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관계자 “피로회복과 힐링 컨셉의 헬스장 더욱 늘어날 것”

지금은 장마가 한창인 일본도 곧 무더운 여름이 멀지 않았다. 홈쇼핑에서는 각종 다이어트 보조제와 운동기구들이 본격적인 광고를 시작했다. 살집 있던 연예인이 360도 회전하면서 군살 없는 비키니 차림으로 변신하는 CM은 일본에서도 화제가 된 광고다. 길거리에서 나눠주는 전단지에도 ‘한 달 만에 마이너스 몇 키로’와 같은 문구를 내세운 헬스장 홍보가 부쩍 늘어났다. 여름철을 앞두고 ‘몸매를 가꿀 것’을 부추기는 분위기는 한국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이러한 ‘몸짱 강요’에 반기를 든 헬스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도쿄 고토구(江東区)에 위치한 팁프니스(TIPNESS) 키바(木場)점은 이러한 ‘힐링 헬스장’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다. 키워드는 바로 ‘피로 회복’. 헬스장에서까지 스트레스를 받으며 근육을 늘리고 살을 빼는 것에 질린 약 4,000여명이 사람들이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을 만큼 인기다.

해당 점포를 방문하자, 우선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헬스장 한 가운데 넓게 펼쳐진 인공잔디였다. 회원들은 녹색 잔디 위에서 자유롭게 자리를 잡고 스트레칭을 하거나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키바점의 인스트럭터 이와츠키 호나미(岩月穂波) 씨는 “인공 잔디로 점포를 꾸민 곳은 몇 군데 더 있지만 이렇게 넓은 공간을 인조 잔디로 꾸민 곳은 이곳 뿐”이라며 “잔디 위 어디에서든 편한 자세로 몸을 풀면 된다”고 설명했다.

체내에 진동을 전달해 림파와 혈액의 흐름을 원활히 하는 기구. 장노년층에게 특히 인기다. (출처: 딥프니스 키바점 홈페이지)

잔디밭 한 가운데 마련된 것은 체내에 진동을 전달해 림파선과 혈액의 흐름을 원활히 하는데 효과가 있는 기구다. 이와츠키 씨는 “특히 어르신들에게 인기가 많다”며 소개했다. 실제로 평일 점심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10분간의 진동을 느끼기 위해 수 명의 장년 및 노년층 회원들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운동을 강요받지 않는다. 물론 제대로 운동하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을 위한 최첨단 운동시설도 갖추고 있다. 자신의 몸을 이용하는 ‘펑셔널 트레이닝(기능성 훈련)’등도 전문 인스트럭터를 통해 지도받을 수도 있다. 

헬스장 내부 한가운데에 넓은 인조잔디를 깔아 삭막한 느낌을 없앴다. 잔디 위에서 자유롭게 자리를 잡고 스트레칭과 뭉친 근육을 풀어주면 된다.  (출처: 딥프니스 키바점 홈페이지)

하지만 ‘오늘은 운동하고 싶지 않다’는 날도 있기 마련이다. 그래도 일단은 헬스장을 향할 것을 추천한다. 체크인 후 입고 있는 복장 그대로 출입구 바로 옆에 마련된 마사지실로 직행하면 되기 때문이다.

커튼을 치면 완벽히 혼자만의 공간이 되는 이곳에 누워 ‘자동정체기(自動整体機)’를 이용해 뭉쳐있는 근육을 풀면 하루의 피로도 함께 풀리는 느낌을 받는다. 자동 마사지 볼이 목에서부터 등을 타고 움직이며 지압하면 몸 전체가 어느새 따뜻해진다. 이와츠키 씨는 “일이 끝나자마자 이곳에 들러 마사지를 받고 사우나를 이용하고 돌아가는 직장인들도 상당수”라고 전했다.

헬스장 출입구 바로 옆에 마련된 마사지 공간. 굳이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운동하지 않더라도 ‘자동정체기’를 이용해 몸을 푼 후 사우나를 이용하고 돌아가는 회원들도 상당수다.  (사진=최지희기자)

본격적인 운동을 하기 위해 방문한 사람들도 우선은 ‘컨디셔닝 스캐너’를 통해 오늘의 나의 몸 상태를 체크한다. 심박수와 자율신경을 측정한 후, 근육운동을 제대로 하는 것이 좋을지, ‘회복’을 중심으로 운동하는 것이 좋은지 아는 것부터가 운동의 시작이다. 그 다음엔 하루의 긴장에 웅크러진 몸을 푸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리하지 않는 것’이다.

이 외에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일주일치 맞춤형 식사 플랜 서비스등도 제공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헬스장이라고 하면 ‘몸만들기’를 위해 찾는 장소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은데, 요즘 같은 ‘스트레스 사회’에서는 건강을 위한다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스트레스로 돌아올 수 있다”며 “피로회복과 힐링을 컨셉으로 한 헬스장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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