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 ‘하수도관 투어’···외국인 관광객 유치 목적도

일본 도쿄에서 조만간 AR(증강현실)를 이용한 ‘하수도관 투어’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도쿄 수도국은 AR등 신기술을 활용한 견학 시설 정비와 함께 하수도관 투어 상품을 선보인다. 도쿄 도민들에게 하수도 사업에 대한 이해를 촉진시키고 적절한 사용법을 배우는 기회로 만들겠다는 기획 의도의 이면에는, 하수도를 관광 자원화하여 국내 및 국외 방일 관광객을 불러들이고자 하는 야무진 발상도 담겨있다.

도쿄도가 지난 2017년 도민 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하수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23%에 불과했다. 이에 하수도국은 하수도관 투어를 통해 도민의 하수도 사업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면서 관광객도 불러 모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꾀할 전망이다. 도쿄도의 자료에 따르면 하수도 시설 대부분이 지하에 묻혀있어 보기 힘들다는 점을 역이용하여 ‘하수도의 역할과 매력’을 전면에 내세워 적극 어필하는 것을 정책 방향으로 삼았다. 

도쿄도 고토구에 위치한 하수도 시설인 ‘고토간선(江東幹線) ’공사 현장을 견학 중인 사람들 <출처: 도쿄도 하수도국 ‘하수도 어드벤쳐’ 홈페이지>
아리아케(有明) 물재생센터를 견학 중인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 향후 어린이 대상 견학 코스를 신설할 방침이다. <출처: 도쿄도 하수도국 ‘하수도 어드벤쳐’ 홈페이지>

 

도쿄도 하수도국은 최근 이러한 아이디어가 담긴 향후 3개년 계획을 완성했다. 오수처리시설인 ‘아리아케(有明) 물재생센터’에 2020년까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견학 코스를 설치하는 한편, ‘시바우라(芝浦)물 재생센터’에는 AR을 활용한 지하 처리 시설 견학 체험장을 마련해 젊은층의 관심을 유도할 생각이다. 이른바 ‘하수도의 매력’을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전달하여 하수도에 대한 이미지를 상승시키는데서 나아가, 아예 ‘관광자원화’ 해보자는 것이다.  

시바우라(芝浦) 물재생센터. 앞으로 AR 기술을 활용한 견학 체험장을 마련해 관광객을 불러들일 예정이다. <출처: 도쿄도 하수도국 홈페이지>

하수도 시설 견학 코스는 2018년 내에 완성하여 여행 회사에 ‘인프라 투어리즘’으로 상품화하도록 위탁할 예정이다. 견학 시설 안내판 등에는 일본어 뿐 아니라 영어, 중국어, 한국어를 병행 표기하여 외국인 관광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킨다. 수차례 일본을 방문하는 ‘리피터’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기존 관광에 식상함을 느끼는 관광객들에게 거대한 하수도관과 최신 기술을 활용한 물처리시설을 새로운 관광 자원으로 제안할 생각이다.  

한편 일본의 하수도 시설은 국제적인 기준으로 볼 때 기술면에서도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일본의 하수도는 저에너지, 높은 품질, 내구성 등에서 뛰어나 세계적으로 증가중인 물인프라 수요에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고속철도 등 인프라 수출이 정부 주도로 활발히 진행되는 가운데, 그간 하수도와 관련해서는 일본 기업의 수주가 제한적인 상황이었다. 정부는 하수도 기술의 해외 전개를 목표로 하는 ‘WOW TO JAPAN 프로젝트’를 본격화하여, 관광 산업 뿐 아니라 인프라 기술 수출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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