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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복 입고 농사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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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칼라용 정장작업복 '워크웨어수트' 불티···한달만에 1년치 목표 5배 달성
  • 도쿄=김민정 기자
  • 승인 2018.06.23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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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칼라는 꼭 작업복만 입어야 할까? 도쿄의 작업복 제작 회사 ‘라이프 스타일웨어’는 계열사인 상하수도 관련 회사의 직원들을 위해 작업복을 만들어 왔다. 계열사 10주년을 기념해 새로운 작업복을 제작하다가, 독특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블루칼라의 작업복을 양복 형태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작업복처럼 신축성과 방수성이 뛰어난 가벼운 형태의 양복을 만들어 보자. 그렇게 탄생한 것이 양복 형태의 작업복 ‘워크웨어수트’다. 

‘라이프 스타일웨어’의 홍보담당 이와미 유카(岩見祐香)씨는 “힘들고, 어렵고, 위험하다고 알려진 건축업, 제조업의 이미지를 조금이라고 바꿔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 배경엔 일손 부족이 있다. 일본의 인구는 매년 줄어들고, 고령자의 비율만 높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산업성이 2017년 12월에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제조업계 회사 94%가 일손부족을 겪고 있다고 대답했다. ‘라이프 스타일 웨어’의 '워크웨어수트'는 이같은 배경 속에서 제조업, 건설업의 이미지를 바꿔 일손부족을 해결하는데 일조하고자 하는 회사의 노력이 합쳐진 결과물인 셈이다.

블루컬러의 작업용 유니폼으로 개발된 '워크웨어수트'는 건조가 빠르며, 방수 기능이 있고, 스트레치 기능, 형상기억 기능 등 작업복 이상의 기능을 탑재했다. 허리춤은 고무줄로 되어 있고, 세탁기에 매일 빨아도 된다. 소재는 운동복에 쓰이는 '스트레치아이'. 고기능성 상품이다 보니, 화이트컬러들이 더욱 열광하는 양복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작업복 대신 입는 양복 '워크웨어수트'. 보기엔 양복이지만, 건설업, 제조업 등에서 사용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 편안한 작업복이다. (사진출처=라이프스타일웨어 제공)
블루칼라의 작업용 유니폼으로 개발된 '워크웨어수트'는 건조가 빠르며, 방수 기능이 있고, 스트레치 기능, 형상기억 기능 등 작업복 이상의 기능을 탑재했다. 허리춤은 고무줄로 되어 있고, 세탁기에 매일 빨아도 된다. 소재는 운동복에 쓰이는 '스트레치아이'. 고기능성 상품이다 보니, 화이트컬러들이 더욱 열광하는 양복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작업복 대신 입는 양복 '워크웨어수트'. 보기엔 양복이지만, 건설업, 제조업 등에서 사용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 편안한 작업복이다. (사진출처=라이프스타일웨어 제공)

라이프 스타일웨어의 '워크웨어수트'는 세간의 화제를 불러 모았다. SNS상에서 찬반론이 터져나오며 큰 주목을 끌었고, 여러 언론에까지 소개됐다. 홍보를 담당하는 이와미씨 조차 “관심을 끌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할 정도로 3월에 나온 ‘워크웨어수트’는 자사 사이트와 하나의 의류전문 쇼핑몰을 통해서만 판매했는데도 3월에만 5억엔 어치가 팔렸다. 1억엔인 연간목표치의 5배가 한달만에 팔린 셈이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7월부터는 아마존에서도 판매될 예정이다. 

라이프 스타일웨어의 ‘워크웨어수트’는 일반 양복에 비해 신축성과 방수성이 뛰어나며 가볍고 시원할 뿐만 아니라, 집에서 매일 빨아 입을 수 있다. 속건성 소재를 사용한 만큼 2-3시간 정도에 완전 건조가 가능해 작업복과 같은 특징과 장점이 있지만 형태는 양복이다.  

16대째 논농사를 짓고 있는 사이토 키요토(齋藤聖人)씨는 재미있게 농사를 짓고 싶다며 6년 전부터 양복을 입고 모내기를 하고 논을 일궈왔다. 그런 그에게 농사에 적합한 기능성 양복은 오랜 염원이었다. 올해 그는 무거운 양복 대신 가벼운 ‘워크웨어수트’를 입고 모내기를 했고, 양복을 입고 모내기 하는 청년으로 일본 전국을 뜨겁게 달궜다. 

작업용 양복 '워크웨어수트'를 입고 모내기를 하는 사이토 기요토 씨. 6년 전 농업 종사를 결정한 후 조금더 재미있게, 조금더 주목받을 수 있는 스타일을 추구하다가 양복을 입고 농사를 짓게 되었다. 꼭 양복이 아니어도 좋았다. 하지만 농사가 양복입은 사람들에 못지 않는 일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양복을 택했다. 가난하고 힘든 직업이 아니라, 얼마든지 새로운 이상을 추구할 수 있는 직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고 한다. (사진=사이토 기요토씨 제공)
작업용 양복 '워크웨어수트'를 입고 모내기를 하는 사이토 기요토 씨. 6년 전 농업 종사를 결정한 후 조금더 재미있게, 조금더 주목받을 수 있는 스타일을 추구하다가 양복을 입고 농사를 짓게 되었다. 꼭 양복이 아니어도 좋았다. 하지만 농사가 양복입은 사람들에 못지 않는 일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양복을 택했다. 가난하고 힘든 직업이 아니라, 얼마든지 새로운 이상을 추구할 수 있는 직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고 한다. (사진=사이토 기요토씨 제공)

사이토 씨가 양복을 입고 농사를 짓게 된 계기는 가업을 잇겠다고 했을때 주변에선 장하다고도 했지만, 어떻게 먹고 살 것이냐, 너무 힘든 선택이라고 걱정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고되고 돈을 못번다는 농사의 이미지를 양복을 입고 바꿔보자라는 마음에 시작했다"며 "내가 주목을 받으면 조금이나마 농사에 뛰어드는 젊은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서 였다.”라고 사이토 씨는 말한다.  

양복 입고 농사짓는 청년으로 화제가 되면서 그가 만든 쌀은 인터넷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누군가가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농업을 살리는 길이라고 믿는 그는, 오늘도 정장 작업복을 입고 모내기를 한다. 

사이토 씨는 ‘워크웨어수트’의 애용자지만, 오히려 ‘워크웨어수트’는 화이트칼라층에서 더 인기다. 무더운 일본의 여름을 조금이나마 시원하게 나고자 하는 일반 회사원들이 ‘워크웨어수트’를 구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미 씨는 “뜨거운 입소문 덕에 화이트칼라 고객들이 양복 대용으로 구매한 것이 목표 5배 이상의 매상을 올린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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