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플레이버 워터 시장, 7년 전의 15배
지난 11일, ‘일본 코카콜라’는 일본 시장 한정으로 ‘코카콜라 클리어’라는 투명한 콜라를 개발, 판매에 들어갔다. 투명한 콜라는 대체 사이다와 무엇이 다를까? 직접 마셔본 이들은 “사이다 맛이다” “스프라이트 같다” “콜라 맛이 난다”며 다양한 감상평을 내놓는다.
투명 음료는 2010년 ‘일본 코카콜라’가 ‘플레이버 워터’를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미네럴워터에 귤맛, 복숭아맛을 첨가한 투명한 물 ‘이로하스’는, 미네럴워터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투명하지만 과일맛이 첨가된 ‘플레이버 워터’가 미네럴 워터 시장을 견인하자 타사들도 투명음료를 앞다퉈 출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산토리는 투명 홍차 ‘프리미엄 모닝티’시리즈를, 아사히 음료는 지난 5월부터 ‘클리어 라테’라는 칼로리 제로, 카페인 제로의 커피 음료를 내놓았다. 플레이버 워터 ‘이로하스’로 큰 성공을 거둔 일본 코카콜라는 드디어 메인 상품인 콜라의 투명화에 도전해, ‘코카콜라 클리어’를 선보였다. 일본 코카콜라 측은 탄산음료를 마시지 않는 층, 특히나 여성 고객 확보를 위해 투명 콜라를 내놓게 되었다고 한다. 투명 콜라에는 코카콜라 특유의 색을 내는 캐러멜 색소를 사용하지 않은 대신 레몬 과즙을 첨가해 상큼함을 더했다.
투명 음료는 맥주업계에까지 그 영향권이 확대되고 있다. 산토리 맥주는 맥주맛이 나는 투명한 논알코올 페트병 음료 ‘올 프리 올 타임’을 오는 19일부터 발매할 예정이다. 맥주업계에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로 투명 음료는 현재 일본 음료계의 주요 키워드다.
도대체 투명한 음료에 왜 일본인들은 열광할까? 13일 TBS라디오에 출연한 트렌드종합연구소 후쿠다 유이(福田結生) 연구원은 “투명음료는 보기엔 물인데 막상 마셔보면 커피이거나 홍차인 의외성 덕분에 SNS 등에서 화제를 모으기가 쉽다"며 “특히, 물처럼 보이는 덕에 직장내에서 동료나 상사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점이 인기의 이유"라고 분석했다. 업무시간 중, 개인적인 용무나 휴식 시간에 대해 엄격한 일본의 직장문화 탓에 커피조차 맘 놓고 마시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 일본에서 투명한 음료일 경우 물과 같아보여 회사내에서도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타인을 지나치게 신경 쓰고 민폐에 민감한 ‘일본만의 분위기’가 투명 음료 인기의 배경인 셈이다.
실제로 최근, 구청 등에서는 구청 직원이 근무 시간에 주스나 커피를 마셨다는 클레임이 들어 오면서, 투명 음료의 수요가 증가 중이라고 한다. 일부는 흰 치아를 유지하기 위해 투명 음료를 선호한다고도 한다. 아사히 음료의 마케팅 2부 이시하라 데쓰야(石原哲也) 부장은 “투명 음료는 색이 있는 음료에 비해 죄책감을 덜어준다. 특히나 당분이 들어간 음료일 경우, 색만 투명해도 단 것을 마시는 죄책감이 줄어든다”고 지적한다.
투명 음료는 ‘투명 콜라’ ‘투명 커피’ ‘투명 맥주’로 화제를 모으고 있지만, ‘콜라맛이 나는 물’ ‘커피맛이 나는 물’ ‘맥주맛이 나는 물’에 더 가깝다. 이런 ‘플레이버 워터’ 출하량은 마이니치 신문 보도에 따르면 7년 전과 비교해 15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소비자가 플레이버 워터를 선호하는 이유는 각기 다르지만, 투명함의 가치는 매년 상승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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