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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위해 죽고사는 女...'10만 여심 흔들다'
라면 위해 죽고사는 女...'10만 여심 흔들다'
'라면+여성'의 아이콘 '모리모토氏', 15년 간 전국 돌며 라면사랑 실천
작은 라면집 모임에서 출발, 전국적 규모의 대형 페스티벌로 발전
  • 도쿄=최지희 기자
  • 승인 2018.04.28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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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혼자서도 자신 있게 라면집에 들어갈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자칭 '라면을 위해 죽고 사는 여자', 모리모토 사토코(森本聡子) 씨는 올해로 서른을 맞았다. "15년 동안 맛있는 라면을 먹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다"는 그녀는 "47개 도도부현(都道府県)에 있는 웬만한 라면집은 다 다녔다고 보면 된다"며 발랄하게 웃어보였다. 1년에 600그릇의 라면을 먹는 그녀는 네일 아트도 라면 캐릭터만을 고집할 만큼 '라면 사랑'으로 똘똘 뭉쳐있었다. 

그녀는 2015년부터 '라멘죠시하쿠(ラーメン女子博, 여성을 위한 라면 페스티벌)'를 프로듀스해 오고 있다. 처음 페스티벌을 기획하게 된 이유를 묻자 "저처럼 라면을 좋아하는 여자들이 혼자서도 라면집에 들어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전까지는 작은 라면집에서 '라멘죠시(라면을 좋아하는 여자)'들과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는 정도였다. 그런데 회를 거듭할수록 "나도 동참하고 싶다"며 손을 든 여성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해 야외로 무대를 옮겼고, 열띤 호응에 힘입어 급기야 열흘에 걸쳐 약 10만 명이 찾는 대규모 페스티벌로까지 발전하게 됐다.

'라멘죠시하쿠(여성을 위한 라면 페스티벌)'를 프로듀스 한 모리모토 사토코 씨 (사진=최지희기자)

화창한 날씨에 다가올 골든위크로 들뜬 주말 오후, 도쿄 나가노쿠(中野区)의 공원에서 열린 '라멘죠시하쿠'에서는 핑크빛 라면 용기에 담긴 라면을 먹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여성의 비율이 높았지만 가족단위의 방문객과 남성 방문객도 눈에 띄었다. 모리토모 씨는 "이색적인 라면 컨셉에 관심을 갖는 남자분들도 많이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요코하마(横浜), 오사카(大阪), 나고야(名古屋)를 거쳐 이번에 처음 도쿄에서 열린 페스티벌에는 모두 18개의 점포가 참가했다.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고 싶을 만큼 화려한 비쥬얼을 자랑하는 '최강 비쥬얼 라면', 레몬과 고수가 들어간 상큼한 맛의 '레몬・고수 듬뿍 라면', 레몬과 프로마쥬 치즈와의 조합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라면 프로마쥬' 등의 이색적인 메뉴들은 이곳의 오리지널 메뉴들이다. 

도쿄 나카노쿠에서 열리고 있는 '라멘죠시하쿠(여성을 위한 라면 페스티벌)' (사진=최지희기자)
'라멘죠시하쿠(여성을 위한 라면 페스티벌)'를 찾은 남성 방문객들. (사진=최지희기자)<br>
'라멘죠시하쿠(여성을 위한 라면 페스티벌)'를 찾은 남성 방문객들. (사진=최지희기자)

일본의 라면은 보통 돼지고기뼈를 우려낸 국물이 베이스가 되는 경우가 많아 여성들이 먹기엔 부담스러운 면이 없지 않다. 이러한 점에 착안한 모리모토 씨는 직접 전국을 찾아다니며 페스티벌에 함께 할 라면집을 물색했고, 이들과 여성 취향의 라면을 직접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모리모토 씨는 "라면을 드시고 돌아가는 길에 달콤한 디저트와 와인 한잔 하시는 건 어떠세요"라며 페스티벌장 내에 마련된 점포들을 소개했다. 참고로 이곳을 찾는 여성들을 위한 'IKE麵(잘생긴 남자를 가리키는 'IKEman'에 '麵'의 의미를 더해 만든 말)' 서버들도 대기 중이다.

페스티벌에서는 여성의 취향을 고려해 만든 오리지널 메뉴들을 맛볼 수 있다. (사진=최지희기자)
페스티벌장 한켠에 여성 전용석을 마련해 여성들이 편하게 라면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사진=최지희기자)<br>
페스티벌장 한켠에 여성 전용석을 마련해 여성들이 편하게 라면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사진=최지희기자)

일본에서도 젊은 여성 소비자들이 유통업계의 큰 손으로 떠오르며 업체마다 여심을 사로잡기위한 마케팅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모리모토 씨는 여성의 취향을 가장 잘 아는 자신이 직접 프로듀스해 새로운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처음 '라면'과 '여성'의 조합으로 고민하던 때만 해도 주변에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그걸로 먹고 살 수 있겠냐'라는 얘기까지 들었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이제는 미디어에까지 얼굴을 알리며 '라면과 여성'이라는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모리모토 씨. "지금도 새로운 라면 가게를 알게 되면 열일 제쳐두고 직접 찾아가 맛을 봐야 직성이 풀린다"며 변함없는 라면 사랑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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