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어지원 등 방일외국인관광객 대상 지진정보 미흡
외국인관광객들, 자국 매체 보도 통해 겨우 상황 파악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지난 18일 오전 발생한 규모 6.1의 지진의 후폭풍이 거세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지금까지 사망자 5명, 부상자 370여명, 건물 파손은 470여 채로 집계됐다.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오사카의 도시 기능이 완전히 마비됐다”며 대도시 지진 피해의 심각성에 대해 대서특필했다. 

지진이 강타한 후 사흘 째 되는 오늘까지도 주택이 파손되거나 단수 등의 피해를 당한 시민 1천700여명이 곳곳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뜬 눈으로 하룻밤을 보냈다. 철도는 거의 모든 노선이 정상 운행 중이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가스와 수도 공급에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20일자 보도에 따르면 수많은 방일 관광객들이 지진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해 불안에 떨었다.

그런데 이번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오사카 지역 주민들에게만 닥친 것은 아니었다. 일본 간사이(関西) 지역을 여행 중인 방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지진 정보와 대피 방법 등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서 졸지에 이들 대부분이 ‘정보 난민’이 된 것이다.

오사카에서는 지진 등 재난 발생 시의 대응 방법을 알지 못해 곤경에 처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이 다수 목격되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자체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방재 대책은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 많은 상황이다. 전문가는 이에 대해 “관광객에 대한 대처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18일 오전 지진이 발생하자 외국인 관광객들은 관련 정보를 얻지 못해 발을 굴렸다. 급한 대로 전철역으로 걸음을 옮겼지만 출근 시간과 맞물려 끊긴 전철에 발목이 잡힌 수많은 인파 속에서 혼란과 걱정만 커질 뿐이었다. 안내 창구를 향해 끝도 없이 늘어선 줄에 상담은 엄두도 낼 수 없었다. 

역사 안에서는 전철 지연 및 운행 재개와 관련한 안내가 흘러나왔지만 영어 및 중국어 등 외국어 안내는 없었다. 교토(京都)를 여행한 후 지진 발생 하루 전날 오사카로 들어왔다는 한국인 관광객 A씨는 “오사카에서 하루 더 머물다 나라(奈良)로 갈 예정이었지만 그냥 빨리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며 불안감을 내비쳤다. 그는 “오사카에 외국인이 이렇게나 많은데 제대로 된 대책이 없다는 데에 놀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상황이 이러하자 관광객들은 자국 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진의 규모 및 피해 상황을 확인하기도 했다. 오사카부에 따르면 지진 발생 직후 부(府) 홈페이지에는 한국어 및 중국어, 영어로 된 ‘긴급 알림’을 개재됐다. 그러나 그 내용은 ‘위험한 지역에는 가지 말라’, ‘여진에 주의하라’ ‘이후의 지진 정보에 주의’라는 형식적인 안내들뿐이었다. 무엇보다 외국인들에게는 인터넷으로 홈페이지를 검색해 정보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오사카부 홈페이지에 지진 직후 게재된 긴급 정보 (출처: 오사카부 홈페이지)

18일 오후에는 오사카부가 국제교류재단과 협력하여 ‘다국어지원센터’ 운영을 시작하기도 했다. 직원들이 전화와 메일을 통해 24시간 영어로 상담에 나섰지만, 실제 외국인 관광객들의 이용률은 저조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상담 창구의 존재를 알리기도 했으나 정작 전화를 걸어온 사람들은 현지에 거주중인 외국인들의 가스 복구 등과 관련된 상담이 대부분이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이밖에 오사카부와 경제계 등이 운영하는 ‘오사카관광국’의 관광안내소에서도 지진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했지만, 총 이용자 수는 평소와 별반 다르지 않은 1,200명 정도에 불과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오사카 역 등 전철의 운행 상황을 알 수 없어 망연자실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다수 있었다며 “우선은 상담 창구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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