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카야 3개월 연속 마이너스 기록, 문 닫는 점포 잇따라

각종 외식 업체가 밀집한 도쿄 신주쿠 번화가 거리의 모습 (사진=최지희 기자)<br>
각종 외식 업체가 밀집한 도쿄 신주쿠 번화가 거리의 모습 (사진=최지희 기자)

최근 발표된 일본 푸드서비스협회의 '외식산업시장동향조사'에 따르면 3월 일본 외식 시장 총 매상액은 전년 동월 대비 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3월에 접어들면서부터 기온이 빠르게 상승하여 활동하기 좋은 날씨가 일찍 찾아온 데다, 벚꽃 시즌 수요 증가까지 더해져 매출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외식 산업의 총 매상액이 전년 동월을 웃도는 현상은 19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외식 산업의 호황 속에 유일하게 매상이 줄어들고 있는 곳이 '이자카야(居酒屋)·펍(Pub) 레스토랑' 업종이다. 전년 동월 총 매상액 보다 2.0%의 감소를 보이면서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일본에서 3월은 연도 말 송년회 시즌과 벚꽃 시즌이 겹치면서 외식 업계가 매출을 늘릴 수 있는 적기임에도 불구하고 이자카야가 고전을 면치 못하며 그 영향이 점포수 감소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주택가 골목에 자리했던 점포가 30년 만에 문을 닫았다. 개인사업주의 경우 대표의 고령화와 후계자 부족 문제가 폐업 점포수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진=최지희 기자)
주택가 골목에 자리했던 점포가 30년 만에 문을 닫았다. 개인사업주의 경우 대표의 고령화와 후계자 부족 문제가 폐업 점포수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진=최지희 기자)

한편 외식 산업 전체의 이용객 수는 전년 동월에 비해 3.0% 증가하면서 5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세를 보였다. 주로 주말을 중심으로 이용객 수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으며 객단가 또한 1.5% 증가세를 보였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패스트푸드가 동월 대비 5.7% 증가하면서 계속해서 강세를 유지했다. 이 가운데 일본 맥도널드는 잇단 신제품 출시 등 공격적인 경영 방침으로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데 성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야간에 실시 중인 '증량 캠페인'이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포장 음식 업계와 회전초밥 업계는 벚꽃 시즌의 수요 증가가 큰 영향을 미쳤다.

패밀리 레스토랑은 동월 대비 4.2%의 증가를 보였다. 양식 메뉴를 위주로 하는 업체에서는 '점포 한정 특별 메뉴'와 '고부가가치형 메뉴'가 인기를 얻으며 객단가를 높였다. 야키니쿠(焼肉) 업계는 봄방학을 맞은 가족 단위 이용객이 늘어나면서 호조세를 나타냈다.

이처럼 외식 산업 시장 동향 조사를 통해 드러난 수치는 전반적으로 '호황'을 보이고 있지만, 제국데이터뱅크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7년 외식관련업자의 도산 건수는 전년 대비 26.9% 증가한 707건을 기록해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도산한 외식관련업자를 업종별로 들여다보면 '술집・비어홀'이 133건으로 최다였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식품업관계자는 "작년 6월 주류세법 개정의 영향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작년 주류세법 개정으로 지나친 염가 판매가 규제되면서 술집 등에 납입되는 주류의 가격이 상승해 도매업자의 채산성이 개선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이자카야와 같은 주류 메인 업종의 경영에는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도산한 외식관련업자의 90% 가까이는 '판매 부진'에 따른 경영 악화가 원인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앞으로 더욱 걱정되는 요인은 '일손 부족' 문제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주택가에 위치한 이자카야가 저녁 시간대 불을 밝히고 영업 중이다. (사진=최지희 기자)

외식 업계에서는 매상액 가운데 재료비와 인건비의 비율(FL 비율)이 60% 이하면 대개 적정한 수준으로 본다. 그런데 일손 부족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구인 비용 증가가 FL 비율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중소외식업자들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소규모업자, 특히 개인사업주의 경우 대표의 고령화와 후계자 부족 문제도 염려되는 사안들이다. 

무엇보다 일본은 현재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건강 지향 성향 확대와 여성의 사회생활 증가 등으로 인해 예전만큼의 잦은 회식 문화는 좀처럼 보기 힘든 분위기다. 도쿄 신주쿠(新宿) 가부키쵸(歌舞伎町)에서 이자카야를 운영하는 30대 남성은 "매출이 그나마 유지되는 것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아와주는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부키쵸는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라 형편이 좀 낫지만 그렇지 않은 곳이라면 경영이 힘들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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