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신문위원회 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
한국에선 기사회생한 서브웨이, 일본에선 맥 못추는 이유
한국에선 기사회생한 서브웨이, 일본에선 맥 못추는 이유
샌드위치 등 편의점 제품구성과 상충···재건 어려울 듯
1년 시차를 두고 韓日 양국 진출···성적은 정반대 결과
  • 한기성 기자
  • 승인 2018.06.09 14:0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는 30일 세계적인 샌드위치 체인 '서브웨이'의 수전 그레코 최고경영자(CEO)가 창업 50여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지난 수년간 이어진 미국 서브웨이의 실적부진 때문인데, 공동창업자였던 친오빠 프레드 들루가의 사망 이후 회사를 경영하던 동생마저 경영일선에서 물러남에 따라 서브웨이는 앞으로 전문경영인 체제에 돌입하게 된다.

서브웨이는 지난 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그레코 CEO가 오는 6월 30일 사임하고, 트레버 헤인스 사업개발총괄이 CEO 대행을 맡는다고 밝혔다. 그레코는 퇴임 후 고문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서브웨이는 이보다 앞선 지난 4월 미국내 매장을 500여개 패쇄하는 대신 영국과 멕시코, 독일, 한국 등 글로벌 매장은 1,000여개 늘릴 방침을 내세운 바 있다. 미국 내 서브웨이는 부진한 반면, 앞서 열거한 나라들에서는 그간의 부진을 딛고 뚜렷한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한국서브웨이의 경우, 한때 부도위기가 돌 만큼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최근 수년간 매장수가 매년 50개에서 100개씩 늘어나면서 2014년 100여개에 그치던 매장수가 불과 4년 만에 300개를 넘어섰다. 이같은 추세라면 조만간 맥도날드의 매장수 400개를 웃도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반면, 일본은 사정이 완전 딴판이다. 일본서브웨이는 2014년까지 만해도 전국에 480개 매장을 운영했었으나, 잇딴 폐점으로 현재는 326개 매장만이 남아있는 상태다. 이마저도 얼마 버티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운영회사인 '일본서브웨이'의 실적도 곤두박칠 치고 있다. 2년 연속 적자에 이어 올해는 그 폭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서브웨이가 일본에서 첫 매장을 연 건 1992년. 산토리홀딩스가 미국 서브웨이로부터 마스터 프랜차이즈 라이센스를 취득하면서 부터다. 빵과 야채, 드레싱 등 직접 재료나 양을 선택해 원하는대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먹혀들며 초반부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야채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의 포인트였다. 

일본서브웨이에 따르면 약 70%의 사람들이 야채를 먹기 위해 서브웨이를 이용한다고 답했을 정도다. 2008년부터는 '야채 서브웨이'라는 슬로건을 채용하고 차별화에 더욱 힘을 쏟은 결과, 웰빙이미지를 구축하며 일본 전역으로 뻗어나갔다. 다른 패스트푸드점과는 달리, 자그마한 공간에도 매장을 낼 수 있다는 것도 점포망 확대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서브웨이는 샌드위치라는 제품의 특성상, 요리에 불이나 기름을 사용해야 하는 대규모의 주방설비가 필요없어 일반적인 패스트푸드점의 절반 정도 크기인 약 15평 정도 넓이로 개장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빠른 기간 안에 일본 시장에 뿌리내린 서브웨이는 매년 매장수를 크게 늘려가며 2014년 한때 480여 개의 점포망을 구축했다. 하지만, 이때를 정점으로 성장을 멈춘 일본서브웨이는 매년 실적이 저조한 매장을 잇따라 폐점시키고 있다. 산토리홀딩스도 단념한 듯 2016년 4월 프랜차이즈 계약 만료와 때를 맞춰 일본서브웨이의 보유주식 65%를, 2018년 3월에는 나머지 보유분까지 모두 미국의 서브웨이 본사에 팔아치웠다. 즉, 앞으로 일본서브웨이는 본사 주도하에서 재건에 힘써야 된다.

