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엔 샵 '3Coins', 아이돌 팬심 읽은 가방 등 인기

일본의 300엔 샵 체인 ‘3 coins’가 '오타카츠(オタ活)를 응원하는 여름 시즌 상품을 선보여, 일본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오타카츠란, ‘오타쿠(オタク)’와 ‘활동(活動)’을 합해서 만든 단어로 말 그대로 오타쿠적인 활동이란 뜻이다.

오타쿠란, 상대방를 지칭하는 ‘댁(お宅)’에서 유래한 단어로, 처음 이 단어가 등장했을 땐 자기 방에만 틀어박혀 지내면서 인간관계를 발전시키길 싫어하는 사람, 또는 컴퓨터, 만화, 게임 등에 빠져 지내며 현실보다는 가상 세계에 더 매혹된 사람을 지칭하는 의미로 쓰였다. 지금은 어떤 한 분야에 깊이 몰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다 적용되는 만능어로, 부정적인 의미보다는 자신만의 취미나 좋아하는 분야가 확고하고 그에 더해 전문가 못지 않은 지식을 가졌다는 긍정적인 의미로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사람을 가리켜 오타쿠라는 단어 그대로 사용하기도 하며, 오타쿠의 발음을 조금 변형시켜 오덕후, 덕후 등의 단어를 쓰기도 한다. 오타쿠 활동을 뜻하는 ‘오타카츠’는 우리나라식 신조어로 이해하자면 ‘덕질’에 가까운 의미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일본에서 쓰이는 오타카츠의 대상은 오타쿠 개념이 탄생한 만화나 애니메이션, 게임 등의 분야 보다는, 주로 아이돌에 대한 팬 활동을 가리킬 때 쓰인다. 구체적으로는 아이돌의 음반·DVD 구입, 콘서트, 사인·악수회 등 각종 이벤트 참가, 아이돌 관련 제품을 소비하는 활동을 가리키는데, 이러한 오타카츠를 하고 있는 일본 젊은이들에게 3 coins가 내놓은 오타카츠 응원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3 coins의 부채 수납가방(좌)과 방탄소년단 멤버의 얼굴이 프린트된 응원 부채(우). 수납가방은 혹여나 좋아하는 멤버의 얼굴에 상처가 나지는 않을지 걱정하는 팬들을 위해 부채를 소중히 수납하는 용도로 쓸 수 있다. (사진=윤이나기자 / 방탄소년단 공식쇼핑몰)

이들 상품 중, 특히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가방이다. 이 가방은 아이돌 멤버의 얼굴이 프린트 된 응원 부채를 수납할 수 있는 것으로  콘서트 등에 부채를 가지고 갔을 때 좋아하는 멤버의 얼굴에 상처가 나지는 않을지 걱정하는 팬들을 위해 부채를 소중히 보관하는 용도로 쓸 수 있다. ‘아이돌의 팬’이라는 소비층의 심리를 정확히 파악한 상품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부채는 멤버별로, 시즌별로 여러개 있을 수 있으니 여러개의 부채를 보관할 수 있는 부채 앨범도 판매하고 있다. 

또 콘서트에서 사용하는 팬라이트(응원봉) 전용 파우치나 이러한 전자제품에 넣을 건전지를 종류별로 수납할 수 있는 파우치, 포스터 가방, 콘서트 티켓 앨범 등,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범위의 상품부터, 콘서트에서 날리는 종이 꽃가루를 기념으로 보관하고 싶은 팬들을 위한 꽃가루 케이스 같은, 팬 입장에선 ‘있으면 좋겠지만 막상 구하려면 적당한 것이 없는’ 말 그대로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다양하고 독특한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이 모든 제품들이 300엔이라는 가격 대비 고퀄리티인 점 또한 호평의 요인이다. 

다양한 오타카츠 상품 들. 왼쪽 위부터 아이돌 부채를 여러장 보관할 수 있는 부채앨범, 팬라이트 파우치와 가방, 포스터 전용가방, 콘서트 종이꽃가루 보관함 (출처=3coins 홈페이지) 

일본 야노경제연구소가 매년 실시하고 있는 아이돌, 코스프레, 프라모델, 피규어, 게임 등 15개 분야의 ‘오타쿠 시장에 관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일본 오타쿠 시장 규모는 5,450억 엔으로, 그 중 아이돌 시장은 1,870억 엔으로 추산돼 전년 대비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돌 오타쿠를 자칭하는 소비자는 약 224만 명, 그 중 19세 이하와 20대가 각각 30%, 30대가 15%, 40대가 11% 등의 비중을 차지한다. 

 ‘쟈니스’ 소속 남성 아이돌 그룹, ‘AKB 48’ 계열의 여성 아이돌 그룹의 팬 층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일본의 아이돌시장은 전체 오타쿠 시장의 약 35%로 다른 14개 분야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자랑하는 한편, 앞으로도 매년 10%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돌 시장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 푹 빠져있는 것에 대해 기꺼이 돈을 지불하는 시장이다. 다른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성비를 괘념치 않는 소비심리가 작용하는 특성을 지닌 시장으로 공급자에게는 더할 나위없이 매력적이지만, 시장확대에 대한 기대 못지않게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기도 하다. 

저작권자 © 프레스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