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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진료는 온라인으로'···막오른 일본의 원격진료시대
'의사진료는 온라인으로'···막오른 일본의 원격진료시대
의료보험, 이달부터 원격진료에도 확대 적용
  • 도쿄=윤이나 기자
  • 승인 2018.04.22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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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카이세대의 초고령자 진입으로 수요 급증
스미토모상사 등 대기업도 벤처기업에 출자 

이달부터 일본의 의료보험이 원격진료에도 확대 적용되면서 본격적인 원격진료시대가 막을 열었다. 

원격진료란 스마트폰 등의 통신기술을 이용해 멀리 떨어진 곳의 환자를 의사가 진료하는 것으로, 이동이 어려운 고령자나 장애인은 물론이고, 물리적으로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산간벽지, 도서지역 뿐만 아니라 도심에서도 일이나 육아 등으로 병원을 자주 방문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제공되는 의료서비스다.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일본정부는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노인인구 증가에 대비해 낙도(외딴섬)나 인구과소지(過疎地) 등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 한정했던 원격진료를 3년 전부터 전국에 확대 실시하는 한편, 성장전략의 일환으로 원격진료를 널리 허용하기로 방침을 전환하고, 2018년 진료수가 개정에서 원격진료료를 신설, 의료기관의 원격진료를 지원키로 했다.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 지난 2월 현재 일본 전국 약 1600곳의 의료기관이 원격진료를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돼 4년 전 조사 약 560여 개에서 3배 넘게 늘어났다. 

원격진료 도입 확산에 따라 후생성은 원격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 및 방법, 주의점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도 마련했다.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원격진료는 의사와 환자가 직접 만나는 대면진찰과 달리 상세한 검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첫 진찰은 원칙적으로 대면진료를 조건으로 한다. 

또 원격진료가 시작된 후에도 정기적으로 대면진찰을 실시해야 한다. 대면진찰의 빈도수는 의사와 환자가 상의해 정한다. 원격진료의 대상이 되는 환자는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 외에 암 등의 난치병, 그리고 아토피 피부염 등 증상이 안정된 사람에 한정한다. 이에 더해 증상이 급변할 경우에 대비해 곧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미리 치료 계획을 마련해 둬야 한다. 

현재 일본이 1년 동안 쓰는 의료비 총액인 국민의료비는 40조엔을 넘고 있으며. 일본의 제1차 베이비붐세대를 일컫는 단카이세대(団塊世代/1947~1949년 생)가 모두 75세를 넘어서는 2025년에는 60조엔으로 커질 전망이다. 원격진료는 정기적으로 의사의 진료를 받아 처방을 받아야 하는 환자의 편리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진료효율성이 높아 의료비를 억제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시장의 성장가능성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일본의 기업들도 의료기관 지원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종합상사인 스미토모상사(住友商事)는 지난 3월 말 원격진료시스템 관련 벤처기업인 인테그리티헬스케어에 5억 엔을 출자했다. 투자된 금액은 인테그리티헬스케어 시스템의 기능확대에 쓰여질 예정이다. 스미토모는 또 원격진료의 보험적용을 계기로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헬스케어 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매우 적극적이다. 

통원이 어려운 환자는 인구 고령화와 과소화(過疎化)가 진행되기 쉬운 지방에 많아질 것으로 보여 지방에 기반을 둔 기업들의 관심도 꽤 높은 편이다. 고령화율 30%를 넘는 니가타현에서는 2017년말 호쿠에츠은행과 원격진료서비스업체인 메도레가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그에 비해 한국의 원격진료는 십수년째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다. 2000년 원격진료 시범사업이 시작된 이후, 원격진료를 위한 의료법 개정안이 두차례나 발의 됐었으나 의료계의 반발 등으로 제대로 논의조차 진행되지 못한채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우리나라에서는 원격진료허용이 의료의 질을 하락시키고 소수 대형병원 및 대기업에만 수혜가 돌아가는 의료민영화의 출발점이라는 인식이 강해 원격진료, 조제약 택배 배송 등이 원천봉쇄되어 있다. 이는 산업, 복지, 정치, 이해관계자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현실을 반영하지만, 원격진료 허용 등 의료제도 개선은 초고령화 사회를 맞이하는 우리에게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7% 이상인 고령화사회에 진입했으며, 2018년인 올해부터는 65세 이상 인구가 14% 이상인 고령사회로 진입해 전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이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고령화로 인한 의료서비스의 양적, 질적 수요 증가는 한정된 의료자원을 효과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의료공급체계의 개혁없이는 감당할 수 없게 될 것이 분명하다. 나아가 디지털기술과 의학의 융합은 미래의 성장동력이라는 점에서 원격진료는 주목할 만한 요소가 다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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