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판문점 선언에 “완전한 비핵화 어떻게 실현해 나갈지가 문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7일 역사적 첫 만남이 전 세계로 중계된 가운데, 일본 언론들은 이날 내내 특별 편성 태세를 유지하며 두 정상의 만남부터 판문점 선언 발표까지 실시간으로 속보를 타전했다.

NHK를 비롯해 니혼TV, TV아사히 등 방송매체들은 남북 정상이 만난 순간부터 공동기자회견까지 중요한 장면들을 생중계로 보도하고, 전문가 해설을 통한 회담 의미 분석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또한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추진’을 골자로 하는 판문점 선언이 발표되자 대부분의 일본 언론들은 이를 일제히 속보로 전하며 지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TV아사히는 이날 오전부터 서울 지국을 연결해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실시간으로 상세히 전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판문점 선언이 발표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긍정적인 움직임으로 보고 환영한다”고 평가했다. “이번 회담을 실현에 이르게 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칭찬한다”고 언급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로 이번 회담 내용에 대해 직접 듣고 싶다”며 신중한 면모를 보였다.

아베 총리는 또한 “이번 회담 통해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 것을 강하게 기대한다”며 “앞으로 북한의 동향을 주시할 것”이라고 견제하기도 했다. 그는 기자들의 ‘일본 패싱’ 질문에 대해서는 “전혀 없다”고 단호히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과도 완전히 대응에 있고 일치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도 일치했다”며 논란을 일축시켰다.

NHK가 판문점 선언 발표 직후 아베총리의 회견을 보도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일정 부분 평가하면서도 비핵화와 관련한 구체적인 조치들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NHK는 “완전한 비핵화를 어떻게 실현해나갈 것인가가 문제인데 그러한 내용은 담겨있지 않다”며 “북미정상회담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나올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상징적 의미는 있었지만 그 이상은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휴전협정은 미국의 관여가 필수”라며 앞으로 있을 북미정상회담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이날 판문점 선언과 관련해 납치피해자 다구치 야에코(田口八重子)의 오빠이자 실종가족회 대표인 이즈카 시게오(飯塚繁雄) 씨는 납치 문제가 언급되지 않은 점을 두고 NHK에 “실망”이라며 “북미정상회담을 기대해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일산 긴텍스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도 일본 언론은 회담에서 납치문제가 제기되었는지를 묻는 등 자국의 대북 현안과 관련해 신경을 곤두세웠다. 

NHK가 다구치 야에코(田口八重子)의 오빠이자 실종가족회 대표인 이즈카 시게오(飯塚繁雄) 씨의 인터뷰를 보도하고 있다.

한편 일본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 만찬에 오를 ‘독도 디저트’에 회담 당일까지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교도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이날 독도 디저트와 관련해 “매우 불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24일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주일 한국대사관 공사를 만나 “극히 유감”이라며 이 디저트를 만찬에 내놓지 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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