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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를 살릴수도, 적자를 메꿀수도"···아베노믹스의 딜레마
"소비를 살릴수도, 적자를 메꿀수도"···아베노믹스의 딜레마
'2020년 기초재정수지흑자' 목표 달성 요원 
세출효율화로 목표 유지 vs. 목표 기한 연장
  • 이준 기자
  • 승인 2018.04.2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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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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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지난 2016년부터 3년 간 아베 정부가 추진해 온 재정건전화 계획의 중간평가 실시 해이자, 내년 10월로 예정된 소비세율 인상에 대한 최종판단과 기초재정수지(PB·Primary Balance) 흑자 목표 시기 등 새로운 재정 재건 목표를 수립하는 해이기도 하다. 

일본은 재정 지출을 확대하면서도 낮은 소비세로 소비를 장려하는 '아베노믹스'로 인해 매년 재정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위기 상황을 겪고 있다.

아베 정부는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 8%인 소비세율을 2019년 10월 10%로 끌어올려 2020년도에 기초재정수지 흑자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그 과정에서 2018년도 기초재정수지 적자폭을 1%로 억제할 계획이었지만, 올해 기초재정수지는 기대치에 훨씬 못미치는 2.9%의 적자를 기록했다. 2018년도 명목 GDP가 약 564조 엔이므로 기초재정수지 적자폭이 1%가 되려면 5.6조 엔이 되야 하지만, 실제는 이보다 10.8조 엔 많은 16.4조 엔에 달했다. 

적자폭이 이처럼 크게 늘어난 것은 거액의 추경예산 편성으로 세출이 늘어난 반면 소비 활성화는 기대에 못 미쳐 세입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내역별로 살펴보면 세입감소분이 4.2조 엔이었고, 소비세인상 연기와 추경예산 영향이 각각 4.1, 2.5조 엔씩이었다. 

아베 정부는 소비세 인상을 계속 미루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얼어붙은 소비심리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내년 10월에 예정대로 소비세율을 기존 8%에서 10%로 인상하더라도 재정적자 상황은 개선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 아베 정부의 '2020년 재정수지흑자' 목표를 두고 정부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달 29일 열린 경제재정자문회의에서는 재정수지 흑자 목표 달성을 위해 사회보장비나 노후 인프라 유지비 억제 등 세출삭감 노력을 통해 2020년까지 흑자목표를 달성하자는 의견과 2023년이나 2026년으로 흑자달성 목표기한을 연장하자는 의견으로 나뉘어 공방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내각부가 올해 1월 발표한 '중장기 경제 재정에 관한 시산(試算/이하 중장기시산)'의 경제재생 시나리오대로 매년 명목 3%(실질 2%)의 성장을 계속한다고 가정해도, 세출효율화를 전혀 고려하지 않으면 2027년도에 이르러서야 재정수지가 흑자로 전환된다. 게다가 명목 3%의 성장률은 1991년 버블경제 붕괴 이후 경험한 적이 없는 수치다.

소비활성화에 반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세출효율화를 주장하는 측은 이같이 세출삭감 노력없이는 재정수지적자의 늪에서는 영원히 빠져나올 수 없다는 절박함이 담겨있다.

하지만, 문제는 고령화에 비례해 늘어나는 사회보장비 등으로 인해 얼마나 세출효율화를 꾀할 수 있느냐다. 허리띠를 졸라맨 덕에 2018년도까지의 최근 3년 간, 사회보장비는 합계 1.5조 엔 증가에 그쳤지만, 노인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점을 전제로 하면 철처한 개혁과 적극적인 실행이 없이는 사회보장비 증가를 억제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 현실이다.

재정수지에 그다지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정도인 3년 간 합계 1.5조 엔으로 사회보장비를 억제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옵디보'로 대변되는 약가(藥價)개정의 효과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이상의 약가 인하는 제약회사의 강력한 반대가 예상돼 실현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인데다, 난치병 치료 등 고액의료기술의 널리 보급되면서 의료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사회보장비를 억제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반면, 매년 GDP의 1%에 달하는 규모로 재정수지 적자를 줄이는 빠듯한 세출개혁은 총수요의 부진으로 이어져 20여 년의 장기불황에서 벗어나 실로 오랜만에 기지개를 펴고 있는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며 세출삭감으로 재정수지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는 반대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아베 정부는 새로 재정수지 흑자 목표시점을 정한 뒤 오는 6월 다시 재정건전화 계획을 내놓을 계획이지만, 고령화라는 새로운 요소를 염두해 두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 재정수지 개선이냐 경기활성화냐를 두고 아베노믹스는 또다시 딜레마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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