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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Study 돈키호테②] 압축진열, 심야영업에 이은 또 다른 성공비결 '이누끼(居ぬき)'
[CaseStudy 돈키호테②] 압축진열, 심야영업에 이은 또 다른 성공비결 '이누끼(居ぬき)'
종합슈퍼마켓(GSM) 등 사양사업 불구 M&A 적극
  • 한기성 기자
  • 승인 2018.05.1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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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회에서는 쇼핑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압축진열' 방식과 나이트마켓을 성공적으로 개척한 '심야영업'을 돈키호테의 성공비결로 꼽은 바 있다. 돈키호테에 따르면 돈키호테의 성장사는 크게 4단계로 나눈다. 비즈니스모델 확립기(1989~1999년), 전국 전개기(2000~2006년), M&A 확장기(2007~2011년), 뉴(NEW)스테이지(2012년~)다. 다만, 압축진열과 심야영업 전략만으로는 돈키호테 성장사 4단계를 모두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1기와 2기의 성공비결이 압축진열과 심야영업이라면 3기 이후에는 돈키호테만의 또다른 성공비결이 숨어있다.

이미지·자료=돈키호테홀딩스 '2017 종합보고서'
이미지·자료=돈키호테홀딩스 '2017 종합보고서'

도심이나 수도권 기반의 할인점이라는 번화가형 비즈니스모델과 액세서리, 일용잡화, 가전 등 젊은층 고객을 타겟으로 한 제품구성이 강점이던 기존의 돈키호테로서는 지방·교외 지역까지 포함한 일본 전역으로의 진출은 더딘 면이 없지 않았다. 주고객이 주부나 가족단위로 식료품이 최대집객품목인 지방·교외로의 진출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아이러니하게도 이처럼 기존 돈키호테가 가진 강점이었다. 

이러한 돈키호테를 3기인 M&A 확장기로 이끈 계기가 된 것은 2007년에 인수한 종합슈퍼마켓체인 '나가사키야(長崎屋)'다. 나가사키야를 손에 넣은 돈키호테는 지방과 교외에 자리했던 나가사키야를 초대형 매장인 '돈키호테메가'와 '돈키호테뉴메가'로 재개장하면서 주부나 가족단위의 고객층까지 커버하며 식품 부문과 지방 진출의 기반을 다지게 된다. 

종합슈퍼마켓체인 나가사키야 등 인수후 재개장한 초대형매장 메가돈키호테 (사진=돈키호테 홀딩스)
종합슈퍼마켓체인 나가사키야 등 인수후 재개장한 초대형매장 메가돈키호테 (사진=돈키호테 홀딩스)

상품별 매상액에서도 나가사키야 인수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나가사키야 인수전에는 액세서리, 일용잡화, 가전제품 등이 전체 매상액의 대부분을 차지해 식품의 비율은 미미했으나, 인수후 2015년에는 이 비율이 30%를 웃돌며 급증했다. 나가사키야 인수 덕에 2005년도 전체의 40% 정도에 그쳤던 지방점포수 비율도 2010년도에는 50%, 2015년에는 60% 수준으로까지 늘어났다. 

나가사키야를 인수하면서 도심 번화가에서 한적한 교외로까지 진출이 자유로워진 돈키호테는 실제로 할인점 업계 2위인 트라이얼을 2배이상 크게 따돌리면서 앞서나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나가사키야를 인수하면서 일본의 종합슈퍼마켓업계에 뛰어든 돈키호테가 맞딱드린 것은 업계 3대 강자인 이온, 이토요카도, 유니(유니패밀리마트홀딩스의 자회사)였다. 

종합슈퍼체인의 특징을 살려 식료품 매장에 충실한 메가돈키호테 (사진=돈키호테홀딩스)
종합슈퍼체인의 특징을 살려 식료품 매장에 충실한 메가돈키호테 (사진=돈키호테홀딩스)

저출산·고령화와 1인가구의 증가로 인해 일본 소비자들의 소비행태가 대량 일회성에서 소량 일상구매로 전환 되면서 예전과 달리 종합슈퍼마켓 업계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이들 빅3의 벽은 높을 수 밖에 없었다. 돈키호테는 이들과 경쟁하기에 앞서 가장 열세인 유니와 손을 잡는 전략을 선택했다. 유니의 종합슈퍼마켓(GSM) 브랜드 '아피타'와 '피아코'에 대한 공동운영을 제안한 것이다.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적자에 허덕이던 유니는 자사의 지분 40%를 양도하고 돈키호테의 출자를 받아들였다. 돈키호테와 유니는 올해 2월 아피타와 피아코 6개 점포에 대해 업태전환후 '메가돈키호테유니'라는 더블브랜드로 재개장했다. 

