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워크 중심의 생활 패턴 변화·스타일리쉬한 패키지가 인기 배경

일본에선 지금 ‘페트병 커피’의 인기가 뜨겁다. 본격적으로 접어든 무더위와 함께 수요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대형 마트 및 비교적 큰 규모의 편의점에서는 음료냉장고 한 칸의 대부분을 페트병 커피로 채울 만큼 히트 중이다. 반면 ‘캔 커피’는 상대적으로 시선이 잘 닿지 않는 냉장고의 가장 윗줄로 밀려났다. 

일본 경제전문잡지 다이아몬드(DIAMOND) 온라인에 따르면 페트병 커피의 인기를 가져온 선두주자는 산토리 식품 인터내셔널이 작년 4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크래프트 보스(CRAFT BOSS)’다. 크래프트 보스는 판매 개시 1년 만에 1500만개를 돌파하면서 히트 상품으로 등극했다.

페트병 커피의 선두주자인 산토리의 ‘크래프트 커피’ 3종과 후발주자들. 음료 업계들이 앞다퉈 페트병 커피를 출시중이다. (사진=최지희기자)

업계 관계자들은 페트병 커피의 인기 이유를 소비자의 생활 습관의 변화에서 찾는다. 데스크 워크(Desk work) 중심의 작업 환경이 점차 늘면서 커피를 장시간에 걸쳐 ‘홀짝홀짝’ 마시는 경향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출시되고 있는 대부분의 상품은 휴대가 간편하면서 양도 충분한 500밀리미터 용량으로, 일본 음료의 대표 격인 녹차 페트병과 비슷한 양이다. 

한편 기존의 캔 커피는 중년 남성 고객이 소비의 중심이 되어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페트병 커피는 스타일리쉬한 외관 덕분에 여성 및 젊은 세대에게도 톡톡히 어필중이다. 더구나 일단 개봉하고 나면 다 마시지 못하고 남긴 내용물은 그냥 버려야 했던 단점을 극복한 점도 히트의 배경이 되고 있다. 도쿄 메구로구(目黒区)에 거주하는 여대생 A씨는 “남은 커피는 집에 가져와 냉장고에 보관해 다시 시원한 상태로 마실 수 있다”며 페트병 커피를 고집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패밀리마트 시나가와 후토우(品川埠頭)점의 음료 냉장고 모습. 절반 이상이 패트병 커피로 진열되어 있다. (사진=최지희기자)<br>
패밀리마트 시나가와 후토우(品川埠頭)점의 음료 냉장고 모습. 절반 이상이 페트병 커피로 진열되어 있다. (사진=최지희기자)
패트병 커피는 캔 커피는 물론 최근까지 유행한 보틀캔 커피의 자리를 빼앗으며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사진=최지희기자)<br>
페트병 커피는 캔 커피는 물론 최근까지 유행한 보틀캔 커피의 자리를 빼앗으며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사진=최지희기자)

산토리 ‘크래프트 보스’가 히트를 치자 다른 음료 업계들도 서둘러 비슷한 상품들을 출시했다. 올해 들어서는 코카콜라 시스템의 ‘조지아 재팬 크래프트맨(GEORGIA JAPAN CRAFTMAN)’, 다이도 드링코(DyDo Drinco)의 ‘다이도블랜드 스마트블랜드블랙’을 비롯해 아지노모토(味の素) AGF, 아사히 음료, UCC 우에시마(上島) 커피 등이 신제품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간 주류였던 캔 커피 판매가 부진했던 터라 업체들이 페트병 커피에 대해 거는 기대는 커질 대로 커진 상태다. 어느 제조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작년 SOT(stay-on tab, 뚜껑을 딴 후에도 뚜껑이 캔에 남는 타입) 캔 커피의 매출은 전년 대비 15% 정도 감소했다. 최근 유행 중인 ‘보틀캔’ 커피 타입 역시 산토리의 ‘크래프트 보스’를 비롯한 페트병 커피가 등장하면서 감소 추세에 있다. 

페트병 타입이 보틀캔 타입보다 많이 팔리기 시작한 이유로는 보다 손쉽게 뚜껑을 여닫을 수 있다는 점과, 내용물이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용기가 매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다 간편하게,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커피라는 이미지를 갖게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제 커피 음료 시장에서 페트병 커피 없이는 싸울 수도 없다”며 높아진 위상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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