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의 축구경기에서 얻은 교훈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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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축구경기 시청으로 밤잠을 설치고 출근해 하루를 시작한 사람들이 많다. 육체의 피곤함은 사실이지만 왠지 기분은 좋아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진 않는다. 16강에 올라가지는 못했지만 마음은 16강을 넘어 8강 언저리다. FIFA 랭킹 1위 독일 팀을 상대로 2 대 0으로 이겼다는 사실은 기적에 가깝다. 시작하기 전엔 그 누구도 결과가 이리 나오리라 생각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그저 ‘이겨주면 좋겠다. 1%의 희망이라도 붙들어보고 싶은 마음’으로 경기를 시청했을 것이다.

정말 기적 같은 이 의외성이 가져다주는 기쁨으로 16강 진출의 좌절쯤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다. 2002년 월드컵 당시 ‘대한민국’ 이라고 외치던 함성이 그 순간 집집마다 터져 나왔다. 축구는 동그란 공이 사각형 박스안의 그물망에 꽂혔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90분 동안 죽어라고 뛰었다 해도 골인이 되지 않으면 아쉬운 탄식밖에 안 나온다. 골인 되었을 때 ‘와아’ 함성이 터져 나오는 경기다.

경기장 점유율이 독일이 70%로 앞섰지만 선수들이 뛰어다닌 거리는 한국선수가 앞섰다. 죽어라 골을 막기 위해 또는 골을 넣기 위해 뛰어다니며 한게임이라도 이겨야겠다는 절박함이 집중력을 만들고 그 집중력이 두골을 집어넣는 승리를 만든 것이다. ‘90분의 각본 없는 드라마’가 함성을 만들고 온 국민이 선수들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쏟던 순간이었다.

우리는 종종 ‘과정이 중요하지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로 위로를 한다. 그러나 그것은 그저 위로일 뿐이다. 만약 어제 경기에서 졌다거나 0 대 0 무승부로 비겼다면 선수나 감독 모두에게 온갖 비난이 쏟아졌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비난 뒤에 너무했다 싶어 슬쩍 그래도 열심히 최선을 다해 싸워준 태극전사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고 하지 않았을까.

과정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는 시기는 어른이 되기 전까지 만이다. 어른이 되기 전까진 배우는 단계이고 배우는 과정에서 실수와 잘못은 누구나 거치는 과정으로 열심히 배우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인 것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결과에 상관없이 용서가 되고 위로받게 된다.

그러나 어른이 되면 프로의 세계로 접어든다. 프로의 세계에서는 누구나 정당한 보수를 받기 위해 열심히 한다. 따라서 열심히 했는데 운이 없었다거나,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그에 못 미쳤다라고 말하는 것은 변명거리에 불과하다. 열심히는 기본이고 잘해서 성과를 보여야 인정받는 세계인 것이 맞다.

요즘 다니기 좋은 회사로 주목받는 배달의 민족의 대표(김봉진)도 “열심히 한 것으로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회사는 성과가 우선이다”라고 강조한다. 청바지 입은 꼰대가 없는 회사로 사소한 불만도 서로 대화와 타협으로 이끌며 자율과 규율이 함께 공존하는 직원들의 ‘자발적 노예’를 자처하는 IT 업계에서도 성과의 중요성은 강조된다.

한스컨설팅 대표 한근태 소장 역시 요즘처럼 고령화 사회에서는 한 직장에서 정년퇴직을 꿈꾸는 것은 미련한 짓이라고 말한다. 시간을 아끼고 자기계발을 꾸준히 해서 자신의 가치와 경쟁력을 높여 스스로 회사를 선택하라고 요구한다. 한 소장은 “회사에 처음 입사하여 출근하면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어요. 사원이지만 ceo처럼 일을 맡아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과 월급쟁이로서 주어진 일을 보고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사람은 출발선은 같을지 몰라도 10년 후에는 어마한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회사는 열심히 잘해서 성과를 내는 사람이 성공의 신화를 쓰게 된다고 말한다.

세계 최강팀 독일을 상대로 두골을 넣음으로써 대한민국 축구가 16강 진출이라는 큰 틀에서는 졌지만, 왠지 이긴 느낌이 들고 그 이미지가 다음 월드컵에서는 16강, 8강에 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는 것처럼 모든 일에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만들어내자는 메시지는 큰 울림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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