지난 8일 돈키호테가 발표한 2017년 3/4분기(2017년 7월~2018년 3월) 결산도 매상액, 영업이익, 순이익 등 모두 과거최고치를 갱신하면서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이날 실적발표에서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메가돈키호테유니의 성장이다. 메가돈키호테유니 6개 점포의 2018년 3월~4월 매상액은 업태전환전에 비해 120% 증가한 42억 엔, ’90% 늘어난 3만 6000명, 매상총이익도 75% 늘어 8억 5,000억 엔을 달성했다. 전체 매상액에서 차지하는 식품의 비율도 업태전환전 30%에서 40%로 크게 늘었다.

심야영업이 특징인 도심부의 돈키호테 매장. 매장 안팎이 모여든 관광객들로 매우 붐비고 있다. (사진=돈키호테홀딩스
심야영업이 특징인 도심부의 돈키호테 매장. 매장 안팎이 모여든 관광객들로 매우 붐비고 있다. (사진=돈키호테홀딩스)

그렇다면, 돈키호테가 소비행태의 변화에 따라 사양사업으로까지 치부되는 종합슈퍼마켓을 인수하며 M&A확장 전략을 펼 수 있는 요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돈키호테의 또 다른 성공비결 '이누끼(居ぬき)'다.

이누끼란 기존 사업자가 사용하던 설비나 집기, 가구 등 일체를 고스란히 이어받아 매수 또는 임차하는 것을 일컫는 부동산용어다. 물론 이누끼로 임차해 점포를 개장할 경우 경제적인 면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한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지만, 기존 사업자의 점포 인테리어나 설비가 자사의 스타일과 동일하다는 보장은 담보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할인점 등 대형 소매점은 규격화되고 통일화된 매장 형태를 갖추지 않으면 효율적인 운영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돈키호테의 경우는 이같은 일반적인 운영 방식과는 반대로 매장의 상황에 맞게 진열 방식을 바꾸는 등 유연한 운영이 가능한 특이한 점포설계 방식을 가지고 있다. 이누끼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유리한 위치에 저렴한 비용으로 효율적인 출점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누끼를 활용한 대표적인 M&A 확장 전략이 바로 나카사키야와 유니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더블브랜드 메가돈키호테유니다. 메가돈키호테유니는 돈키호테와 유니, 양사의 노우하우를 녹여낸 것이지만 상품 진열방식이나 내부 구조 등은 돈키호테 그 자체다. 일본의 대형소매유통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돈키호테가 나가사키야를 인수하고, 적자에 허덕이는 유니의 슈퍼마켓사업을 끌어안으면서까지 유일하게 공격적인 출점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은 이누끼를 활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효율적인 출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돈키호테는 천장까지 상품을 높게 쌓아 굳이 전망을 나쁘게 만드는 '압축진열'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같은 진열방식은 구매 목적 없이 내점한 고객의 체류시간을 지연시켜 충동구매를 유발하는 효과가 있다. 구매목적이 뚜렷한 고객에게는 매력적이지 않아 일반적인 점포 운영이론에서는 그다지 권장되지 않지만 돈키호테는 이를 역이용해 성공한 드문케이스다. 

압축진열방식의 돈키호테 매장. 고객들은 흡사 미로를 연상시키는 구불구불한 통로를 지나 보물찾기 하듯, 선반위에 뒤죽박죽 빈틈없이 쌓여 있는 상품속에서 원하는 것을 찾아 헤매야 한다. (사진=돈키호테홀딩스)

돈키호테의 성장도 이제 완숙기인 4기에 접어든지 수년이 지났다. 돈키호테를 성공으로 이끄는 요인은 2회에 걸쳐 언급한 압축진열, 심야영업, 이누끼 이외에도 직원들에 대한 과감한 성과체계와 권한 위임 등 일일히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처럼 유니크한 성공비결과 차별화된 강점을 가진 돈키호테이지만, 업계를 둘러싼 환경은 잠시도 한 눈을 팔 수 없게 만든다.

나가사끼야 등을 인수하며 지방의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고는 하지만 지방에는 여전히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유력경쟁업체 들이 즐비하고, 도심부의 경쟁상황도 녹록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편의점이나 100엔숍 등 소량일상구매형 유통업체부터 드러그스토어, 가전양판점, 슈퍼마켓 등의 대량일회성 전문업체 그리고, 편리함을 앞세운 온라인쇼핑몰까지. 그 어느 업계보다도 치열한 일본의 소매유통업계에서 유니크하고 차별화된 전략으로 1989년 회사 창립 이래 단 한 차례도 성장세가 꺽이지 않고 매년 실적 상승을 이어온 돈키호테. 버블 붕괴 이후 30년에 걸친 장기불황의 터널 속에서도 성공의 역사를 써내려 온 만큼, 앞으로의 돈키호테 활약이 더욱 더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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