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애환 담은 애니메이션 '어그레시브 레츠코' 인기리 방영중

'레서판다(Red Panda)'를 모델로 제작된 산리오(SANRIO)의 애니메이션 캐릭터 '레츠코(烈子)'가 일본에서 화제다. 레츠코는 2015년 탄생한 캐릭터로 2016년부터 TBS의 일요 예능프로인 ‘왕의 브런치(王様のブランチ)’에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소개되다가, 인기가 높아지자 넷플릭스가 레츠코를 주인공으로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어그레시브레츠코(アグレッシブ烈子)’를 제작·배포하면서 해외에서도 절찬리에 방영 중이다.

레서판다를 모델로 한 산리오의 캐릭터 레츠코가 주인공인 애니메이션 '어그레시브 레츠코(アグレッシブ烈子)'가 올해 4월부터 넷플릭스에서 인기리에 방영중이다. (출처=산리오 홈페이지)

레츠코는 평소엔 무역회사 경리부에서 일하는 평범한 25세 직장여성이지만, 직장에서 받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혼자 노래방에서 데스메탈을 부르며 해소한다는 설정의 캐릭터다. 데스메탈을 부를 때, 레츠코가 분노를 폭발시키며 평소의 귀여운 용모에서는 절대 상상할 수 없는  모습으로 돌변하는 장면은 가히 압권이라고 할 수 있다.

돌변한 모습으로 데스메탈을 부르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레츠코 (출처=산리오 홈페이지)

레츠코가 인기를 얻는 이유는 단지 평소의 귀여운 모습과 데스메탈을 부르며 분노하는 모습과의 갭(gap)에서 오는 신선함 때문만은 아니다. 산리오의 장수 인기 캐릭터 ‘헬로키티’나 ‘마이멜로디’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일본사회가 규정한 ‘귀여움(可愛さ)’이란  ‘착하고 귀여운 소녀와 같은’ 것이다. 레츠코 또한 겉으로 보기엔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사무직 여직원으로 고분고분하고 성실하며 친절한 여성을 연기한다. 하지만 내면에는 업무 중에 차곡차곡 쌓인 울분이 있고, 이것이 레츠코가 데스메탈을 부를 때의 가사로 표현되면서 20-30대 일본 직장인 여성들의 깊은 공감을 얻고 있는 것이다.

아침마다 레츠코에게 차 심부름을 시키는 부장과 부장의 눈치만 보는 상사 (출처=산리오 홈페이지)

직장 여성들의 마음 속 울분을 대신 표출해 준 것 뿐만 아니라, 직장내 현실적인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낸 것도 인기의 비결이다. 레츠코에게는 아침마다 차를 내오라고 시키면서 자신은 하루종일 골프 스윙만 연습하는 부장, 그 부장에게 아첨을 떨며 다른 동료들 앞에서 호가호위(狐假虎威)하는 상사, 부장에게 영혼없는 ‘대단해요!’를 연신 날려 아첨한 뒤 야근에서 빠지는 여우같은 후배, 이 들이 못다한 업무는 결국 퇴근 5분전인 레츠코에게 돌아온다. 

이렇게 직장에서 매일 고군분투하는 레츠코에게도 동경하는 회사 선배가 있었으니, 바로 사장 비서인 와시미(鷲美)와 마케팅부의 고리 부장(ゴリ部長)이다. 이 둘은 능력있는 커리어우먼의 대명사격인 캐릭터로, 회사 내에서는 발걸음 하나하나에도 긴장을 늦추지 않는 강인한 여성으로 그려졌다. ‘커리어우먼이란 이래야 한다’라는 강박관념이 느껴질 정도로 회사내에서는 철두철미함을 연기하는 모습이 어딘지 씁쓸하기도 하지만, 이 둘과 레츠코가 우연한 계기로 친해지게 되면서 서로를 위하며 성장해 가는 스토리도 시청자의 공감을 얻었다. 

능력 있는 커리어우먼 사장 비서 와시미(鷲美·왼쪽)와 고리 부장(ゴリ部長) (출처=산리오 홈페이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일하는 여성의 애환을 표현한 캐릭터인 레츠코는 일본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공감대를 얻어 미국 CNN, 영국 BBC에서도 소개된 바 있는데, 레츠코의 인기에 대해 CNN은 레츠코가 자신들이 하지 못하는 말을 대신 해주는 ‘대변자’이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CNN은 또 레츠코는 산리오 캐릭터 중 가장 페미니스트적인 캐릭터이지만, 레츠코가 처해진 직장 내의 힘든 상황에 대해 공감하는 남성들이 많은 것도 인기의 요인으로 꼽았다.

한편 애니메이션 ‘어그레시브 레츠코’는 ‘Aggretsuko’라는 타이틀의 해외 버전으로도 제작되었으며,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8개 언어로 더빙돼 4월 20일 부터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동시 방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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