필된다면 크게 문제되지 않을 수도 있다.

오히려 I.O.I 걸그룹과 워너원 보이그룹을 데뷔시키는데 성공했음에도 방송 기간 내내 ‘악마의 편집’이라는 오명이 수식어처럼 따라 붙을 만큼 1-2회 차에 ‘PD 픽’에 선택받지 못하면 데뷔 조에 들어가기 힘든 구조가 더 문제일 수 있다. ‘PD 픽’에 따라 출연자들의 방영 비중 편차가 지나치게 크기 때문이다.

평가기준의 모호함과 방영 비중 편차라는 '프로듀스 48'의 태생적 모순을 편집의 힘으로 평준화시키려 했음인지 팀 배틀 평가가 방영된 3,4회에서는 유독 일본 참가자들의 성장기와 언어소통이 어려운 한일 친구들 간의 갈등 구조와 화합과정을 매 팀 마다 보여주는 것에 할애했다. 그래서인지 한국 연습생들이 가르쳐주느라 더 노력했음에도 결과적으로 눈물샘을 터뜨린 일본 참가자들이 상위권에 많이 포진된 상태다.

열혈시청자를 자청하는 안모양(18, 하계동)은 “어쩌다 한 팀 정도면 ‘아 저 친구 참 노력을 많이 했구나!’ ‘얼마나 힘들었을까?’ 감동했겠지만 모든 팀에 적용된 감동신화는 억지로 쥐어짠 방송이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고 말한다.

시도 자체는 새롭고 혁신적이다. 감동과 재미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실력은 기본이고 매력과 끼란 재능도 따라붙어야 한다. 국민 프로듀서들의 픽 또한 외모뿐만 아니라 심층적 내면까지 꿰뚫어볼 수 있는 현명한 선택을 하도록 ‘PD 픽’이 아닌 객관적인 방송을 선보여야 그에 걸맞는 픽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일 양국 참가자들이 서로의 언어를 배우고 화합하며 실력도 향상되고 ‘글로벌 아이돌’의 꿈을 향해 한 발짝 다가서며 그 과정 과정을 즐기는 시간이 개개인에게 성장의 밑걸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박모씨(25, 방배동)의 말은 너무 어려운 주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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