한때 승승장구하던 일본시장에서 서브웨이가 이처럼 맥을 못추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의 점포경영 컨설턴트 사토 마사시씨는 '프레지던트온라인'의 기고문에서 "일본서브웨이가 추락하는 것은 편의점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서브웨이가 가진 웰빙이미지는 더이상 서브웨이만의 전유물 아니다"며 "차별화된 메뉴를 출시하지 않는 한 일본시장에서의 재건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의 주장대로 일본의 편의점은 최근 수년간 웰빙이미지로 무장하고 다양한 건강식을 출시하고 있다. 어느 편의점을 가더라도 야채와 샐러드등 그 종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샌드위치의 경우, 과거 바쁜 직장인들이 어쩔수 없이 한끼 때우자는 식의 품질 수준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맛과 영양을 모두 챙긴 다양한 종류의 샌드위치를 판매하고 있다. 샌드위치만으로 부족함을 느낀다면 단품의 야채나 샐러드를 구입하면 된다. 

가격경쟁력면에서도 일본서브웨이의 샌드위치는 편의점 샌드위치를 당할 수 없다. 일반적인 편의점의 샌드위치 가격은 200~300엔 사이로 서브웨이의 300~600엔보다 훨씬 싸다. 물론 재료나 내용물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무리가 있지만, 가격대 만으로 양쪽을 비교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가격에 민감한 사람들에게는 굳이 서브웨이의 샌드위치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없는 셈이다.

샌드위치뿐만 아니라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오니기리(주먹밥)나 도시락도 실질적인 위협 요소다. 샌드위치의 매력중에 하나는 간편함이다. 오니기리나 도시락도 간편하기는 매한가지. 서브웨이의 경우에는 빵과 토핑을 직접 선택해서 주문해야 하는 '골라먹는 재미'가 있을 수 있지만, 반면 지나치게 번거롭다는 이유로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이다. 특히, "간단하게 한끼 때우는데 일부러 서브웨이에서 이것저것 골라 비싼 돈을 주고 사먹느니 가까운 편의점에서 오니기리나 도시락을 먹을래"라는 편의점이 유난히 발달한 일본 특유의 정서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일본인과 서양인의 샌드위치에 대한 취향 차이도 문제다. 서브웨이의 샌드위치는 서양인이 좋아하는 긴타원형의 빵을 사용한 샌드위치를 팔고 있지만, 일본인에게 샌드위치하면 떠오르는 것은 식빵 샌드위치다. 일본서브웨이도 일본인의 입맞에 맞춘 자체 메뉴를 개발·판매는 하고 있지만, 식빵 샌드위치만은 논외다. 서브웨이 입장에서는 식빵 샌드위치의 판매가 오히려 편의점과의 경쟁을 부추기는 꼴이 될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한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원래부터 외식으로 샌드위치를 먹는다는 인식 자체가 없는 일본에서 익숙치 않은 식감의 샌드위치로 발길을 되돌리는 고객을 붙잡기에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야채가 듬뿍 들어간 서브웨이의 웰빙이미지도 더이상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하는 수단이 될 수 없다. 편의점도 이미 웰빙이미지의 저칼로리 건강식인 야채나 샐러드 등 다양한 제품을 구비하고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손의 경우 이미 점포당 20여 가지가 넘는 샐러드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일부지역의 점포를 대상으로 샐러드 제품을 26가지로 1.5배 늘리자 점포의 일판매액이 50%가까이 폭증한 것이 계기가 됐다. 세븐일레븐과 패밀리마트도 앞다퉈 샐러드제품을 출시하며 건강식 구색 맞추기에 혈안이다.

일반 외식체인점이나 음식점에서도 야채 중심의 메뉴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건강식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쇠고기덮밥(규동)체인점 '요시노야'마저 '고기를 일절 넣지 않은 '베지동(야채덮밥)'을 출시할 정도다. 야채 중심의 건강식은 이제 더이상 서브웨이만의 차별화 전략이라고 내세울 수 없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한국의 서브웨이는 1인 가구 중심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건강식에 대한 관심 등이 맞물리면서 기사회생의 구도를 그리고 있다. 드라마 PPL이나 TV광고 등 젊은세대를 겨냥한 마케팅도 서브웨이 인기를 살리는데 한 몫했음이 분명하다. 불과 1년 차이를 두고 양국에 진출했던 서브웨이, 이처럼 정반대의 결과가 초래되는 것은 요인은 무엇일까? 20여 년 정도를 두고 벌어지는 양국간의 경제·사회·문화적인 간극이 샌드위치 체인점 하나의 성공과 실패의 차이를 드러낸 것은 아닐까? 아무리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라도 적절한 때가 있음을 여실히 실감나게 하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송사마 2018-08-30 12:32:34
야채는 일본말 야사이를 갖다 쓴겁니다. 채소라는 표현을 쓰도록 합니다. 특히 기자양반이라면...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